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라이프센터 주최 2013 건강교회 포럼 ‘스마트미디어 중독 및 치료’가 18일 오후 서울 논현동 서울영동교회(담임 정현구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김병오 원장(백석대 상담대학원)이 ‘스마트미디어 중독의 기독교적 치유’, 전종천 대표(e미디어워치)가 ‘스마트미디어 중독 현황 및 실태’를 각각 발표했다. 이후 김형수 목사(맑은샘광천교회)는 ‘폰안데(스마트폰 안식 데이)! 캠페인 소개 및 사례발표’를 진행했다.

▲김병오 원장이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병오 원장은 “우리가 얼마나 심각하게 스마트 미디어에 노출돼 있는지 생각해 보라”며 “비단 일상생활 뿐 아니라 예배 생활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고, 신학교에서 강의할 때도 학생들이 집중하질 못하고 계속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김 원장은 “디지털 미디어 사용은 단순히 중독만 유발하는 게 아니라, 자기통제 감소를 통해 전반적인 중독을 심화시킨다”며 “디지털 미디어 사용으로 중독 심화는 유년기와 청소년기에서 특정 행동방식들이 연습·학습되게 만들고, 이로 인해 중독 발전을 저지할 중요한 보호요소인 자기통제 상실로 상황은 더욱 끔찍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유년기의 미디어 사용은 교육 기회만 감소시키는 게 아니라 성인이 되고 나서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방해하는데, 이 둘은 자기통제 부족의 신호로 중독에 대한 위험요소”라며 “우리 같은 성인은 미디어 이주민이지만, 유아들은 미디어 원주민으로 인생의 시작부터 미디어와 함께하기에 더욱 심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병오 원장은 이렇듯 심각한 ‘중독’의 해결 방안에 대해, 기독교인이 아니었던 정신분석학자 칼 융의 견해를 소개하면서 “중독을 극복할 수 있는 궁극적인 해결 방법은 종교적 회심 뿐”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 미디어 중독의 일반적 치유 방안에 대해서는 △아동-청소년 자존감 높이기 △자기효능감 높이기 △가족적-사회적 지지 높이기 △인지-행동적 치료기법 활용 △스포츠 혹은 예술분야 활동에 적극 참여 △집단치료를 통한 자존감 높이기 등이 있다고 전했다.

김 원장은 중독의 ‘기독교적 의미’로 △죄로서의 중독 △타락한 욕망으로서의 중독 △의지의 굴레로서의 중독 △실존적 불안 반응으로서의 중독 △신비적 경험으로서의 중독 △실존적 공허감으로서의 중독 등을 열거한 뒤, 중독을 치유하는 다섯 단계의 영성으로 ①절망의 밑바닥을 치는 경험 ②겸손 ③자기 포기 혹은 무조건 항복 ④회심 경험 ⑤은혜의 치유 능력 등을 꼽았다.

전종천 대표는 스마트폰 중독 현황 및 실태에 대해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는 3500만명, 청소년 이용자는 4백만명을 넘어섰다”며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스마트폰 보급률과 세계에서 가장 높은 태블릿 인터넷 사용시간을 보이고 있고, 스마트폰 중독률도 10대 18.4%, 20대 13.6%, 30대 8.1%로 10대들의 중독률은 성인에 비해 현저히 높은 상태”라고 소개했다.

전 대표는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학교폭력과 왕따 문화에 있어 새로운 양상들이 나타나고 있다”며 “카카오톡과 트위터를 이용한 ‘왕따놀이’는 특정 친구를 지목하고 집단으로 괴롭히는 사이버 폭력으로, 이같은 ‘사이버 왕따’는 학교 밖에서도 언제 어디서나 익명의 누군가에게 공격을 당할 수 있고 인터넷 공간에서 확대 재생산된다는 점에서 그 피해와 위험성이 더욱 심각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교회 내 스마트 미디어 사용에 대해 그는 늘 성경을 곁에 두고 읽고 묵상하는 것이 신앙인의 바람직한 태도라며 “시대 변천에 따라 성경이 전자매체로 전해진다는 점에서 목회자와 신학자들은 대체로 스마트폰 성경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예배 중에 휴대전화 벨소리로 분위기를 해치는 정도를 넘어 스마트폰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들은 시각적 자극과 주의력 분산으로 예배자를 성경어플에만 집중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전종천 대표는 “예배 중 스마트폰 사용은 분명한 활용 목적과 자제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성숙함과 더불어, 예배에 참여하는 이들의 이해와 배려도 고려해야 한다”며 “자제력이 약한 청소년들의 경우 긍정적인 활용보다는 문자대화나 게임 등 예배 집중을 방해하고 경건성을 잃을 수 있다는 부정적 시각이 우선하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열린 ‘로그아웃데이’ 선포식에서는 한국교회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스마트 미디어 기기들과 거리를 두는 데 앞장서자는 캠페인을 진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