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의원 노태성 원장. ⓒ노박의원

강원대에서 의전원 학생 8명과 재활의학과 교수님이 본원을 실습병원으로 정하고 오늘 다녀갔다.

교수님이 인터넷 검색을 하고 본원 방문 후 대체의학과 보완통합의학을 하는 병원 중에 본원이 선정되어서, 보완통합 과정에 하나의 견학으로 학생들이 처음으로 나오는 날이었다.

오랜만에 의전원의 학생들을 보니 필자의 학생 시절이 생각나는 하루였다. 학생 시절엔 언제 의사로서 독립하여 진료를 할 수 있을까 하였는데 어느 틈에 개업의사이지만 학생들의 실습병원으로 지정을 받고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위치로 바뀌어, 세월의 흐름을 절감하였다.

통합의학적 관점을 학생들에게 설명하였다. 이런 관점을 학생들에게 이야기하며 본인의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어떤 이유로 통합의학적 치료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의사로서의 자격증을 갖고 27년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이런 치료법으로도 암이 치료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보는 관점에 따라 병을 치료하는 방법도 달라지므로,  한가지 틀에 매달리지 말고 마음을 열어서 여러 가지 치료법을 검토해 볼 수 있어야 함을 말하였다. 

의사로서 지나온 34년, 요즈음 처럼 바쁘게 지내는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하루가 시작되면 어느새 저녁이고, 마무리를 하면서 하루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정신이 없을 때가 있다. 하지만 요즈음이 좋다. 바빠도 보람을 느낀다. 암환자와의 교감 속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주고, 그들과 아픔을 같이 느껴 보려 하고, 그들이 회복되면 정말 기쁘다.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고, 새로운 치료법을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환자들이 좋아질 때면 말할 수 없이 기분이 좋아지고 감사하게 된다. 하지만 또 슬픔도 커, 치료하던 환자분들이 돌아가실 때에는 절망감과 비감을 느끼게 된다. 아직도 의사로서의 수양이 덜 되어서일까? 하지만 그래도 내 감정에 충실하고 싶다. 슬플 때는 슬프고 기쁠 때는 즐거워하자. 

환자들을 대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 그렇게 고통이 심한데도 대부분은 잘 견뎌낸다. 아니, 견딜 수밖에는 없는 상황일 것이다. 가족들과의 관계에 앞서 자신 하나도 추스르기가 쉽지 않을 텐데 잘 견뎌낸다. 상황이 그들을 그렇게 변화시키는 것일까?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환자들은 직감으로 느끼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들을 만날 때면 숙연해지기도 하지만 항상 근엄할 수는 없다. 재미있는 의사가 되어야 할 텐데 영 그렇지가 못한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생의 존귀함을 느끼기에, 이들에게 나라는 의사는 어떻게 비칠까를 생각하게 된다.

육체적 질병과 함께 그들의 마음과 영적인 면까지도 보듬어 줄 수 있는 마음의 자세가 진정으로 되어 있는가? 함께 일하는 나를 포함한 병원의 직원들은 헌신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