▲새에덴교회에서 합동 개혁주의 예배 회복을 위한 중부지역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예장합동 총회(총회장 안명환 목사) 주최 ‘개혁주의 예배 회복을 위한 권역별 세미나 및 제51회 전국목사장로기도회 지역 준비 기도회’가 11일 오전 중부지역 용인 새에덴교회(담임 소강석 목사)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목회자와 성도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권재호 목사(총회 부서기) 사회로 드린 1부 예배에서 안명환 총회장은 시편 18편 1절을 본문으로 설교했다. 안 총회장은 매우 강한 어조로 “예배는 예배다워야지, 이물질이 들어가선 안 된다”며 “하나님께만 드리는 예배를 드려야 하고, 예수 그리스도가 빠진 설교는 죽은 설교임을 기억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하나님은 다른 것이 아니라 예배를 받으시는 분”이라며 “우리가 드리는 예배가 온전히 주님께만 영광을 돌리는 것이 되길 바라고, 세미나를 통해 전국 교회마다 개혁주의 예배가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예배에서는 문세춘 목사(가경제일교회)가 기도, 황규철 목사(총회 총무)와 연용희 목사(온양삼일교회)가 축사,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환영 및 인사, 김영남 목사(총회 서기)가 광고, 안명환 총회장이 축도를 각각 맡았다. ‘전국목사장로기도회를 위해(김재호 동산교회 목사)’, ‘총회를 위해(정진모 한산제일교회 목사)’ 특별기도도 진행됐다. 황규철 목사는 “물질주의 사상이 팽배한 시대에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가 회복되게 하라는 절체절명의 명령으로 이번 개혁주의 예배회복 세미나를 열게 됐다”며 “하나님께서 이끄시고 부흥케 하시는 교단이 되기만을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진 2부 세미나에서는 이규왕 목사(수원제일교회)가 ‘개혁주의 예배 회복’을 제목으로 강연을 전했다. 이 목사는 “하나님께서 인간을 구원하시는 궁극적 목적은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자가 되게 하기 위함이지만, 오늘날 성경과 무관한 목적과 방법을 따라 예배를 드리는 등 ‘예배의 위기’가 거론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규왕 목사는 “성경은 참된 예배를 드리지 않을 때마다 하나님께서 슬퍼하셨고 진노하셨고 심판하셨다고 증거한다”며 “오늘날 한국교회에 절실하게 필요한 것도 바로 예배의 회복과 갱신이고, 예배가 회복돼야 소망이 있으며 이는 곧 교회 본질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21세기라는 급격한 시대 변화를 맞아 예배도 시대 조류를 따라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장이 늘고 있다. 반대로 현대 교회의 예배가 너무 경박하다며 경건한 예식을 강조하고, 심지어 로마가톨릭처럼 장엄한 의식을 도입하자고 하거나, 예배의 경직성을 걱정하면서 강력한 성령운동과 영적 체험 중심의 예배, 젊은이들을 붙잡기 위한 연극·영상과 감성적 예배 등의 주장도 나온다.

이 목사는 “과연 그러한 대안들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예배이거나 교회 개혁을 위해 이 시대에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하고 옳은 방식일까? 개혁주의 교회들도 이러한 대안들을 무분별하게 수용해도 문제가 없을까? 무엇이 가장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예배의 원리이고 방향일까?” 등을 질문하면서 개혁주의 원리를 따라 성경적인 답안을 찾아 나섰다.

개혁주의 예배 원리: 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 교회 중심

▲이규왕 목사가 강연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개혁주의 예배 원리는 첫째, 하나님 중심의 예배다. 이 목사는 “참 예배는 하나님께 집중해야 하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며 “‘오직 하나님의 영광(Soli Deo Gloria)’을 위해 예배의 초점을 맞출 때 신령하고 참된 예배가 되는 것으로, 예배의 진위를 결정하는 것은 어떤 제도나 사람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 한 분”이라고 강조했다. 둘째로 성경 중심의 예배다. 참된 예배는 하나님 말씀에 대한 응답을 기초로 하며, 성경을 통해 하나님 음성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셋째는 교회 중심의 예배로, 구약에서는 하나님의 임재 장소가 구별돼 있었고 신약에서도 주님과 제자들은 성전과 회당에서 예배했다.

이 밖에 성경적인 예배의 기본 형식으로는 성경 봉독과 복음의 선포(설교), 기도와 찬양, 축도와 세례 및 성찬(성례) 등을, 개혁주의 예배 회복의 방향으로는 △성경적으로 바른 예배를 위한 교육 실시 △말씀과 성령 임재의 균형이 잡힌 예배 △기쁨의 회복 △교회의 특성을 고려하는 예배 갱신 등을 제시했다.

이규왕 목사는 “예배는 교회 생활의 중심이고, 신앙고백의 문제요 각 교회와 교단의 통일성에 관계되는 공적인 일이므로 예배를 돕는 데 있어 형식은 필수적”이라며 “예배 형식은 결코 목회자 한 사람이나 지역교회의 기호에 따라 마음대로 바꿀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개혁주의자들은 성경을 신학과 신앙의 최종 원칙으로 삼고 있으므로, 예배 형식 역시 성경이 명시한 원칙에 근거해야 한다”며 “우리 장로교가 지키는 예배신학의 전통은 말씀과 성찬성례전을 중심으로 한 초대교회의 맥을 잇고 이러한 역사적 맥락을 강조했던 칼빈과 낙스 같은 개혁자들의 신학 사상이 장로교의 모체인 스코틀랜드 교회에서 구체화되어 전 세계 장로교회는 동일한 예배 신학과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 우리 장로교 예배는 단순히 뜨거운 열심만으로 말씀을 외치고 힘차게 찬송을 부르고 울부짖는 기도를 드리는 것만으로 그 전통을 이어갈 수는 없다”며 “적어도 뜨거운 구원의 체험이 표현되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릴 수 있는 신앙의 표현이 담긴 예배의 구성과 그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미나 이후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