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신대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학술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대웅 기자

‘중국의 기독교와 한중 문화교류’를 주제로 한 제17회 한중 학술대회가 23일 오전 서울 광장동 장로회신학대학교(총장 김명용 박사) 세계교회협력센터에서 개최됐다.

장신대와 푸단대가 함께한 이날 학술대회에서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투이차오 연구원은 ‘오늘의 한중 기독교교류와 한중관계’를 주제로 발표했다. 투이차오 연구원의 발표는 중국 학계가 바라보는 한국교회와 기독교에 대한 시각의 일면을 엿볼 수 있는 기회라 관심을 끌었다.

한-중 기독교 교류, 전통적 양국간 종교교류 흐름과 상반돼
한국교회 이단 판단 기준 및 목록, 중국에서도 보편적 인정

투이차오 연구원은 “기독교는 중국과 한국의 역사상 독특한 역할을 해 왔다”며 “중국 개혁개방 이후 한국 기독교는 중국에 전파돼 발전했고, 한중 수교 이래 양국 기독교 교류 활동은 날로 활발해져 기독교는 이미 양국 관계를 유지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요소가 됐지만 사람들은 기독교의 역할을 쉽게 홀대하고 있다”고 서두를 열었다.

투이차오 연구원은 한중 기독교 교류의 특징을 세 가지로 정리했다. 그 첫째는 ‘비대칭성’으로, 한국은 주로 기독교 선교를 하고 중국은 받아들이는 입장이라는 것. 연구원은 “이는 양국간 전통적 종교 교류와 상반된다”며 “여러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기독교 신자는 한국보다 훨씬 많지만, 한국교회는 신학 발전 및 교류 수준, 경제적 상황까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한국교회는 가정교회·신학·인터넷 등을 전수해 중국 기독교를 발전시켰고, 이로 인해 중국 대륙 뿐 아니라 대만, 홍콩을 넘어 동아시아 화교들까지 한국 기독교와 교류하고 있다는 것. 연구원은 “한국은 이미 미국을 대신해 중국 기독교 내에서 종교 문제를 대응하는 데 하나의 기준이 됐고, 한국교회가 정한 사교(이단)의 판단 기준 및 목록은 중국에서 이미 보편적으로 인정되고 권위성 있는 하나의 기준이 됐다”며 “중국교회의 발전을 연구하려면 반드시 한국교회의 대중 영향을 연구할 정도이지만, 반대로 중국교회가 한국교회에 미친 영향은 매우 적다”고 전했다.

둘째로 한국교회는 중국 3자(자치·자양·자전) 및 가족종교(가정교회) 체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 투이차오 연구원은 “한국교회는 중국의 삼자(三自) 체계와 교류를 중요시하는 동시에 중국 가정교회와의 교류 또한 중요시하고 있다”며 “한국교회는 중국 가정교회에 대한 세계 복음단체에 대한 인정을 기초로 미국 기독교와 함께 조선족 목사들을 통해 중국 가정교회를 통합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세번째 특징으로는 남북한 기독교 교류의 다리 역할을 꼽았다. 연구원은 “정치 환경 때문에 남북한은 직접 기독교 교류를 하기 힘들다”며 “그래서 북한과 정치·경제적 교류가 활발한 중국이 남북한 사이 기독교 교류에 역할을 했다”고 했다.

한중 기독교 교류의 파생영역: 중국 선교, 가정교회, 탈북민, 이단, 국경
한국교회가 중국의 종교 및 사회 문제를 사실대로 받아들이고 대응해야

▲루이차오 연구원(가운데)이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후에는 한중간 기독교 교류의 ‘파생영역’에 대해 설명했다. 투이차오 연구원은 “역사적으로도, 사회 현실에서도 기독교는 중국에서도 민감한 문제”라며 ①중국 선교(비밀 전교) ②가정교회(가족교회) ③탈북민 ④이단(사교) ⑤국경(변경) 등의 문제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아래 다섯 가지 문제에 대해 “중국 정부와 한국교회는 위 다섯 가지 문제에서 공통된 인식을 갖는 부분도,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다”고 했다.

