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제19장 약물치료와 의학적 치료

정신분열증 치료는 원인과도 맥을 같이 한다. 그러나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문제는 정신분열증 연구에서 원인적, 병인적 연구는 신경생물학적, 환경적 요인에 의해 조절되는 유전적 취약성의 존재를 지적한다. 그렇다면 정신분열증이 생물학적인 신경과학인가 하는 점이 의문시된다. 이때 정신과학이란 실제로 마음이 장애에 관한 것인가, 아니면 뇌의 장애에 관한 것인가를 질문해야 한다. 정신과학 내에서 신경과학자들이 활기를 띠는 것으로 보면, 서로의 연관성이 인정되면서도 더 많이 역할을 하는 부분이 인정된다. 이로써 정신과학은 몇몇 반대자들이 있지만, 원칙적으로 뇌의 장애로 여겨져야 하며, 그렇게 연구돼야 한다고 수용하는 편이다.

1. 약물치료와 신경이완제

정신분열증 약물치료(pharmacotherapy)는 1차 요법으로 자리한다. 정신분열증으로 진단되면 1차로 약물치료를 받지만, 근래에는 정신분열증이 신경 기능의 이상 관련으로 보고 이를 치료하는 신경이완제가 다양하게 개발됐다. 그리고 약물치료 효과도 약물이 개발된 1950년대 초기에 비해 현저하게 개선되었다.

여기에 신경이완제(neuroletic drugs)로 인정되는 항정신병제(antipsy- chotics)로도 알려진 약물이다. 이 약물은 1950년대에 우연히 개발되어 현재 다양한 종류가 사용되고 있는데, 망상, 환각 등 증상이 심하고 환자가 비현실적인 말을 해서 대화가 힘들 때 1차 치료법으로 각종 신경이완제가 선택되며, 환자의 2/3 정도가 약물치료로 호전된다. 그러나 정신분열증의 유형이 다양하고, 같은 증상이라도 환자마다 치료 효과가 달라 처음부터 정확한 약물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이로 인해 환자에게 맞는 약물을 선택하기까지 몇 가지 약물이 시도된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에 제시되는 것들은 주로 사용되는 약물들이다.

1) 도파민, 세로토닌, 당질코르티코이드

정신분열증의 도파민 사용은 지난 30여년간 매우 관심을 끄는 가치가 있었다. 도파민성 신경전달의 과다가 정신분열증의 양성증상, 즉 망상, 환각 그리고 지리멸렬, 연상이완 등의 양성 사고장애를 유발한다고 제시해 왔기 때문이다. 도파민 이론은 직접적인 도파민(DA)효험제인 암페타민의 급성 섭취가 정신분열증이 있는 비(非)정신분열증 환자에서 정신병적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만성적인 섭취 후에 비정신분열증 환자에서 편집증적 증상을 유발한다는 것에 근거를 둔다. 그 외에도 정신분열증에서 D2 DA-수용체 길항제가 항정신병적이며, 이들 약물이 사람과 실험실 동물에서 암페타민의 적절한 용량에서 활성화 효과를 차단한다고 알려졌다.

신경이완제의 평균 임상용량은 D2-수용체 친화력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이런 연구는 후에 정신분열증의 음성증상, 특히 위축, 자발성 결여, 무쾌감증 무기력감, 감정둔마 등의 원인으로서 전전두엽의 도파민성 뉴런(dopaminergic neuron)의 활성 감소를 포함하기 위해 변형돼 왔다. 피질의 도파민 감소는 전에 양성증상과 붕괴(disorganization) 원인으로 주장된 피질아래의 도파민 활성의 감소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그러나 정신분열증의 전전두엽에서의 도파민 활성감소를 지적하는 직접적 증거는 빈약하다는 견해도 있다.

