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제12장 강박증의 감별진단과 자가진단

강박증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감별진단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강박증상을 갖고 있다 해도 주된 증상이 강박증이 아닌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강박증은 때로 다른 질병에서도 동일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구분이 필요하다. 강박증 진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을 고려해야 한다.

1. 강박성과 강박증의 구분

강박증은 강박성과는 다르다. 강박증이 일반적으로 질병으로 분류된다면, 강박성은 심리학에서 강박성 성격장애로 구분된다. 강박성은 누구나 가질 수 있어 증상 정도가 높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강박증은 정도가 심한 것이어서 의학에서는 강박병 또는 강박신경증으로 구분된다. 실제 강박성 성격장애에서는 강박증의 핵심요소인 강박 관념과 강박 행동이 포함되지 않는다. 이는 강박성 정도에서 심각한 장애가 되는 정도와는 차이가 있음을 의미한다. 유사한 두 용어가 두 장애의 관련성을 시사해 주지만, 관계는 강하지 않은 것이다. 강박성 성격장애가 공황장애나 우울증 환자보다는 강박증 환자에게서 더 발견되지만, 강박성 성격장애는 강박증 중 소수에서만 발견된다. 이런 점에서 강박성 성격장애는 회피성 성격장애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유병률은 2%다.

둘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강박성 성격장애에 대해 더 알아보자. 강박성 성격장애는 세세한 것, 규칙, 스케줄 등에 대한 생각에 빠져있는 완벽주의자라 할 수 있다. 그들은 종종 세부적인 것에 너무 주의를 기울인 나머지 계획을 완료하지 못한다. 그들은 즐거움보다는 그 자체를 더 추구하며, 실수하지 않도록 의사결정을 하고, 부적절한 일을 신경쓰지 않는 시간 분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이들은 대인관계에서 모든 것이 제대로 돼야 한다고 완강하게 요구하기 때문에 어렵다.

이들은 대개 심각하고 엄격하며, 딱딱하고 형식적이거나 융통성이 없는데, 특히 도덕적인 문제에 있어서 그러하다. 이들은 낡고 쓸모없는 것들을 버리지 못하며, 심지어는 특기할 만한 가치가 없는 것들도 못 버리며, 돈을 모으는 등 인색한 경향이 있다. 물론 이런 것들이 정도가 심해지면 강박증으로 진단내릴 수는 있지만, 정확한 진단을 위해 그 차이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게다가 이런 경향성은 모두 일과 생산성에서 역기능적 몰입의 경향으로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보다 자주 발견된다.

이와 달리 강박증은 몇 가지 증상을 근거로 이뤄진다. 그것이 바로 강박 사고와 강박 행동이다. 그들은 때로 무의미하거나 비위에 거슬리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그렇지 않으면 강박적 행동에 몰두해 손님이 도착하기 전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주문하며, 청소나 공부에 앞서 책과 볼펜을 가지런하게 정렬한다. 이런 강박 사고와 행동은 너무 지속적이어서 일상생활을 방해하고, 개인적 고통을 야기하면 정상성을 벗어나 장애가 된다.

이를테면 문이 잠겼는지 다시 확인하는 것은 정상이다. 그렇지만 여러 번 확인한다면 정상이 아니다. 손을 씻는 것은 정상이지만 너무 자주 씻어 피부가 벗겨질 정도면 문제가 된다. 이런 증상은 대개 10대 후반과 20대에서 자주 일어나는데, 2-3%의 사람이 정상성의 경계를 넘어 장애를 경험하게 된다.

강박 사고가 너무나 빈번하게 발생하고 강박 의식이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낭비하게 만들면, 효과적으로 생활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이 장애의 대표적인 인물로 우리는 억만장자 비행사였던 하워도 휴즈(Haward Huse)를 들 수 있다. 휴즈는 동일한 문구를 반복해서 적곤 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병균에 대한 공포증을 발전시켜서는 강박 행동을 했다. 휴즈는 은둔생활을 하게 됐고, 비서에게 정교하리만치 손 씻기 의식을 수행하고 자신이 나중에 만지게 될 문건을 다룰 때는 흰 장갑을 끼도록 명령했다. 문과 창문에는 테이프를 발라 참모들이 만지거나 심지어는 들여다보지 못하도록 했다.

