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한·중 기독교교류회(대표회장 박종순 목사, 이하 한·중 교류회) 준비위원 세미나가 7일 오전 서울 경인로 쉐라톤서울 디큐브시티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는 30여명의 목회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6월 14-19일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새롭게 열릴 ‘제5차 한·중 기독교교류회’를 준비하기 위해 마련됐다. 세미나에서는 한정국 선교사(KWMA 사무총장)가 ‘한·중 기독교교류회의 역사’, 박봉수 목사(상도중앙교회)가 ‘한·중 기독교교류회의 방향’,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가 ‘중국 선교 상황에 대한 이해’를 각각 강연했다.

앞서 김유수 목사(월광교회)의 인도로 시작된 예배에서 박종순 목사는 ‘전심전력하라(딤전 4:11-16)’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박종순 목사는 “본문을 보면, 바울은 생명을 걸고 삶을 올인하는 것이 전도 철학이었던 것 같다”며 “개인의 삶도 최선을 다해야 성공하고, 목회도 꾀를 부리거나 이벤트 중심보다는 느리더라도 우직하게 전심전력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선교도 마찬가지로 수단이 아니라 본질이고, 이벤트가 아니다”며 “선교를 왜 하는지, 이에 대한 기대치가 무엇인지 명명백백한 명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을 어떻게 선교국가로 만들고 소통할 수 있을지 연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며 “한국교회가 혼자는 강하고 잘 하지만 함께하는 일에 약한데, 중국과의 관계는 연합하여 함께하면서 공동 전략도 수립하고 공통분모를 찾아 함께 기도하고 생각하고 나누는 선교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국교회 경험 함께 나눌 뿐 아니라, 배우는 자세로”

▲한정국 사무총장이 강연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한정국 사무총장은 한·중 교류회의 역사를 간략하게 살폈다. 한 사무총장은 “한·중 교류회는 한국교회가 세계선교를 전개함에 있어 역사적으로 깊은 관계가 있는 중국교회와의 동역을 통해 1990년대 초반부터 중국 종교국과 양회 지도자를 만나 친분을 쌓아왔던 박종순 목사의 헌신과 섬김으로 2003년부터 KWMA가 주도하고 한기총과 NCCK가 협력한, 명실공히 한국교회와 선교계가 연합한 교류회”라며 “이후 2006년까지 4차를 진행하면서 중국과 한국을 오가면서 양국간 기독교 교회 및 신학·이단·선교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나누는 중요한 기회가 됐다”고 평가했다.

4년간 매년 한국과 중국에서 번갈아 열린 한·중 교류회를 요약하면서, 중국이 중시하고 관심을 갖는 분야에 대해 “원칙과 이단, 그리고 신학교육”이라고 분석했다. 한 사무총장은 “4차까지의 교류회를 살펴보면, 이러한 이야기들이 매년 주제로 등장함을 알 수 있다”며 “이러한 가운데 중국에서 열린 3차 교류회에서 김의환·김명혁 박사가 현대신학의 동향과 교회성장 분야에서 ‘성경적 선교’에 대해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한 사무총장은 “선교계는 사실 중국 선교에 있어 지하교회 위주로 사역했기 때문에 사실 박 목사님의 이러한 시도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적도 있었지만, 지나고 보니 삼자교회와 종교국 간의 정식 교류는 양국간 교회의 이해 뿐 아니라 유익한 정보들이 흐를 수 있는 통로가 됐다”며 “지하교회만 하나님의 교회가 아니기 때문에 삼자교회도 계속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계속 교제할 것이고, 비공식적 교제 등을 통해 삼자교회 인사들도 직접 와서 한국교회를 목격하고 교제한다면 중국교회 발전에 공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지하교회에는 신학교가 없기 때문에 중국 신학계와 직접 접촉할 수 없었는데, 한·중 교류회를 통해 관계가 형성되는 등 정부와 관련된 수많은 기독교 기관들을 접촉할 수 있는 물꼬가 터졌다”며 “좀더 연구하고 그들의 필요를 잘 파악해서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 한국교회의 경험을 함께 나눌 뿐 아니라, 배우는 자세로 중국교회를 대하면서 그들을 이해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국교회, 중국 기독교에 걸림돌 노릇 해온 것도 사실”

▲박봉수 목사가 강연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박봉수 목사는 17년간의 중국 교류 경험으로 현지에 흐르는 기독교에 대한 인식 등을 소개했다. 박 목사는 “우리는 중국 삼자교회를 북한의 봉수교회 정도로 생각하는데, 이는 오해”라며 “삼자교회 관계자들과 대화를 해 보면 문화혁명 때 순교자들이나 핍박받은 이들이 많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1990년대 들어 한·중 교류의 길이 본격화되면서 한국 기독교는 중국을 새로운 ‘선교지’로 파악하고 앞다퉈 선교에 힘을 쏟았는데, 중국 기독교와 대화·협력보다는 일방적인 선교에 힘을 쏟아왔다”며 “이는 일정 부분 중국 기독교가 성장·발전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많은 부분 걸림돌 노릇을 해온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특히 동북3성 조선족 교회들을 중심으로 탈북민을 도우면서 한국적 신앙의 전파에 힘을 쏟고 가정교회를 육성했지만,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소수민족 정책과 종교 정책에 위배된다고 판단하게 만들었고 중국 기독교 입장에서도 오히려 기독교 발전 전략에 장애물이 되는 ‘한국 기독교의 침투’로 여기고 있다는 것.

