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영 박사(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강선영우울증치료연구소 대표).

4월, 곳곳에 꽃이 만개하고 있습니다. 꽃피는 봄입니다. 햇살은 눈부시게 화창하고 예년보다 기온이 높아진 계절 탓에 여의도에는 벚꽃이며 개나리가 지천으로 피기 시작했습니다. 작년에 일터를 여의도로 옮긴 이후에 처음 맞이하는 봄입니다. 일상을 내려놓고 한강변으로 이어진 길고 긴 꽃길에 들어서니 마음 가득 행복감이 밀려듭니다. 

예로부터 화전놀이라고 불렸던 춘삼월의 꽃놀이는, 지치고 피곤한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겨우내 움츠리고 있던 몸을 펴고 봄기운이 주는 활력을 느끼며 꽃향기를 마시며 꽃길을 걸어보면 어떨까요? 혼자 걸어도 좋지만 누군가 마음 통하는 이와 꽃나무 아래를 하염없이 걷다 보면 마음에 가득한 통증도 날려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또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꽃길이 만리길로 펼쳐져 있다 해도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분들도 있다는 것을 생각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해마다 봄이면 펼쳐진 꽃과 바람, 그 자연의 치유능력도 비껴갈 만큼 아프고 아픈 분들을 위해 조언하고 싶습니다. 

지금 방바닥에 붙어 조금도 움직이고 싶지 않을 만큼 고통스럽더라도 남아 있는 모든 힘을 다해 천천히 일어나 대문 밖으로 나서보시길 권유합니다. 그리고 꽃길 아래 서서 조금씩 심호흡을 하며 꽃향기를 들이마셔 보세요. 햇빛 화창한 날이면 더욱 좋겠습니다. 꽃향기 속에 들어있는 사랑의 힘이 당신을 어루만지고, 안아주며, 힐링이 일어나게 할 것입니다. 조금만 힘을 내고 용기를 내면 됩니다. 부디 힘을 내 보시기 바랍니다. 

오랜만에 일손을 내려놓고 벚꽃나무가 줄지어 늘어선 여의도 거리가 내다보이는 카페에 앉아 커피 한 잔을 앞에 놓고 창밖을 내다봅니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꽃길을 지나는 행복한 얼굴들을 감상하고 있습니다. 친구끼리, 가족끼리, 연인끼리, 행복한 얼굴로 연분홍의 꽃길 아래를 지나는 무수한 사람들, 그들은 지금 깊은 힐링과 충전의 시간을 경험하는 중일 것입니다.

오, 어쩌면 저리도 아름다울까, 섬세한 작은 꽃 이파리들이 서로 얽혀 수백 수천 개의 꽃덩어리가 되어 삭막한 도심을 밝히고 있습니다. 꽃길 아래에는 음악이 흐르고 사랑이 흐르고 미래의 꿈도 흐르고 있습니다. 하늘이 어두워질수록 인파는 더욱 몰려들고 꽃길 낭만을 즐기려는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물결을 이루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이 계절에만 있는 아름다운 힐링을 위해 본능적으로 꽃길 아래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꽃길 아래 서면, 살고 싶어집니다. 행복해지고 싶어집니다. 누군가에게 사랑을 듬뿍주고 또 사랑을 받고 싶어집니다. 살아있는 것을 감사하게 됩니다. 죽은 것처럼 겨우내 움츠렸던 검은 나무 둥치에서 렇게 고운 꽃이 피는 것을 보면 우리 생애에도 기적은 꽃처럼 피어날 것을 믿게 됩니다. 죽은 것처럼 보일 때가 있었지만 결코 죽지 않았고 살아있었던 것처럼. 

저도 여러분도 반드시 행복해질 것입니다. 기쁨이 꽃잎처럼 영혼을 물들이거나 나부끼며 날마다 감사하게 될 때가 올 것입니다. 지금이 인생에서 가장 깊은 ‘사망의 깊은 골짜기’일지라도 우리에게는 언제나 희망이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꽃잎이 다 지기 전에 꽃길 아래를 천천히 걸으며 내면 깊숙이 올라오는 기쁨과 행복감을 느껴 보시길 바랍니다. 고난과 고통 속에서도 우리는 기뻐할 수 있습니다. 결코 죽지 않는 사랑의 힘이 우리 영혼을 흔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 꽃길 아래 수많은 사람들의 심장이 기쁨으로 뛰고 있는 것을 봅니다. 사랑의 본질이신 하나님이 우리 영혼에 불어넣고 있는 꽃향기를 꽃길 아래에서 다시 한 번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당신은 지금, 사랑받고 있습니다! 결코 멈추지 않는 크나 큰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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