“모든 사람이 병균을 가지고 온다. 나는 부모보다 오래 살고 싶기 때문에 병균을 피하는 것”이라 설명했다. 휴즈의 증상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더 악화됐지만, 일반적으로 나이 든 사람들은 10대나 젊은 층보다 강박증의 영향을 덜 받는다. 1950년경 강박증으로 진단받은 144명의 스웨덴 사람들을 40년에 걸쳐 추적 조사한 연구를 보면, 대부분 강박 관념과 행동은 점차 약화됐지만, 완전히 회복되는 경우는 5명 중 1명에 불과했다.

2. 감별진단과 유사장애와의 감별

강박증은 몇 가지 특징을 갖는다. 그럼에도 그들은 일정 업무를 수행하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 오히려 그들은 순서가 정해지거나 추론적 또는 세밀한 작업을 요하는 직책의 업무는 잘 수행할 수 있다. 다만 예기치 못했던 변화에서는 취약점을 가지고 있어 사생활도 항상 무미건조한 상태로 지속된다. 조울증상, 특히 나이가 많아 발병하는 우울증상은 이들 강박증 환자에서 흔히 발생한다. 이런 점에서 강박증의 감별진단(differential diagnosis)이 요구된다.

강박증에서 강박 증상이 재발을 거듭할 경우 강박장애를 주된 진단으로 내려야 한다. 강박증은 심리학에서 의미하는 강박성 인격장애에 수반돼 발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감별진단이 가장 힘든 것은 어느 정도 강박 특성들을 가지고 있는 외래환자와 강박성 인격장애를 구별해야 할 경우다. 강박성 인격장애 진단은 직업적 또는 사회적 효율성이 상당히 손상된 환자들에게 내려져야 한다. 어떤 경우 강박증에서 분열성 또는 편집성 장애가 강박성 장애와 공존할 수도 있기에 감별진단에서는 다음과 같은 점도 유의하여야 한다.

1) 강박성과 정신분열증의 구분

정신분열증에도 강박증은 나타난다. 이런 점에서 강박증을 정신분열증과 혼동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강박증과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 정신분열증에 대해 잘 알아둘 이유다. 정신분열증은 사고 장애, 정동 장애, 지각 장애, 의지 및 의욕 장애로 특징된다. 사고 장애(thought disorders)는 정신분열증 환자가 자신의 논리와 법칙에 근거하여 생각한다. 그들의 사고과정, 즉 연상은 통상적 논리 연결을 잃거나 토막 토막으로 단절된다. 이같은 연상 작용의 해리가 심해지면 그들의 말은 뒤죽박죽(incoherent)되어 말하고자 하는 논리적 목표가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된다. 게다가 괴이한 비유적 표현이 섞일 때 더욱 난해해진다. 이는 정동 장애(diaturbances of affect)에서 감정표현의 깊이가 결여되어 있고, 부적합한 감정표현을 하는 것과 같다.

이같은 감정장애는 증세가 선행되거나 전혀 없는 경우도 있다. 그들은 무엇을 다양하게 느끼고 감정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능력을 잃으며, 정서의 둔마(emotional bluntness)를 보이면서 모든 일에 관심을 잃는다. 감정표현 부조화는 주로 기분과 생각 사이가 유리되고 일치하지 않은 경우이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가까운 친지의 죽음을 말하면서 킬킬거리고 웃는 경우와 같다. 바보스런 미소나 웃음, 킬킬댐 등이 관찰된다. 이같은 정서의 단절, 감정의 깊이 결여는 건강한 사람에게 편안하지 못한 느낌을 주어 환자와 서로 공감하며 정서적인 소통을 할 수 없게 된다. 환자의 부자연스러운 감정표현 때문에 환자의 기분이 대다수에게 전달되지 않는 것이다. 특히 강박증 환자들에는 정서의 전염성이 없는데, 이는 우울증이나 조증 같은 정동장애 환자의 정서 상태와 다른 점이다.