최근에는 증가된 D3자극이 전두엽에서 D1, D2-수용체 자극 효과를 감소시킨다고 주장되는 편이다. 이는 도파민 활성의 감소 없이 D2-수용체 자극의 감소를 설명하는 것인데, 정신분열증에서 도파민 기능과 연관된 측면에는 5가지가 있다. 여기에는 도파민과 성, 도파민과 신경이완제게 대한 저항, D2-수용체 계열이면서 비전형적인 항정신성 효과를 가지며 추체외로 부작용면에서 매우 강점이 있는 클로자핀(clozapine)의 작용과의 관련되는 D4-수용체, 정신분열증에서 세로토닌 역할 및 비전형적 항정신병약물의 기전과 관련된 도파민, 그리고 정신분열증에서 당질코르티코이드(glucocorticoid)의 역할과 클로자핀과의 연관성 등이 해당한다. 이를 세분하여 기술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도파민과 성(性, gender)의 관련성이다. 둘의 관련성은 정신분열증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남성 환자는 더 심한 질병을 앓으며, 더 일찍 발병하고 음성증상을 더 가지며, 신경이완제에 반응이 더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이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영향으로 여겨져 왔다. 에스트로겐은 선조체의 D2-수용체 농도를 증가시키지만, 반면에 설치류에서 아포모르핀(apomorphine)이나 할로페리돌(haloperidol)에 대한 반응을 감소시킨다고 보고되어 왔다.

이와 관련해 해프너(H. Haefner) 등은 도파민 신경전달의 하향조절(down regulation)을 초래하는 에스트로겐이 여성 정신분열증의 증상발현을 막아준다고 가정하였다. 신경이완제 치료를 받은 여성 정신분열증 환자는 정상 대조군에 비해 더 낮은 혈중 에스트로겐의 E2치를 보였으며, 도파민 체계에 대한 에스트로겐의 부작용과 부합된다는 점에서다. 에스트로겐은 사춘기 연령에 영향을 줌으로써 신경세포의 축삭과 시냅스의 성장과 정신질환의 형태를 촉진시키는 성장요소이다. 따라서 여성과 남성 정신분열증에서 보이는 발병시기, 형태학적 차이점, 신경이완제에 대한 반응 등과 같은 차이점들은 뇌의 발달과 도파민 대사와 도파민 수용체의 차이에 의한 결과일 수 있다.

둘째로 신경이완제에 저항하는 정신분열증 문제이다. 신경이완제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는 적절한 신경이완제의 투여에도 지속적으로 양성, 음성증상, 또는 양자 모두를 보이는 정신분열증 환자의 아군이다. 이는 미국에서 클로자핀-치료의 후보대상으로 여겨지는 일차 환자군이기도 한데, 정신분열증 환자의 약 30%가 신경이완제에 반응하지 않는 군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최근에 폴크(S. Volk) 등이 D2배위자(配位子, ligand)로 123I-iodobenzamide를 이용하여 신경이완제에 반응하는 군에서 더 높은 흡수(uptake)를 보고했지만, 적절한 D2-수용체에 대한 점유도를 가져도 신경이완제에 대한 저항은 여전이 존재한다.

환각과 망상을 경감시키기 위한 적절한 D2-수용체 차단의 실패는 도파민 체계의 이상, 특히 도파민 수용체의 이상에 근거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라고 볼 수 있다.4)수용체 기능 이상은 인간에게 발달장애를 포함하여 다양한 장애의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다. 신경이완제에 대한 반응실패는 D2-수용체 자체의 분자생물학적인 이상, D2-수용체와 결합하는 2차 전달체계(se- cond messenger system)의 이상, D2와 D1, D3 또는 D4간의 비정상적인 상호작용, 도파민과 정신병을 유발하는 다른 신경전달물질, 예를 들어 글루타메이트, 세로토닌과의 비정상적인 상호작용 등에 의한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셋째로 D4-수용체, 신경이완제-저항 그리고 정신분열증과의 관련성이다. D2-수용체 계열인 D4-수용체는 D2에 비해 D4-수용체가 3-15배의 친화력을 갖기 때문에 클로자핀의 주요한 작용기전이라고 주장되어 왔다. D4-수용체는 피질부위와 변연계에 매우 높은 농도로 존재하며 선조체에는 적게 존재하기 때문에 정신분열증의 병태생리에 부합된다는 점에서다.

