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시나이반도 폭탄테러 사건과 관련, 유족과 교회 관계자 등이 현지로 떠난 가운데, 진천중앙교회측이 18일 오후 한국교회의 기도와 국민들의 도움을 호소했다.

부상을 당하지 않은 성도 15명은 당초 18일 오후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귀국 항공기편을 구하지 못해 아직까지 출발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여행사가 티켓을 구한 상태로, 이들은 오는 19일 새벽 4시경(이하 한국시각) 터키항공편으로 이스라엘 텔아비브공항을 출발, 카타르 도하를 거쳐 19일 오후 인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브리핑에 나선 진천중앙교회 최규섭 부목사는 “여행사측에서 비행기 티켓을 구하다 보니 지체되고 있는데, 외교부에서 힘을 써 준다면 이렇게 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며 “어떤 방법으로 귀국하든 일단 테러로 죽음을 당한 분이 빨리 운구돼 (한국에서) 평안히 잠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위험 지역에 무리하게 성지순례를 떠났다는 의견에는 “위험 지역임을 알았다면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갔겠느냐”고 반문했다. 최 목사는 또 “많은 여행객들이 (시나이반도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고, (만일 여행을 가지 말아야 하는 지역이라면) 아예 여행할 수 없도록 법적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고도 했다.

현재 부상을 당해 이집트 샤를엘세이크병원에서 치료 중인 부상자 15명도 수도인 카이로로 이동, 오는 21일 오후 인천공항으로 귀국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사망자들의 유해 운구 일정은 아직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입원하지 않은 성도들 15명은 이스라엘로 이동하기까지 적지 않은 고초를 겪은 것으로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스라엘에서 이들과 만난 이강근 이스라엘한인회장에 따르면, 성지순례단은 사고 전날 밤 10시경(현지시각) 시내산에 도착해 2시간여 수면을 취한 다음 시내산을 오르다 악천후로 다시 내려와야 했고, 이날 오전 이스라엘로 출발해 오후 2시경 사고를 당했다. 이후에도 밤새 이집트 당국의 조사를 받고 다음날 새벽 4시에야 이스라엘로 이동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스라엘 에일랏 입국 후에야 호텔에서 수면을 취할 수 있었다.

문제는 사고 이후 이스라엘에 입국할 때까지 이들을 돌볼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것. 이강근 한인회장은 “이들은 (말이 통하지 않아) 총을 들고 서성이는 사람들이 아군인지 테러범인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9시간을 보내야 했다”며 “성도들이 여기저기 수소문했지만, 찾아오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부상이 없는 15명은 대피소 같은 건물에 갇혀 있다시피 했는데, 대사관 관계자가 9시간 만에 나타났다고 한다”고 했다.

이집트 당국에 대해서도 “이스라엘 쪽에서는 한국인 가이드 뿐 아니라 군 보안병력과 앰뷸런스까지 국경 지역에 대기하면서 돕겠다고 했지만 이집트 당국은 이를 허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이스라엘 대사관에 대해서도 “사고 직후 환자이든 생존자이든 만나 기도해 주려고 알아봤지만, 알 길이 없었다”며 “정부 관계자들이 왜 현지 교민들과 협조하지 않았는지 의문”이라고도 했다.

이강근 회장은 마지막으로 “정부는 정부대로, 여행사는 여행사대로 최선을 다했을지 모르지만 그 사이에 이 분들은 거의 방치돼 꼬박 굶으셨다”며 “이 분들은 이미 자신들의 한국 도착시각이 언론에 노출돼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을까봐) 두려워하고 있는데, 공항에 도착해서 조용히 집까지 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호소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