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고대 근동 문화>, <고대 이스라엘 역사>, <고대 근동 역사>.

‘고대 근동 시리즈’를 펴내고 있는 기독교문서선교회(CLC)에서 <고대 이스라엘 역사>와 <고대 근동 문화>를 잇따라 펴내며 이스라엘 역사에 관심 있는 독자들부터 성서학·역사학 연구자들 및 목회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에 나온 <고대 근동 문화(Peoples of the Old Testament World)>에서는 학자 13인이 B.C. 3000-323년 사이 고대 이스라엘 당시 13개 민족들의 기원과 역사, 언어와 문화, 정치와 경제, 종교와 관습 등에 대한 최근 발굴 자료들과 여러 학자들의 연구결과를 비교 소개하고 있다.

구약성경에 자주 등장하는 암몬인·모압인·에돔인 등 트랜스 요르단지역 문화부터, 블레셋인·이집트인·가나안인·아모리인 등 팔레스타인 부근과 멀리 수메르인·바빌로니아인·아시리아인·페르시아인 등 메소포타미아 지역까지 다루고 있다.

책에서는 이들에 대한 단순한 역사·문화적 사실 재현을 뛰어넘어, 구약성경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드러내고 있다. 페르시아를 소개하면서, 에스더와 모르드개의 이야기를 집어넣는 식이다. 책에 따르면 모르드개의 이름은 다리우스와 크세르크세스 통치시 페르세폴리스 엘람어 서판에 기록된 페르시아 관료명부에서 입증되고 있다.

모르드개는 수사의 ‘대궐문에’ 앉아있는 장면이 성경에 여러 번 등장하고 있다(에 2:19, 21, 5:9, 13). 책은 “에스더서는 페르시아의 관습과 배경에 대한 지식을 면밀히 드러내고 있다”며 “놀라운 것은 에스더서에 기록된 열두 개의 페르시아 차용어와 서른 개 넘는 페르시아와 엘람의 기원을 가진 인명들”이라고 소개했다. 에스더서는 최근 프랑스 발굴단이 수사의 아케메니드 궁전의 대문을 발견하는 데도 도움을 줬다.

리버풀대 히브리·고대셈어 석좌교수 알란 밀라드 박사는 “고대 이스라엘은 열국 가운데 살았고 그들과 교류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 민족들에 대한 지식은 성경 본문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줄 것”이라며 “성경이 종종 동시대 국가들을 정치적·종교적 이유 때문에 적대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에 대해 역사가들은 비평적으로 해석하지만, 지난 150년간 고대 근동 연구과정은 히브리 성경이 실제 현실을 얼마나 훌륭하게 반영했는지 반복해서 보여줬다”고 밝혔다.

<고대 이스라엘 역사(Ancient Israel)>는 B.C. 2000-539년 사이 고대 이스라엘 역사를 재구성하여 서술하는데 필요한 자료와 이론들을 소개·분석하고, 성경의 역사적 가치에 대한 논쟁을 개관한 후 종합 정리하면서 비평과 결론을 제시한다. 특히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의 ‘철기시대’를 다루면서는 △성서 외부자료에 의해 확인된 성서기록 △성서 외부자료로 확인되진 않지만 신뢰할 만한 성서기록 △부정확한 성서기록 △성서에서 생략되거나 누락된 역사적 사건 등의 목록을 나열하고 있다.

이 책은 논의에 앞서 성서학자들이 사회과학이나 사회인류학, 고고학 등을 ‘습관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방식에 의문을 표시하고, 성서학자 간에 이뤄진 40년간의 논쟁 등을 소개하면서 ‘잠재적 자료가 모두 고려돼야 한다’, ‘우선적 선택은 일차자료에 있다’, ‘장기지속은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각각의 에피소드 또는 사건은 그 자체의 이용가치에 따라 판단돼야 한다’, ‘모든 재구성은 잠정적이고, 논의돼야 한다’ 등 역사연구 방법상 나름의 원칙들을 수립하기도 했다.

풍부한 논의 후 책에서는 △고대 이스라엘과 유다의 역사를 기술하는 일은 다른 역사 기술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외부 자료에 의해 확인되기 전에는 성서 본문이 역사 기술에 사용돼선 안 된다는 원칙은 부적절하다 △특별한 성경의 정보는 다른 것보다 더 신뢰할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여러 자료를 통한 접근이다 △사회과학은 ‘간혹’ 자료를 이해하는 모델이나 접근방식을 제공하기도 한다 등의 결론을 내리고 있다.

CLC는 지난 2010년 초 <고대 근동 역사(A history of the ancient near east)>를 펴내 2010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신학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