인간에게는 다양한 D4-수용체 변형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약물치료, 특히 클로자핀에 대한 반응의 개인적인 차이뿐 아니라 이러한 유전적 차이점이 정신분열증의 취약성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러한 D4 수용체 다양성에 대한 클로자핀의 반응과 관련된 자료들은 22명의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32명의 정신분열증 환자의 선조체에 D4-수용체의 농도가 증가되었다는 제만(P. Seeman) 등의 자료로 관심을 끌고 있다.5)이 과정에서 D4-수용체의 농도 측정은 D2, D3과 D4농도의 합에서 D2와 D3의 농도를 뺀 것으로 측정한다.

넷째로 도파민, 세로토닌과 정신분열증의 관련성이다. 정신분열증에서 고전적인 도파민 가설보다 도파민-세로토닌 가설이 더욱 타당도가 높기에 각광을 받을 수 있는 가치로 주장되어 왔다. 그것은 세로토닌의 억제적 효과 로 인해 세로토닌/도파민 비율이 증가될 때에는 상대적으로 음성증상을 유발하며 비율이 감소될 때에는 양성증상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세로토닌과 도파민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다른 증거로는 쥐 선조체의 펜플루라민(fenflura- mine) 유발성 시-포스(C-fos)유도에 대한 최근 연구로서 이는 D1과 5-HTIA 수용체 길항제에 의해 억제가 된다. 또 도파민성이나 비(非)도파민성 뉴런에 대한 뇌의 재생과정이 세로토닌 수용체 매개성 기전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최근에 혈소판의 세로토닌, 뇌를 진정시켜주고 편안한 수면상태로 유도하는 성분으로 알려진 혈청의 트리토판(trytophan), 뇌척수액의 5-HIAA 등과 같이 다양한 연구들에서 특이한 세로토닌의 이상에 대해 입증을 해 왔기 때문이다.

다섯째로 당질코르티코이드의 역할과 클로자핀과의 연관성이다. 정신분열증 환자에서 기저 코티졸 분비의 증가는 다양한 대사과정과 인지기능을 포함한 신경기능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당질코르티코이드는 뇌에 대해서 그 농도, 과다생산의 기간, 그리고 기타요인, 즉 산소공급, 유리칼슘의 농도, 포도당 이용도 등에 따라 신경보호 그리고 신경독성의 2가지 성질을 갖는다는 점에서다. 또한 당질코르티코이드는 정신분열증 환자의 사후연구에서 이상이 있다고 알려진 부위의 하나인 해마에 독성을 갖는다.

코티졸을 억제시키는 클로자핀의 능력이 아마도 신경보호의 효과나 단가아민 신경전달에 대한 영향을 통하여 그 자체가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으로 생각되기도 한다. 변연계에서 도파민 분비증가에 대한 스트레스의 효과는 부분적으로 코르티코이드에 의한 촉진과 관련성을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당질코르티코이드는 D1수용체 농도를 증가시키고, 부신의 제거는 D2-수용체 감수성을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정신분열증의 D1과 D2간의 비정상적인 연계에서의 당질코르티코이드의 가능한 역할은 더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2) 항정신병약물

항정신병약물(antipsychotic drugs) 중에서는 다음 3가지가 주로 사용된다. 그것은 페노티아진(phenothiazines), 치오잔틴(thioxanthenes) 및 부티로페논제(butyrophenones)이다.

페노티아진은 항히스타민인 디페니라민(diphenylamine)과 유황을 결합시켜 만든 녹색 무미의 화합물이다. 페노티아진은 수의학에서는 구충제로 사용되며 정신치료제인 클로르프로마진(chlorpromazine)의 한 가지이기도 하다. 이들은 강력한 아드레날린성 차단제이며, 중추신경억제작용, 마약성 또는 치면성 약물작용의 연장 및 증강, 혈압하강, 근육이완, 항히스타민 및 항구토 등의 약리작용이 있다.

페노티아진은 화학적으로 면역 증진과 항암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알리파틱(aliphatics), 민물고기에서처럼 비린내의 성질을 가진  피페리딘(piperidines) 및 2개의 질소원자를 갖는 고리화합물로서 구충제, 항히스타민의 약리효과를 가지는 의약 중간체로 널리 사용되는 피페라진(piperazines)의 3가지 종류로 다시 분류된다. 이들 약물의 일반적인 효과는 별로 차이가 없는 편이기도 한데, 주된 차이는 부작용과 밀리그램당 효력의 차이일 뿐이다. 이때 적은 용량을 필요로 하는, 즉 효능이 더 강한 페노티아진, 즉 트리플루오페나진(trifluoperazine), 퍼페나진(perphenazie) 및 플루페나진(fluphena- zine) 등은 연수의 추체를 통과하지 않은 추체외로의 부작용(extra- pyramidal side effects)을 일으티는 편이다.

