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홍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야곱이 브엘세바에서 떠나 하란으로 향하여 가더니 한 곳에 이르러는 해가 진지라 거기서 유숙하려고 그 곳의 한 돌을 가져다가 베개로 삼고 거기 누워 자더니 꿈에 본즉 사닥다리가 땅 위에 있는데 그 꼭대기가 하늘에 닿았고 또 본즉 하나님의 사자들이 그 위에서 오르락내리락 하고 또 본즉 여호와께서 그 위에 서서 이르시되 나는 여호와라"(출애굽기 28장 10~13절)

나는 성경에 등장하는 많은 인물들 중에 특별히 좋아하는 분들이 있다. 그중에 한 분이 야곱이다. 내가 야곱을 좋아하는 이유는 야곱의 삶 속에서 나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은 날 야곱은 의욕이 넘치는 젊은이였다. 의욕이 지나쳐 아버지를 속여 가며 형인 에서에게로 가는 복을 가로채기까지 하였다. 이로 인하여 동생을 해치려는 형을 피하여 외갓집이 있는 하란 땅으로 피신하는 길에 올랐다.

가나안 땅에서 하란까지는 변변한 길도 없는 사막이 400Km가 넘는 거리였다. 그곳의 기후는 낮에는 뜨겁고 밤에는 기온이 급강하 하여 추위가 뼈 속에 스며든다. 한 곳에 이르러 하룻밤을 지내려고 돌베개를 하고 잠에 들려 하였다. 그가 얼마나 외롭고 후회스러웠을지는 짐작할만 하다. 그런데 그가 잠이 들었을 때에 꿈 속에서 하늘에 닿은 사다리를 보았다. 그리고 그 사다리 꼭대기에 계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되었다. 이점이 야곱의 내면세계에서 숨은 장점이다.

겉으로는 야심에 눈이 멀어 형을 속이고 아버지를 속이기까지 하였던 야곱이었지만, 내면에는 하나님을 뵙고자 하는 마음, 본질로 들어가고자 하는 마음, 영적인 삶을 추구하는 마음이 깃들어 있었다. 그러기에 꿈 속에서 하늘에 걸린 사다리를 볼 수 있었고 사다리 위 하늘에 계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뵐 수 있었다.

야곱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는 두 가지 모습이 공존한다. 일상성(日常性) 속에서 욕심에 빠져드는 일상아(日常我)가 있고 일상을 넘어 영혼의 깊은 세계를 추구하는 본래아(本來我)가 있다. 그날 밤 돌베개를 베고 자던 야곱은 망가진 자아(自我)를 넘어서서 본래의 자아(自我), 진아(眞我)를 찾으려는 고뇌가 있었기에 꿈속에서 하늘에 걸린 사다리를 보고 하나님을 뵐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 밤 나도 야곱처럼 하늘에 걸린 사다리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품고 잠자리로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