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석자들의 모습. 첫 줄 가운데가 임희숙 양성평등위원장, 오른쪽이 배태진 총무. ⓒ신태진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양성평등위원회와 여성연대가 3월 31일 오후 2~6시 강남구 역삼동 동부교회에서 ‘함께 배우면서 열어가는 길’이라는 주제로 ‘2014 양성평등 정책협의회’를 개최했다. 기장은 진보적 교단임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의 현실이 만만치 않았다. 

▲송경민 장로. ⓒ신태진 기자

기장 여장로회 회장인 송경민 장로는 ‘여성 장로의 현실과 제언’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송 장로는 “현실적으로 교회 내외에서 장로의 직분에 합당한 신앙 훈련이 된 여성도를 양성해 내지 못하고 있다. 봉사 영역에만 중점을 뒀기에 지도력이 부족하다. 선배 장로들이 여장로 피택에 부정적이고 소극적인 면이 걸림돌로 작용해 온 것도 사실이다. 또 교회의 현실은 부부 장로를 기피하고 있으며,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있듯이 서로 존중하고 세우지 못하는 여성들의 관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여장로 배출을 위한 연대과제로 ▲여장로 세우는 일에 연대할 것 ▲목회자와 당회원들은 여장로를 세우도록 적극 요청할 것 ▲교회 내 양성평등 교육을 저변화하고 여신도회원들 중에서 여장로로 세울 수 있는 지도력을 키우도록 서로 도울 것 ▲여장로의 롤모델이 됐던 선배들의 삶을 소개함으로 모든 여신도들이 존경과 동경의 마음을 갖게 할 것 등을 제시했다.

▲이혜진 목사. ⓒ신태진 기자

기장 여교역자협의회 총무인 이혜진 목사는 ‘여성 목회의 현실과 전망’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먼저 “2012년 통계에 따르면 기장 교단 목사는 총 2,723이며, 그 중 여성 목사는 291명(10.6%)이다. 현직에서 목회하는 시무목사 2,023명 중 여성은 169명(8.3%)이다. 여성목사 291명 중 108명(37.1%)이 무임목사”라며 “여성은 목사가 되기도 힘들지만, 교회의 전임목회자가 되는 길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기장 교단의) 여성목사 후보생 비율은 40%에 달하지만, 목사안수 비율은 10.6%, 단독목회하는 여성목사는 5.34%로 줄어든다”며 “신대원을 졸업하고 목사안수를 받으려면 인턴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여성들에게는 그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는다. 또 여성을 목사로 청빙하는 교회가 많지 않다. 따라서 진로가 막혀 목회를 포기하고 진로를 바꾸거나 또는 결혼하여 사모로 남기도 한다”고 전했다.

또 “여성목회자가 인턴과 전도사, 목사로 청빙을 받아도 교회에서 맡고 있는 영역은 대부분 유치부와 어린이부, 새 교우 관리, 심방이나 봉사부 담당 등 한정적인 일과 보조적인 역할로 고정되어 있다”며 “교회 중직자인 장로들은 여성 담임목사에 대해 찬성 46.1%, 반대 53.9%로 부정적 의식을 보였다. 여성을 교회 전체를 책임지는 담임목사로 청빙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반면 여성 부목사의 청빙의 경우 찬성률이 90.6%로, 교회에서 여성은 담임이 되기보다는 부교역자, 즉 보조자로 머무르는 것을 더 선호하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 목사는 “생명을 잉태하고 낳고 기르는 여성목회자들에 대한 충분한 관심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며 “여성교역자가 출산과 육아로 목회의 공백이 생길 때 그 부담을 남성부교역자가 지게 되는 교회 현실은 여성목회자들의 목회의 걸림돌이 되게 한다. 공백기 동안 목회를 대체할 수 있는 인력과 예산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교단 차원에서 양성평등기금 등 재정적 지원 정착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기장 양성평등위원회 위원장 임희숙 목사는 양성평등 교재 개발의 주안점으로 ▲교인들의 생활 경험을 중심으로 참여 학습을 유도하며 ▲쉽고 재미있는 구성과 방식으로 양성평등에 대한 이해와 실천적 열정을 갖도록 하며 ▲특정 이론이나 정답을 추구하기보다 다양한 집단 지혜를 기반으로 한 신앙생활교육을 지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