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원로인 방지일 목사(앞줄 가운데)를 비롯해 ‘회초리 기도대성회’ 기자회견 주요 참석자들이 결의를 다지고 있다. ⓒ송경호 기자

교계 원로들과 지도자들이 “나부터 회개”를 외치며 스스로에게 회초리를 든다.

한국기독교원로목사회(대표회장 최복규 목사, 이하 원로목사회)와 한국범죄예방국민운동본부(총재 강지원 변호사, 대표회장 강영선 목사, 이하 범죄예방본부)가 오는 7월 7일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범교단적으로 ‘나부터 회개’ 운동을 시작하기 위해 ‘한국교회 갱신을 위한 회초리 기도대성회’를 개최하는 것.

한국교회가 지도자들의 도덕성 하락, 연합기관의 사분오열 등으로 신뢰도가 추락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원로목회자들을 중심으로 교회 갱신을 촉구하는 것이다. 이번 기도회는 순교의 피로 세운 한국교회에 절체절명의 순교자적 각오가 필요하다는 절박감에서, 그동안 기독교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원로 지도자들이 발벗고 나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방지일 목사는 스스로 회초리를 들어 허물을 회개하는 모습의 포스터 모델로 나서며, 한국교회에 회개 운동을 촉구했다. 

특히 이번 기도회는 한국교회의 산 증인이자 최고령 원로인 방지일 목사(영등포교회 원로, 104세)가 준비 과정에서부터 적극 나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방 목사는 평양대부흥의 중심지인 장대현교회에서 전도사로 시무하고, 1957년 공산당에 의해 본국으로 추방되기까지 중국 선교사로 21년간 헌신했으며, 100년에 가까운 세월을 기독교 역사와 함께했다. 그는 사안의 절박성에 공감해 삼각산에서 마련한 회초리로 스스로를 때리는 모습으로 ‘나부터 회개’ 포스터 모델로 나서는 등, 목회자들에게 이 운동 동참을 강력히 호소하고 있다.

이 성회를 위한 기자회견은 10일 오전 11시, 민족복음화운동의 본거지인 서울 삼각산에서 개최됐다. 주최측은 “삼각산은 민족복음화에 대한 열기가 밤낮을 가리지 않았고, 기도의 용사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나라와 민족과 교회와 가정을 위해 통회하는 눈물의 메아리가 뒤흔들었던 곳”이라며 “한국교회 회복은 목회자들의 자성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취지에서 이곳에서 기자회견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열린 예배에서는 이상모 목사(원로목사회 명예회장)가 사회, 강만원 목사(원로목사회 직전회장)가 대표기도, 이상형 사관(범죄예방본부 실무회장)이 성경봉독, 강영선 목사(범죄예방본부 대표회장)가 설교, 박재목 목사(회초리대성회 공동준비위원장)가 회개의 기도문 낭독, 서상기(원로목사회 수석공동회장)·김성진(원로목사회 증경회장)·한은수(범죄예방본부 교육위원회장) 목사가 특별기도, 최복규(원로목사회 대표회장)·임원순(범죄예방본부 이사장) 목사와 강지원 변호사(범죄예방본부 총재)가 인사말, 김민섭 목사(범죄예방본부 자문위원)가 광고, 방지일 목사(원로목사회 고문)가 축도했다.

교회 분열, 타인 정죄, 금권과 물욕, 율법주의 등 회개

▲성회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참석자들. (앞줄 왼쪽부터 순서대로) 강지원 한국범죄예방국민운동본부 총재, 임원순 범죄예방운동본부 이사장, 방지일 원로목사, 최복규 한국기독교원로목사회 대표회장. ⓒ송경호 기자

‘느헤미야 선지자의 구국기도’(느 1:6~7)라는 주제로 설교한 강영선 목사는 “지금 우리나라는 범죄와 타락, 동성애, 북핵 등의 문제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기독교계부터 회개운동을 시작해야 한다”며 “이스라엘의 범국민적 부흥의 시발점이 느헤미야를 통해 이뤄졌던 것처럼, 한국교회도 훌륭한 원로들이 모여 이처럼 기도할 때 새로운 변화가 반드시 일어날 줄 믿는다”고 했다.

최복규 목사는 “이 운동은 저를 회개시키기 위해서 시작된 것 같다. 하나님께서 일찍이 제게 많은 은혜를 주셨는데, 지금껏 주변에서 자꾸 시키니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이런저런 장 자리를 해온 것, 목자로서 앞서지 않고 가끔은 양들을 앞세우고 그들에게 책임을 전가한 것 등을 회개한다”며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대각성운동을 시작으로 대부흥이 일어난 것처럼, 한국교회가 진정한 회개운동을 통해 초창기에 보여줬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임원순 목사는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이 귀한 모임에 앞장서신 여러 목사님들과 임원들께 감사드린다”며 “아버지께서 오늘날 이 일을 역사로 기록하시고 복 주실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모두 기도해서 오늘 이 모임이 아버지께 영광 되도록 하자”고 했다.

한국사회 범죄예방운동을 펼치는 가운데 최우선순위로 교회의 회복을 꼽고 이번 기도회를 추진하게 된 강지원 변호사는 “한국교회가 더 이상 분열하는 것은 자해와 다름없다”며 “이 어두운 터널을 빨리 빠져나와 사회에 소망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이 운동을 시작으로 사회 전반적으로 ‘나부터 회개, 용서, 사랑운동’이 확산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방지일 목사(가운데)가 축도하고 있다. 그 오른쪽에는 한국기독교원로목사회 대표회장 최복규 목사가 마이크를 들고 있다. ⓒ송경호 기자

기자회견에서는 배영주 목사(범죄예방본부 사무총장)가 사회, 김영백 목사(원로목사회 증경회장)가 취지문 낭독, 김진옥 목사(회초리대성회 공동준비위원장)가 경과보고하고 이후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김진옥 목사(회초리대성회 공동준비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오찬에서는 원로목사회와 범죄예방본부가 MOU를 체결하고, 이정춘 목사(범죄예방본부 대외협력위원장)가 오찬기도했다.

이들은 취지문에서 한국교회의 총체적 위기를 통렬히 지적한 뒤, “우리의 회개기도는 하나님의 권능의 손을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회초리 기도대성회’의 기도는 하나님의 마음을 감동시켜 한국교회를 위기에서 구원하시게 할 줄을 분명히 믿는다”며 “이 성회의 참 뜻과 목적은 공의로우신 하나님 앞에 엎드려 회초리로 자기를 때려 회개하며 ‘나부터 먼저’ 변화되자는 기도운동이다. 동참하여 한국교회와 조국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원하자”고 독려했다.

회개기도문에는 교회를 분열시킨 것, 복음의 맛을 잃은 소금이 된 것, 형제의 잘못을 퍼트리고 내가 잘난 것을 과시한 것, 돈을 하나님보다 더 사랑한 것, 종이 아닌 첫째가 되고자 한 것, 율법주의자가 된 것, 주님 앞에 마음을 찢지 못한 것, 교계의 장이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것, 버린 죄를 다시 지어 주님을 다시 십자가에 못박은 것, 세상 영광에 취해 산 것, 이웃 사랑을 외면한 것, 복음의 원수가 된 것, 능력 없이 전도한 것,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이 빠진 설교와 행동을 한 것 등을 회개하는 내용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