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햄프셔 주의 콩코드고등학교 전경. 이 학교에서 총알이 발견된 후, 총기 폭력 근절을 위해 기도하던 학부모가 무신론자들에 의해 제지당했다.

미국에서 공립학교가 더 이상 기도의 장소가 될 수 없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무신론 단체들이 학교의 공식적인 기도회는 물론 교직원의 개인적인 기도까지 금지하려고 소송을 벌이는 가운데, 이번에는 학부모의 기도도 금지당하고야 말았다.

리자다 유레나 씨는 뉴햄프셔 주의 콩코드고등학교 내 계단에서 매일 오전 7시부터 7시 15분까지 두 손을 들고 큰 소리로 통성기도해 왔다. 기도 제목은 바로 “자녀들을 총기 폭력으로부터 보호해 달라”는 것이었다. 최근 학내 총기 사고가 빈발하면서, 이 학교에 두 자녀를 보내는 이 어머니가 간절한 마음으로 자신의 자녀와 다른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매일 기도해 온 것.

이런 감동적인 소식에 무신론 단체는 즉시 반대했다. 종교로부터의자유재단(Freedom From Religion Foundation)은 “(이런 행동은) 공립학교가 유레나 씨의 종교적 메시지를 지지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공식 항의했다. 이 단체는 최근 앨라배마 주 쿨만카운티 교육 관계자들의 학생들을 위한 자발적 기도 모임, 전미 기도의 날 위헌 소송, 하비로비 사의 기독교적 광고 등 웬만한 일에 빠지지 않는 무신론 단체다.

유레나 씨는 지난 2월 이 학교 화장실에서 두 발의 총알이 발견된 후, 매우 심각한 걱정에 사로잡혔다. 그가 걱정하며 학교를 방문했을 때, 마침 학교 계단에서는 새가 노래하고 있었다. 그 새를 따라 계단을 올라가던 그는, 지금이 기도할 때이며 이곳이 기도할 장소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두 손을 높이 들고 통성기도하는데, 왼손에는 늘 성경이 들려 있다. 그는 시편 23편 중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를 암송하고 때론 무릎을 꿇기도 한다.

무신론자들의 반대에 관해 그는 “나는 기독교를 전하고자 함이 아니다. 이 학교가 폭력으로부터 안전하길 간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경은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명령한다. 나는 우리의 평화와 사랑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오는 가을학기가 개강할 때, 학교 앞에서 유레나 씨의 모습을 볼 수는 없게 됐다. 유레나 씨는 학교가 이를 금지함에 따라 학교 바로 맞은편의 주유소에서 학교를 바라보며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런 논란을 야기한 종교로부터의자유재단은 앨라배마 주 쿨만 카운티 교육국과도 마찰을 빚고 있다. 이 교육국에서는 3년째 교직원들이 각급 학교를 돌며 학교와 학생들을 위해 기도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이 행사는 교육국이 주관하는 공식 행사가 아니며, 기독교인인 빌리 콜맨 교육감이 개인적 종교 신념에 의해서 자발적으로 동참자들과 기도하는 비공식 모임이기에 종교로부터의자유재단이 이를 제지할 법적 근거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