지각 장애는 정신분열증과 강박증을 구분하는 요인이다. 환자는 망상적 기분, 망상 관념, 그 밖의 요인으로 세계를 다양하게 왜곡하며 지각한다. 어떤 대상, 인물 크기, 명암, 윤곽, 소리의 강도가 이상하게 커지거나 작아지는가 하면 뚜렷했다가 흐려지는 각종 착각이 일어날 수도 있다. 환각으로서는 환청이 제일 흔하지만 환시도 드물지 않다. 환청 내용은 대개 불쾌하거나 감히 입에 담지 못할 욕설, 공격적이고 비웃는 내용 등이 흔하지만 충고, 위로, 권유 등도 있다. 환자는 처음 이러한 환청에 당황하고 공포에 질리나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조종망상과 같은 피해망상, 종교적 망상을 발전시킨다. 이런 망상은 환각에서 그 자료를 얻는 점이 특이하다.

정신분열증 환자는 대개 의지 약화에 시달리고 있다. 무엇을 하고자 하지만 어떤 결단을 내리지 못하여 멍한 채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 있다. 공부한다고 책을 펴놓고 한 페이지도 넘기지 않거나 하나의 글씨도 쓰지 않은 채 허공을 응시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현상은 그대로 자폐적 사고 때문인 경우도 많다. 관심의 결여, 행동상 후퇴를 말하는 무위증(angergia)도 이에 속하며, 우울증 유무를 가려내야 한다. 의지와 의욕이 약화된 것과는 반대로, 고집스러울 정도로 강하고 굽히지 않는 것도 정신분열증상 의욕장애의 특징이다. 대표적인 것이 함구증을 포함한 언어거부증인데, 거부증은 반드시 행동 전체를 언제나 침해하지 않고 대상 인물에 따라 선택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2) 강박증과 편집증의 구분

강박증은 증상의 측면에서 편집증과 유사하다. 특히 둘의 열등감이나 우울감, 불신감 등은 상당히 공통적이다. 편집증에서 나타나는 강박증을 혼동하지 않으려면 편집증에 대해 더 잘 알아야 한다. 편집증(paranoia)은 극적이고 지속적인 망상이 특징이기에 편집증 환자 중 과대 망상과 피해 망상을 가진 경우가 많은 편이다. 여기서 우리는 편집증에 대해 실체를 어느 정도 알아야 한다.

편집증은 사고장애나 환각을 경험하는 일 없이 망상만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편이다. 그러나 편집증의 망상은 정신분열증의 망상과는 달리 비교적 논리적이며 체계적이다. 또한 한 가지 지속적인 망상을 지속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완벽한 현실 접촉능력을 갖고 있어 생활상 다른 기능은 지극히 정상적이다. 편집증에서 피해망상이 매우 특징적인 이유다. 이런 현상은 타인이 자신을 해친다든지, 해롭게 하기 위해 어떤 행위를 하고 있다고 믿는 망상들이 속한다. 남이 자기를 미행한다는 추적망상, 자신을 죽이려 음식에 독을 탔다는 피독망상, 남이 자기를 감시하고 있다는 관찰망상, 특수한 기계를 이용해 자신의 능력을 감소시키고 있다는 망상, 자기 몰래 자신의 몸 속에 어떤 장치를 했을 것이라는 망상 등이 속한다. 이런 피해적 망상은 자신의 결함, 적개심, 불만들이 남에게 투사돼 오히려 남이 자신을 해칠 것이라고 뒤집어씌우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점에서 피해망상은 극단적 형태이며 타인을 적대하려는 내면의 동기를 세상 사람들에게 투사하는 것이다. 과대망상은 자신을 실제보다 더 위대한 사람으로 믿는 망상이다. 자신이 초능력 인간이 되었다든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영적인 힘이 자신에게 작용했다든지, “나는 예수” 라고 말한다든지, 자신은 모든 사람에게 존경받는 존재라고 한다든지 등 사실과 다른 믿음을 갖고 있는 망상이다. 이 망상들은 대개 열등감, 패배감, 불안 등을 보상하기 위해 노력하다 갖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3) 강박증과 우울증의 구분

우울증에서도 어느 정도의 강박 증상이 나타나는 것처럼 강박증에서도 우울 증상이 나타난다. 이는 우울증과 강박증상을 구분해야만 하는 이유다. 이런 구분에서는 물론 주요 증상이 중요하지만, 정신병 특성상 약간씩 증상이 섞여 나타나고 있다. 이때 확실한 것은 우울증은 기분이 저하된 정서상태가 주축이 되어 일어나는 일련의 정신증상이라는 점이다. 이런 증상은 우울 상태만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조증과 상호 교대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우울증 환자는 첫인상이 상당한 진단가치를 지닌다.

