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나무교회 본당을 가득 메운 가운데 컨퍼런스가 열리고 있다. ⓒ이대웅 기자

제2회 기독교 변증 컨퍼런스 ‘다원주의 세상, 왜 예수만인가?’가, 3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6일 서울 방화동 큰나무교회(담임 박명룡 목사)에서 개최됐다.

큰나무교회와 변증전도연구소(소장 안환균 목사)가 주최한 이번 컨퍼런스에서 신국원 교수(총신대)는 ‘다원주의 사상과 한국교회: 포스트모던 시대의 한국교회와 변증’에 대해 발표했다.

신국원 교수는 “포스트모던 시대 다원주의 사회는 좋든 싫든 우리가 처한 현실이자 실제이지, 단순히 논쟁하기 위한 주제가 아니다”며 “지금 이 사회에서는 모든 설득력과 타당성의 구조가 무너져 내렸고, 공적으로 인정되는 믿음과 행위의 유형이나 준거가 상실됐으며, 결과적으로 문명 충돌과 문화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커뮤니케이션과 교통·통신 기술 발달, 국제 금융 등으로 인해 ‘글로벌 빌리지’ 시대가 열리면서, 민족과 지역 정체성에 대한 위협 및 집착으로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고도 했다.

신 교수는 이러한 현실 인식에서 한국 사회에 대해 “지난 5천년간 다원주의적 상황에 처해 있었고, 이미 종교분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간 우리나라는 서구처럼 기독교가 주도적이었거나 이성주의적 전통을 갖고 있지도 않으며, 시대를 달리하면서 여러 종교가 주도한(고려=불교, 조선=유교) 특이한 사회였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압도적인 종교가 없는 현실에서 종교간 충돌의 소지는 커져가고 있고, 이미 단군상 논란이나 서울시의 해치 도입, 사학법 개정이나 종교편향, 미디어의 기독교 때리기 등 종교분쟁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

그러나 그는 종교다원주의에 대해 비판적 입장임을 분명히 밝혔다. 종교다원주의 신학에 대해서도 “이론적 근거가 약할 뿐더러, 실제적인 효과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무지와 무시, 무례 등을 범하는 기독교에 대한 자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국원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신국원 교수는 “신앙의 본질적 속성은 구원과 삶의 의미와 목적에 대한 확신일 뿐, 그러한 ‘확신 있는 신앙’이 개인적이며 사적인 독단일 필요는 없다”며 “신앙은 믿음의 근거와 증거를 보일 수 있고 공적으로 표현될 수 있어야 하는데, 한국교회는 확신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일에 있어 실패하거나 실수하는 일이 잦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변증에 있어서는 ‘적절한 자신감’을 갖고, 다양성은 존중하지만 다원주의에는 등을 돌릴 수 있는 ‘원칙에 입각한 다원주의’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드러냈다. 신 교수는 “베드로전서 3장 15-16절 말씀을 변증의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며 “먼저 우리 자신이 거룩해야 하고, 온유와 두려움(존중)으로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해야 하며, 선한 양심을 갖고 하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가능한 모든 이들과 화평해야 하고(히 12:14), 하나님의 오랜 인내를 기억해야 한다(마 13:24-40)”고도 했다.

그는 기억해야 할 변증가로 <무례한 기독교>를 쓴 리처드 마우, <정의와 평화가 입맞출 때까지(이상 IVP)>를 쓴 니콜라스 월터스토프, 선교지에서 돌아와 고국에서 다시 선교를 시작했던 영국의 레슬리 뉴비긴 등을 꼽기도 했다.

신 교수는 “포스트모던·다원주의 사회에서 효과적으로 변증을 수행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적절한 자신감을 갖춘 그리스도의 제자도를 배워 이 시대가 요구하는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일”이라며 “무엇보다 먼저 삶으로 예수 그리스도와 복음을 증거하는 일에 앞장서고, ‘필요하면 말도 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황윤관 목사(작은자교회)가 ‘종교다원 사회 속에서의 기독교 신앙변증’을, 안환균 소장이 ‘복음을 듣지 못한 시대 사람들의 구원은?’을, 박명룡 목사가 ‘왜 기독교 신관이 탁월한가?’를 각각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