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빠리의 나비부인’의 저자인 재불 성악가 정귀선 씨가 물의를 빚은 데 대해 한국교회 앞에 사과하며 “허구의 창작 내용을 진실인 것처럼 유포한 여의도순복음교회 일부 장로들의 처벌과 조용기 목사와 본인 및 한국교회의 명예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1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정 씨는 자신과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불륜’ 관계였다고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에서 주장한 여의도순복음교회 일부 장로 등 6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달 검찰에 고소했다. 정 씨는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1974년 프랑스로 유학 간 뒤 동양인 최초로 바스티유 오페라단에 발탁돼 16년 동안 소프라노로 활동했다.

정귀선 씨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93년 5월 조 목사가 파리를 방문했을 때 파리순복음교회 성도였던 강귀희 씨가 초청해 강 씨와 조 목사, 차일석 장로 등 넷이 함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이후 조찬기도회 등에서 2∼3차례 더 만났다”고 조 목사와의 첫 만남을 전했다.

하지만 정 씨는 “둘만 만난 적은 없다. 강 씨와 장로들이 늘 함께했다. 내가 불행하게 살아온 이야기를 듣고, 조 목사가 불쌍해 하며 새 이름을 지어준 것은 맞다. 조 목사가 따뜻하게 위로해준 게 고마워 꼭 한 번 만나고 싶었지만 못 만났다. 94년 한국에 공연 왔을 때 축하 꽃다발을 보내줬지만 만나지는 못했다”며 조 목사와는 사적인 관계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소설을 쓴 이유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결혼을 약속한 남자에게 배반당하고 도피하듯 프랑스로 유학을 갔다. 그곳에서 한국 남자를 만나 아이까지 가졌는데 아이 아빠가 교통사고로 숨졌다. 2001년 바스티유 오페라단에서 은퇴했는데 그 동안 고생한 게 한이 맺혔다”며 “여러 경험을 섞어 소설로 쓰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두 번이나 사랑에 실패했기 때문에 소설 속에서라도 보상받고 싶었다. 어느 교회 누구인지는 특정하지 않았다. 이것 말고도 상상으로 지어낸 내용들이 더 있다”고 밝혔다.

MBC ‘PD수첩’이 소설 속 목사가 조 목사인 것처럼 말한 녹음 내용을 공개한 것에 대해서는 “당시 한 기자가 국제전화를 걸어와 5분 정도 통화했다. 사실이냐고 물어봐서 마음대로 생각하라 그랬다. 어차피 소설이니 상관없다고 여겼다”고 했다. 기자회견에서 증거라며 제시한 옷가방과 시계, 호텔 영수증에 대해서는 “모르는 일이다. 한 번도 본 적 없다”고 했다.

정 씨는 ‘장로들이 준 돈은 왜 받았느냐’는 질문에 “나는 내 소설이 꽤 팔릴 것이라 기대했다. 캐나다와 프랑스에서 번역 출판하고, 영화로 만들자는 제안도 왔다. 그런데 강 씨가 ‘당신 소설이 한국교회에 누가 되고 있으니 책을 회수해라. 대신 보상을 받아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국민일보가 ‘지금 원하는 것과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정 씨는 “물의를 빚은 데 대해 한국교회와 여의도순복음교회, 조 목사와 성도들께 엎드려 사과드린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해 나와 조 목사, 교회의 명예를 훼손한 이들은 반드시 처벌받아야 한다. 필요하면 대질조사도 받겠다. 목숨을 걸고 명예를 찾겠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