우울 상태에서는 대개 지쳐있고 외부에 관심이 없어 보이거나 슬픈 표정이고 행동도 저하되고 있는 게 특징이다. 우울 상태의 초기 혹은 경합 시기에는 모든 체험과 생활에서 정서적 공감이 없어지고 현실감이 소실되는 일종의 이인증(depersonalization)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평소 신선한 정서적 표현이 없어지거나 기분이 좋지 않고, 일상적인 일에 관심이 없어지거나 생기가 없고 자신이 어딘가 예전과 다른 목석 같은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을 갖는다. 이런 현상은 정신분열증 초기의 신경증적 장애에서도 일어나는 현상으로, 이 시기 우울증 진단은 상기 두 상태와 구별해야 한다.

우울상태가 진행되면 슬픈 정동이 점차 특징으로 드러나 환자의 표정과 태도에서 나타난다. 그 중에서도 가면을 쓴 것처럼 무표정하고 희망이 없으며 침체된 기분이고, 평소에 통상 하던 일도 어렵게 느껴지고 자신감 없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런 기분의 저조는 아침에 더 심하고 저녁이면 가벼워진다. 더 심해지면 자기 무능력감, 열등의식, 절망감, 허무감이 생기고 삶의 의미를 상실하고 그 결과 자살 의욕과 자살 기도가 생긴다. 이같은 정서 변화는 과거 자기 인생에서 후회스러웠던 일을 문제시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개 그런 객관적 사실과는 관계없이 내부에서 일어나는 정동의 병리현상이다.

우울증의 사고장애는 주로 우울 감정의 결과로 일어난다. 자기건강, 사회적 지위, 가정의 앞날, 사업의 장래성 등 모든 것이 절망적이라고 확신한다. 몸에 위험한 병이 있다고 믿는 건강염려증, 더 심하면 신체망상, 빈곤망상 인생의 의미를 상실하는 허무망상(nihilistic delusion) 등이 있고, 후회와 자책을 많이 한다. 이같은 현상은 큰 죄를 지었기 때문이라 믿는 죄업망상도 생긴다. 그 결과 자살과 죽음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피해망상이 생길 수도 있는데, 우울증에서 신체증상은 표면에 잘 드러나 병원을 찾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

환자에 따라 슬픈 정동 위주, 신체증상 위주의 우울증이 있다. 이 두 가지 증상은 함께 나타나기도 하는데, 가장 흔한 신체증상은 수면장애다. 잠들기도 힘들지만 깊이 잘 수 없고, 새벽 일찍 잠이 깨어 다시 잠들지 못한다. 우울증에서는 이 후기 불면증이 특징이다. 식욕부진(anorexia), 변비, 소화불량 같은 증상도 나타나며, 체중감소, 피로 등이 중요 증상이고 이밖에 두통, 권태감, 압박감, 월경불순, 성욕감퇴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몸이 약하다, 허약하다, 간이 나쁘다, 심장이 약하다. 뇌암이 생긴 것 같다, 위장이 나쁘다, 힘이 약하다 등을 호소한다. 그러나 강박증은 이런 우울증증상이 주된 것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이상에서 우리는 강박증이란 실로 다양한 증상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특이 증상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물론 이 증상들은 다른 정신병에도 일부분 포함된다. 그렇기에 강박증이라는 증상을 진단하는데 필수적 증상이 고찰됐으며, 아울러 유사 증상들을 다뤘다. 유사 증상들은 대개 다른 증상에 나타나는 증상들로서 강박증상으로 혼돈하기 쉬운 점에서 강박증의 주된 증상으로 구분할 수 있다. 물론 정신질병 구분을 두부를 자르듯 할 수 없지만, 외적 측면에서 뚜렷이 드러나는 것은 사실이다. 여기에는 엄격성, 반복성, 현학성, 고정성, 융통성, 유연성, 여유롭지 못한 태도 등을 들 수 있다. 이런 특징은 진단에 매우 도움이 되는 외적 현상들이다.