많은 용량을 필요로 하는, 즉 효능이 덜 강한 페노티아진, 클로르프로마진, 그리고 트리플루프로마진 등은 다른 형태의 부작용을 일으킨다. 이런 이유로 특정한 환자에게는 특정한 약물이 더 적합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그것은 흥분이 심하고 증오감이 강한 증상을 나타내는 환자에게는 클로르프로마진이, 위축과 후퇴적이고 말없는 환자에게는 트리플루오페라진 등의 약물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점에서다. 이에 대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므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기는 하다. 타이오진틴은 구조적으로 관련성이 있는 신경마비제의 일종으로서 정신안정제인 클로르프로칙센(chlorprothixene) 및 치오칙센(thiothixene)을 포함한다.

일반적으로 항정신병약물은 신경안정제로서 신경계효과의 복합체라는 것이 특징이다. 이 약물들은 임상에서 근육긴장이상, 좌불안석, 파킨슨 증상 등의 급성 추체외로-증후군의 시작이 될 수 있기에 적정한 치료적 혈중농도와 연관성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추체외로-증후군이 거의 없는 클로자핀 등의 항정신병 약물의 발견은 신경계 부작용으로부터 항정신병 효과를 분리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놀라운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때 클로자핀을 비전형 신경이완제라고 부른 이후로 낮은 추체외로증후군(EPS)의 경향성을 보이는 다른 신경이완제들이 높은 EPS경향성을 보이는 전통적이고 전형적인 약물들과 대비해서 비전형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케세이(D. E. Casey)는 비전형 항정신병 약물을 개념화하는데 2가지의 중요한 요인들을 강조했다. 그 하나는 비전형 약물에 해당하는 정의상 단일의 요인 또는 다수의 요인을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것, 다른 하나는 특정한 복합물이 질적인 또는 양적인 판단기준에 따라야 하는지의 문제이다. 케세이는 임상전의 측면과 임상적인 측면 2가지 모두를 연관시켜 새로운 비전형 약물은 그 이름을 붙일만한 분명하고도 확신 있는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성질에서 증거를 보여주어야만 한다는 것을 제안했다. 이는 다른 측면에서는 이런 쓸데없고 의미 없는 명명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것이기도 하다.

3) 약물치료의 부수적 요법

정신분열증 치료에 약물치료만이 전부는 아니다. 숙련된 약물치료와 직업요법, 사회요법 및 기타 정신치료적인 방법들을 동시에 꾸준히 장기간 적용할 때 적절한 치료반응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약물치료는 어느 한 가지 약만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다종약물요법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편이다. 그것은 몇 가지의 약을 병용할 때에는 각각의 약이 지니는 부작용이 모두 나타날 뿐 아니라, 아직도 알려져 있지 않은 약물간의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종약물요법을 금기시하는 원칙은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이다. 특히 파킨슨증상(parkinsonism)을 예방하기 위해 다른 계통의 약물을 동시에 투여할 경우에도 적용되어야 한다는 학자들도 있다. 대체로 이들은 다른 계통의 약물을 단순히 부작용의 예방목적으로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말하는 편인데, 부작용이 일어났을 때에만 그런 약물을 사용하는 편이 너 낫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는 정신분열증의 미래의 연구에 과제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비정상적 피질의 도파민 기전, 즉 뇌 발달에 유전적으로 환경적으로 유발된 이상에 근거를 둔 비전형적인 신경이완제의 효과연구는 특별히 흥미로운 것이다. 그러한 대응전략에서 어려운 점은 진단상의 문제이다. 겉으로는 동일한 연구에서의 서로 다른 결과는 이질적인 군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성에 대한 차이가 항상 존재하는 것은 아니며, 진단적 실체로서의 정신분열증이 반드시 옳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진단분류, 증후군의 하부분류, 평가척도 등등에 대한 도구들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연구결과의 해석이 곤란하고 판이한 추정을 유도하게 될 것이다. 신경학-특히 유전적 연구-내에서 더욱 큰 성공은 신경학적인 질환이 더욱 잘 정의되어 있고, 경험이 있는 임상가에 의해 쉽게 발견된다는 사실 때문이다. 이는 정신치료에서는 더 적은 환자들이 포함될지라도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단지 핵심증상만을 갖는 심한 환자만을 포함해야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2. 약물 사용과 용량

