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현지시각) 이슬람 선지자인 무함마드를 비난했다는 이유로, 성난 무슬림들이 180여채 이상의 기독교인들 집과 상점 등을 약탈하고 불을 질러 최소 2개 교회가 불에 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 당국은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있다.

파키스탄 동북부에 위치한 라호르(Lahore) 도시의 가난한 지역인 조셉 콜로니(Joseph Colony)는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사상자에 대한 소식은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지난 2009년 고지라(Gojra) 때와 비슷하다. 당시 신성모독 혐의로 8명의 크리스천들이 불에 타 숨졌으며, 100여개 주택이 약탈되고, 50개 가옥이 불에 탔다.

샤우카트로 알려진 한 주민은 모닝스타뉴스(Morning Star News)와 인터뷰에서 “경찰은 우리의 집이 불에 타고 약탈되도록 내버려뒀다. 파키스탄에서 기독교인이 되면 무서운 대가를 치러야 한다. 기독교인이 무슬림과의 논쟁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마을 전체가 수십 명의 군중들에게 버려졌다”고 했다.

조셉 콜로니의 이발사이자 무슬림인 샤히드 이므란(Shahid lmran)은 지난 8일 이웃인 26세 기독교 청년 사완 마시(Sawan Masih)를 고소했다. 작은 당구장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당시 “예수가 가장 위대한 선지자”라고 말했고, 이므란은 사완이 무함마드를 조롱했다며 그를 고소한 것이다.

곧이어 무장한 무슬림들이 약 200여명 가량의 기독교 가정들이 살고 있는 이 지역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대부분 환경 미화원인 이들은 마시를 넘겨달라고 요구하면서 그의 집을 에워싸고 돌을 던져 창문과 문을 부쉈다. 마시는 현재 다른 지역으로 피신해 있는 상태다.

고위 경찰은 모닝스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을 전체적으로 조사할 것”이라면서 “군중들을 진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경찰은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해 마시의 아버지인 샤만 마시(Chaman Masih)를 데려다가 조사 중이다.

그러나 “샤만 마시는 아들의 모독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며 ‘이므란은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코란을 두고 맹세하라’고 도전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지역 경찰서에서는 수니파 무슬림들이 도착해 2명의 증인을 내세웠다. 경찰 관리는 “이들은 마시가 신성을 모독한 현장을 지켜봤다고 주장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몇 시간 이후 목격자들이 도착했을 때, 우리는 혐의의 진실성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추가적인 폭력과 종교적인 분쟁을 막기 위해, 우리는 마시에 대한 이번 사건을 295-C에 등록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 형법에 따르면, 295-C는 사형 혹은 종신형을 요구하는 것으로, 무함마드에 대한 모독 혐의로 고소된 자들을 대상으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