3. 강박증의 자가 진단

강박증상은 간단하게 체크해 볼 수 있다. 이런 것은 강박증의 자가 진단이라 할 수 있는데, 연구에 의하면 1백명 가운데 두세 명 정도는 실제로 강박장애 증상을 나타낸다고 한다. 강박증 자가 진단을 위해 포아(E. B. Foa)의 자가 진단 질문지를 제시하겠다.

1) 강박증 자가 진단(해당 항목에 O, X)

①가스불을 껐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

②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때가 많다( )

③거의 항상 불안하다( )

④건강에 대해 걱정할 때가 많다( )

⑤기억력이 좋지 않다( )

⑥길거리를 가면서 나무 숫자를 세어 본다( )

⑦손을 하루에도 몇 번씩 씻어야 마음이 놓인다( )

⑧꿈이 거의 올라오지 않는다( )

⑨나에겐 이상한 버릇이 있다( )

⑩나의 모든 물건은 항상 제자리에 있어야 한다( )

⑪나의 생활은 재미있는 일이 거의 없다( )

⑫대문이 잠겼나 확인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

⑬마음이 우울한 편이다( )

⑭무엇을 먹다가도 흘리지 않으려 무척 조심한다( )

⑮무엇이든 완벽해야 마음이 편하다( )

⑯반복적으로 올라오는 꿈이 있다( )

⑰부정적인 말들이 계속 떠오를 때가 많다( )

⑱시간을 정확히 지키지 않으면 불안하다( )

⑲실수한 것을 자꾸 반복해서 생각한다( )

⑳아무리 더워도 파리나 모기 때문에 창문을 못 열어놓는다( )

항목에서 12개 이상이면 강박증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어느 항목은 단 1개 항목으로도 강박증 진단을 내릴 수 있지만,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으로 50% 이상을 잡는 것이 타당하다. 50% 기준은 건강한 사람이라도 어느 정도 강박성은 있어야 생활이 체계적일 수 있고 성실한 삶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

2) 각 항목 관련 증상을 체크하기

씻기행동

①오염될 것 같아서 만지지 않으려는 물건이 있다( )

②바닥에 떨어졌던 물건을 다시 집어올리기 꺼려진다( )

③지나치게 집안 청소를 하는 경향이 있다( )

④과도하게 손을 자주 씻는다( )

⑤샤워나 목욕을 하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을 보낸다( )

⑥병균이나 병에 대해 지나치게 걱정한다( )

확인행동 및 반복행동

①어떤 일을 반복해서 확인하는 경향이 있다( )

②자꾸 되풀이하느라 일을 끝내기 어렵다( )

③뭔가 나쁜 일이 일어날까 반복해서 확인한다( )

④실수를 하게 될까 지나치게 걱정한다( )

⑤나로 인해 타인이 피해를 입을까봐 지나치게 걱정한다( )

⑥어떤 생각이 떠올라 뭔가를 반복적으로 하게 된다( )

정리행동

①주변 물건을 특별한 방식으로 정리해야 한다( )

②물건이 제자리에 있는 것을 확인하느라 긴 시간을 보낸다( )

③내 물건이 제자리에 없으면 즉시 알아챈다( )

④침대 커버에 아무런 구김도 없어야 한다( )

⑤어떤 물건을 특별한 패턴으로 배열해야 한다( )

⑥남들이 내 물건을 건드려 놓으면 격분한다( )

수집행동

①물건을 쉽게 버리지 못한다( )

②겉보기에 쓸모없는 물건을 주워온다( )

③몇 년간 수집물이 집안에 쌓여있다( )

④남들이 내 수집물에 손대는 것을 싫어한다( )

⑤수집물을 처분할 수가 없다( )

⑥남들은 내가 모으는 것이 쓸모없는 것이라고 한다( )

내적 강박행위

①어떤 단어나 숫자를 반복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

②불안할 때는 속으로 뭔가를 되뇌어야 한다( )

③신앙과는 무관하게 기도하는 데 오랜 시간을 보낸다( )

④‘나쁜’ 생각이 떠오르면 ‘좋은’ 생각을 떠올려야만 한다( )

⑤어떤 일을 매우 상세히 기억하거나 속으로 나쁜 결과를 막기 위한 목록을 만들어 본다( )

⑥종종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옳은 일을 생각하는 것이다( )

순수 강박사고

①의지와 무관하게 떠오르는 불쾌한 생각으로 혼란스럽다( )

②내가 하는 일상적이고 간단한 일조차도 의심스럽다( )