약물 사용은 적절한 시기와 용량의 사용이 중요하다. 약물사용은 초기와 중기, 그리고 후기에 따라 약물의 용량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적절한 용량은 매우 중요한데, 바람직한 치료효과를 위해서는 적정한 용량(dosage)의 약물로 충분한 기간 동안 치료해야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클로르프로마진 25mg 정도를 짧은 기간 동안 투여한다면, 어떤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약물은 1일 400mg 이하의 용량으로 효과를 나타나는 환자도 있지만, 증상의 호전이 없는 경우는 적은 용량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대부분의 입원환자들은 대개 중 정도의 용량, 즉 1일 400-1,200mg정도의 용량을 사용하여야만 비로소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다만 급성적인 경우에는 1일 600mg이상을 사용하여야만 한다. 40세 이하의 환자는 1일 1,300-3,000mg 정도를 투여해야 효과를 나타나는 환자도 있지만,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1일 1,600mg이상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면서 우리는 다음과 기술하고자 한다.

1) 클로르프로마진과 페노티아진의 사용

치료 초기에는 1일 50-100mg정도를 3회 투여해야 한다. 그후 점차 용량을 증가시켜 나가게 된다. 이런 형태는 물론 약물의 점진적인 단계의 사용을 중요시하는 것이다. 약물치료에서 점진적인 단계를 시도하는 이유는 약물의 부작용을 최소화 하고, 그 대신에 최대한의 항정신병적 효과를 올리기 위해서이다. 뿐만 아니라 약물치료는 단순한 약물복용과 주사치료를 구분해야 한다. 여기서는 약물복용을 중심으로 기술해야 한다. 약물복용은 치료 초기의 1일 3회로 약의 용량이 조정된 후에는 전량을 하루에 1회 복용하는 방식으로 바꾸어 나가야 한다. 환자가 약물을 1회로 복용한다면 취침시간이 적합하다. 이때 대개 클로르프로마진을 복용하게 할 것인데, 클로르프로마진은 본래 액체로 존재하는 페노티아진 유도체로서 강력한 정신안정제이기 때문이다.

이런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에 환자에게는 졸음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약간의 졸음현상이라면 커피 등의 카페인이 함유된 차를 마시게 함으로써 졸음을 극복할 수 있다. 그러나 졸음현상이 통제해야 할 정도의 부작용으로 판단되면, 역시 정신 안정제인 트리플루오페라진 등의 강력한 페노티아진으로 대치해야 한다. 페노티아진은 유황을 결합시켜 만든 녹색 무미의 화합물로서 수의학에서는 구충제로 사용하는 정신치료제이다. 이 페노티아진은 강력한 아드레날린 차단제이며, 중추신경억제작용, 마약성 또는 최면성 약물작용의 연장 및 증강, 혈압하강, 근육이완, 항히스타민 및 항구토 등의 약리작용이 있다.

약물 사용의 경우에 특히 암페타민의 사용은 금지되는 편이라는 점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암페타민은 오히려 정신병을 유발시키는데 작용하기 때문이다. 암페타민은 합성된 백색 무취의 결정성 분말로서 본래 중추신경계를 흥분시키기 위하여 사용되며, 혈압상승, 식욕감퇴, 코의 충혈 감소작용을 한다. 이런 이유로 암페타민의 남용은 강한 정신성 의존성을 일으키고, 심한 내성(耐性), 기아, 감정둔마, 우울증을 수반하는 육체적 의존성도 일으킨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2) 할로페리돌의 사용