이후에는 중국인들과 중국 기독교의 특색에 대해 언급했다. 먼저 중국 기독교는 이미 7세기 ‘경교’에서부터 시작됐다는 자부심이 있어, 한국에서 선교를 하러 온다고 하면 의아해한다. 그리고 아편전쟁 이후 외세에 강제 개방됐는데, 이때 선교사들이 함께 들어오면서 반외세 운동과 함께 반기독교 운동이 일어나는 등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한국과는 반대의 경우다. 그러면서 중국 기독교는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외세로부터 차단하는 ‘삼자운동’을 펼쳤고, ‘외세 종교’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토착화(본색화)에 대한 열망을 갖고 있다. 또 ‘중화사상’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강하다.

중국 기독교의 발전을 돕기 위한 사역 방향으로는 △중국 기독교 지도자 양성 △중국 신학의 발전 △목회 발전 경험 나눔 △중국 교회의 대사회적 활동 지원 등을 제시했다. 특히 사회봉사에 대해서는 “중국에서는 그간 기독교가 직접 사회봉사를 수행한다든지 어떤 형태로든 일반인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할 수 없었다”며 “선교사들이 다른 나라에서처럼 다양한 디아코니아와 교육이나 의료사역을 통해 선교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는데, 최근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고 전했다.

중국 사회 내에 빈부격차가 심각한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고, 빈곤층의 사회적 불만도 커져가고, 장애인이나 사회 내 그늘진 곳의 갖가지 문제가 나타나면서 정부의 힘만으로는 이를 다 해결할 수 없음을 인식하게 됐다는 것. 박 목사는 “당국은 종교가 부분적으로나마 이 일에 협력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특히 중국 종교사무국은 한국 기독교가 대사회 봉사에 큰 기여를 하고 있음을 알고 중국 기독교도 이와 유사한 기여를 해 주기를 내심 기대하면서 한·중 기독교 교류를 통해 이런 점을 배워 실천해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교회, 중국 신학교육 부재 해결에 공헌하자”

▲이영훈 목사가 강연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최초로 종교비자를 취득해 중국을 방문하기도 했던 이영훈 목사는 경험을 토대로 현 중국의 상황을 전했다. 이 목사는 “중국 기독교 관계자들을 만나보면, 신학교육 부재에 대해 많이 느끼고 어떻든 한국교회와 협력해서 신학교들을 발전시켜야겠다고 이야기한다”며 △목회자들의 신학적 소양 제고 △성령 운동과 말씀 운동의 균형 필요 △목회자들의 리더십 및 교회의 치리 문제, 그리고 윤리 의식 함양 등을 중점 과제로 꼽았다.

신학교육과 관련, 중국은 ‘해방신학’·‘자유주의 신학’을 가장 경계한다는 견해도 전했다. 그는 “신학도 우리나라처럼 자유로운 건 아니고, 해방신학과 리버럴 같은 경우는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며 “중국에 가 보면 진보주의적인 책은 하나도 없지만, 무디나 릭 워렌처럼 복음주의자들의 책들은 많이 있다”고 했다.

이 목사는 “중국 정부에서는 모두 컨트롤할 수 있는 종교를 원하기 때문에, 공식 교류가 활성화될수록 비공식 루트로 접근 중인 선교사들에 대한 추방과 갈등도 계속될 것”이라며 “중국의 자세는 ‘종교의 자유를 허락할 테니, 허락을 받고 공개적으로 하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에 따라 이제 중국 기독교는 삼자교회를 통해 정식으로 협력한다면 얼마든지 교류가 가능한데, 여기에는 현재 사역 중인 지하교회와 선교사들의 관계가 고민으로 남아 있다”며 “예를 들어 상하이에 공식적으로 선교사를 파송해 자리잡는 순간 모든 비공식 선교사들은 추방되기 때문에, 선교사 비자를 덜컥 받을 수도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 발생된 이단이 한국으로 침투하고 있을 정도(전능하신하나님교회)로 중국은 이단 문제도 심각하다”고도 했다. 이 목사는 “한·중 교회가 협력한다면 세계 교회 선교와 부흥, 에큐메니칼 운동에 큰 공헌을 하지 않을까 한다”고 강조했다.

한중 기독교교류회란

▲박종순 대표회장이 설교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날 준비위원 세미나를 가진 한·중 기독교교류회는 한국과 중국의 교회 지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상호 국가 및 교회 상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나누는 모임으로, 지난 2003년부터 네 차례 세미나를 통해 세계 복음화의 동역자로서 미래지향적 관계를 정립해 왔다.

이들은 한·중 기독교 지도자들이 양국 기독교의 ‘동반 성장’을 논의할 창구로 ‘한·중 기독교교류회’ 설립을 합의하고, 중국에서는 종교사무국 지도하에 양회인 기독교협회와 기독교 삼자애국운동위원회를 비롯한 21개 주요 신학교 등 중국 기독교계를 총망라하는 기관들이 교류회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교류회 한국측 조직은 대표회장에 박종순 목사, 고문에 김삼환 목사(명성교회·통합)와 이동원 목사(지구촌교회·기침)와 정필도 목사(수영로교회 원로·합동), 상임대표에 류영모 목사(한소망교회·통합)와 이영훈 목사(기하성), 대표집행위원장에 박봉수 목사(상도중앙교회·통합), 자문위원에 주요 교단장과 연합단체장, 신학교(기독교대학) 총장과 NGO 단체장, 언론·선교단체장 등이 위촉됐다. 이 외에도 공동회장, 공동집행위원장, 신학·목회·기독교사회봉사·홍보출판·교류협력·의료봉사·기독교CEO·재정 분과별 조직이 갖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