③내 생각을 어떻게 다스릴 수가 없다( )

④수치스럽고 위협적이거나 난폭하고 기괴한 내용의 생각이 자주 떠오른다( )

⑤나쁜 생각이 실현될까봐 두렵다( )

⑥일단 뭔가 걱정하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다( )

⑦사소한 일에도 지나치게 걱정한다( )

이상의 리스트는 매우 간단하게 검사를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더 정확한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보다 정교한 검사가 필요한 것은 물론이다. 이 중에서 각 강박증 항목에 대하여 3개 이상 체크가 되면 그 해당 항목에 관한 강박증으로 볼 수 있다.

3) 지난 몇 달간 이런 행동으로 하루 평균 어느 정도 시간을 소모했는지 적어보기

씻기행동 ( 시간)

확인 및 반복행동 ( 시간)

정리행동 ( 시간)

수집행동 ( 시간)

내적 강박행동 ( 시간)

순수 강박사고 ( 시간)

이제 기입된 시간을 모두 더한다. 만일 하루동안 특정 유형에 2시간 이상을 소모하고 있다면 자기 상태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시간이 많을수록 그만큼 강박증상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4. 결론: 강박성, 단지 성격의 문제 아닐 수도

지금까지 우리는 강박증의 감별진단과 자가 진단에 대하여 기술하였다. 강박증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 유사 증상을 구분해 내는 작업이 필요했다. 이는 강박증을 주된 증상으로 진단을 내리기 위함이었다.

강박성과 강박증의 구분에서는 강박증이 강박성과 다르다는 점이 중요했다. 강박증이 일반적으로 질병으로 분류되는 것이라면, 강박성은 심리학에서 강박성 성격장애로 구분되기 때문이다. 강박성은 누구나 어느 정도 가질 수 있기에 증상 정도가 높지 않으면 된다. 강박증은 정도가 심해 의학에서 강박병 또는 강박신경증으로 구분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박성 성격장애는 강박증의 핵심요소인 강박 관념과 행동이 포함되지 않는데, 이는 강박성 정도에서 심각한 장애가 되는 정도와 차이가 있음을 의미한다. 유사한 두 용어가 두 장애의 관련성을 시사해 주지만 그 관계는 강하지 않았다. 강박성 성격장애가 공황장애나 우울증 환자보다는 강박증 환자에게 더 발견되지만, 강박성 성격장애는 강박증 사례의 소수에서만 발견되기 때문이다. 강박성 성격장애는 회피성 성격장애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으며, 유병률은 2%로 알려져 있다.

감별진단과 유사장애와의 감별에서는 강박증이 몇 가지 특징들을 갖는다는 점이 강조됐다. 물론 그들은 일정한 업무를 수행하는데 별다른 문제를 보이지 않았는데, 그들은 순서가 정해지거나 추론적 또는 세밀한 작업을 요하는 직책의 업무는 잘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예기치 못했던 변화에는 취약점이 있기에 사생활도 항상 무미건조한 상태로 지속되는 점을 놓치지 말아야 했다. 조울증상, 특히 나이가 많아 발병하는 우울증상은 강박증 환자들에게 흔히 발생한다는 점에서 강박증 감별진단이 요구된 것이다. 이를 위해 강박성과 정신분열증의 구분, 강박증과 편집증의 구분, 강박증과 우울증의 구분 등이 함께 다뤄졌다.

강박증의 자가 진단에서는 강박증상을 간단하게 체크할 수 있는 항목을 제시했다. 연구에 의하면 1백명 가운데 두세 명 정도는 실제로 강박장애 증상을 나타낼 수 있는 점에서였다. 여기에는 강박증 자가 진단, 각 항목 관련 증상 체크하기, 지난 몇 달간 이런 행동으로 하루 평균 어느 정도 시간을 소모했는지 적어보기 등이 제시되었다.

이런 노력으로 강박증이 생활 속에 많이 확산돼 있음이 확인됐다. 이런 증상은 더 많은 이해를 필요로 하기에 진단을 위한 기초 작업이 실시돼야 했다. 오늘도 여전히 강박증을 단순히 성격 문제로만 인식하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중요한 질병으로 인식하는 기초가 마련됐다고 보는 것이다. 강박증을 기초부터 확실하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