최근 할로페리돌의 사용이 신속한 정신이완요법(rapid neuolep- tization)으로 등장했다. 할로페리돌은 강력정신안정제로서 혈압강하 및 해열작용 등을 가지는 백색 혹은 담황색 분말상태의 약물이다. 이 할로페리돌은 특히 정신병의 치료 혹은 뚜렛(Tourette)증후군의 발어(發語) 및 경련의 억제 목적으로 사용된다. 특히 할로페리돌은 주로 응급성 주사제로 사용한다. 따라서 흥분이 심하거나 파괴적이어서 응급치료가 필요할 때 할로페리돌을 근육주사로 투여한다. 이때 치료적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1시간 또는 2-3시간마다 주사한다.

이 약물의 1일 적정용량은 30mg전후이며, 일단 급성증상이 없어지면 경구투여로 대치하게 된다. 물론 약물의 대사과정은 개인마다 어느 정도 차이가 있기에 일정한 용량을 정할 수는 없다. 일정한 효과와 문제될 만한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으면 용량을 점차 증량해 나간다. 특히 주사제로서 많은 용량을 사용할 때는 그만큼 부작용의 위험성이 높아지므로 많은 주의력이 요구된다.

약물사용은 어떤 경우든지 일단 호전이 일어나면, 그 용량을 정기적으로 투여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3개월이나 6개월 치료하면 대개 바람직한 호전이 일어나게 된다.14)이는 약물사용의 효과를 위해서 일정한 기간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어떤 약물의 효과에 대한 판정은 적어도 그 약의 적정량을 2-4개월 사용하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환자의 상황이 급박한 경우에도, 치료자는 상당한 용량을 적어도 4-6주 투여한 다음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약의 효과는 물론 그 판정에 따라 다른 약물로 대치할 수 있다. 일단 투여하는 약물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판정이 내려지면, 다른 약물로 대치하게 되는데, 부티로페논계의 할로페리돌이나 티오키산틴계인 치오틱신으로 대치하게 되는 편이다.

부티로페논은 강력한 정신안정제로서 특히 조증 및 중증의 불안, 흥분상태의 치료제이다. 이런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약물사용은 그 특성상 점차 감량이 중요하다. 일단 환자의 증상이 없어지고 정상에 가까워 졌다고 판단되면, 점차적으로 감량을 시도해야 한다. 이런 감량의 기준은 물론 환자가 일상생활이나 또는 사회치료나 정신치료를 받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에서도 부작용이 없어질 때까지이다. 이런 과정에서 약물의 용량을 점차적으로 감량하여도 환자가 활동이 가능하면, 그만큼 치료의 효과를 이룬 상태로 볼 수 있다.

3. 정리: 정신분열증의 약물 치료와 의학적 치료

지금까지 우리는 약물치료와 의학적 치료에 대하여 기술했다. 정신분열증의 치료는 원인과도 맥을 같이 한다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문제는 정신분열증 연구에서 원인적, 병인적 연구는 신경생물학적, 환경적 요인에 의해 조절되는 유전적 취약성의 존재를 지적한다. 그렇다면 정신분열증이 생물학적인 신경과학인가 하는 점이 의문시된다고 했다. 이때 정신과학이란 실제로 마음이 장애에 관한 것인가, 아니면 뇌의 장애에 관한 것인가를 질문해야 했다. 정신과학 내에서의 신경과학자들이 활기를 띠는 것으로 보면 서로의 연관성이 인정되면서도 더 많이 역할을 하는 부분이 인정된다고 본다는 점에서다. 이로써 정신과학은 몇몇의 반대자들이 있지만, 원칙적으로 뇌의 장애로 여겨져야 하며, 그렇게 연구되어져야 한다고 수용하는 편이었다.

정신분열증의 약물치료는 매우 전문적인 의학적 치료에 해당하기에 의학적인 자격을 가진 사람으로 제한되고 있다. 최근에 약물의 발견으로 정신분열증의 치료에 많은 효과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도 우리가 기대하는 만큼의 완벽한 치료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정신분열증은 결함을 남기는 질병이라는 점에서 일반적인 치료의 기대효과와는 다른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정신분열증은 발병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로 보아야 한다. 이런 것은 무엇보다도 정신분열증은 예방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것이라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