‘비밀 전교’에 대해 투이차오 연구원은 “현행 중국 법률 및 정책은 외국인의 선교를 금지하고 있다”며 “불법 입국이나 불법 체류, 불법 취직 등으로 선교하는 외국인들이 일부 있는데 그 중 한국인이 가장 많다”고 말했다. ‘가족교회’에 대해서는 “한국교회는 중국의 기존 가정교회에 지원을 해 주거나 새로운 가정교회를 키우고, 중국에 목회자를 파견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요즘 중국 정부는 비합법적 집회를 처벌하고 있어 일부 한국 목회자들은 곤경에 처했다”고 설명했다.

‘탈북민’에 대해선 “한국교회는 탈북민을 동정하고 많은 기독교 기관들이 탈북민들에게 많은 지원을 해 주고 있다”고, ‘사교’는 “일부 사교는 중국에 들어온 후 변이되고 기독교 뿐 아니라 일부 신자들에게도 피해를 입혀 중국의 가족 교양회와 많은 가족교회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기준으로 한국에서 들어온 사교를 감별하는 등 한중 양국은 지금 이단 처리 문제에 장기적 교류를 유지하고 있다”고 각각 언급했다.

‘변경’은 조선족이나 신장위구르 등 중국의 변경 자치주들에 대한 선교 문제이다. 연구원은 “한국교회는 교육·유학·무역·여행 등 여러 경로로 조선족 자치주에서 복음을 전파했고, 이와 더불어 대중 선교를 적극 진행해 왔다”며 “뿐만 아니라 중앙아시아, 특히 한국 교포(고려인)들이 많은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지역에서 선교활동을 하는데, 중국 변경은 이러한 지역들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지리적으로도 가까워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중국에서 이슬람교도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한국교회가 선교하는 행위는 종교 및 민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투이차오 연구원은 “한중 기독교 교류의 문제는 상대 국가에 대해 공통된 인식을 갖지 못한 데 있다”며 “교류 심화는 한중 교회의 발전을 넘어 동아시아 국가들 간의 관계 발전에도 적극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정리했다. 특히 한·중·일 교회가 복음 안에서 화해한다면 이는 3개국의 역사적 문제를 타파하고 새로운 이론 탐구와 실천을 가능하게 하고, 남북한 교회의 교류 유지에도 중국교회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결론에서 연구원은 “급속하게 변화하는 21세기 속에서도 기독교는 세계에서 3번째로 중요한 국제종교가 됐다”며 “한국교회의 대중 선교는 20년이 넘었는데, 한국교회가 한국 및 서양의 교회 구조를 타파하고 중국의 종교 및 사회 문제를 사실대로 받아들이고 대응하려는 행동은 한중 양국의 교회와 사회에 모두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중국과 한국 기독교 기구가 많은 면에서 공통된 의식을 갖는 것이 한중 양국의 기독교 교류 및 양국 관계 발전에 장기적으로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그러므로 양국 학계는 정부와 사회, 교회 등 여러 측면에서 기독교와 양국의 인문학과에 대해 연구하고, 사회과학 연구자들도 한중 기독교 및 양국 기독교 단체들 간의 교류 분석에 대한 연구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한중 양국의 노력은 한중 기독교 교류에 대해 △역사와 신학에 대한 견해를 한층 발전시키자 △한국과 중국의 아시아 및 제3세계 국가들과의 선교사업 협력을 강화하자 등의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고 했다. 논찬은 고재길 교수(장신대 기독교와문화)가 했다.

투이차오 연구원의 발표 외에도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씽리쥐 교수(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가 ‘한중 인문교류의 철학적 근거와 실현 가능방안’, 김석주 교수(장신대 역사신학)가 ‘19세기 중국 기독교와 홍수전의 태평천국운동’, 성석환 교수(장신대 기독교와문화)는 ‘다원사회에서 한중 기독교의 공적 역할’을 각각 발표했다. 논찬은 서원모 교수(장신대 역사신학), 왕웨이민 교수(푸단대 한국연구센터), 정지용 교수(푸단대 한국연구센터) 등이, 개회사는 김도훈 교수(장신대 연구지원처장), 사회는 임희국 교수(장신대)가 각각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