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학자들의 모임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과학 교과서에서 진화론을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진화론은 현재 과학 교과서에서 유일한 창조 이론으로 이미 교육되고 있으나, 이들은 최근 교과서의 ‘시조새 삭제’ 결정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들은 5일 ‘고등학교 과학 교과서의 진화론 내용에 대한 수정·보완 가이드라인’ 발표를 통해 “진화론은 과학적 반증을 통해 정립된 현대 과학의 핵심 이론 중 하나로, 모든 학생에게 반드시 가르쳐야 할 내용”이라고 밝혔다.

학문적 논란이 되고 있는 시조새와 말 화석에 대해서는 “종의 진화 과정이 특정 방향으로 직선형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은 학생들이 분명히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를 진화론의 가치를 부정하는 근거로 왜곡하지 말라”고 했다. 시조새 외에도 공룡에서 현생 조류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는 다양한 원시 조류 화석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말의 진화 과정에 대해서는 오래된 자료(1926년)를 그대로 사용하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단순한 직선형으로 표현된 진화도를 관목형으로 대체해야 한다”며 “말 외에도 고래의 진화, 초기 양서류의 진화 등을 이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입장 발표는 과학·학문 단체 교과서진화론추진회가 과학적 사실에 위배된다며 시조새 관련 내용을 교과서에서 삭제해달라고 청원하면서 나왔다. 그간 과학계는 창조론 계열의 과학적 ‘도전’을 무시해 오다, 학문적인 증명을 통해 교과부가 이를 받아들이자 뒤늦게 이같은 대응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