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fo 500 아시아 국제컨퍼런스가 총신대 제2종합관 카펠라홀에서 진행되고 있다. ⓒ김진영 기자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프로젝트인 ‘Refo 500’(Reformation 500의 약자)의 아시아(Refo 500 Asia) 국제컨퍼런스가 25일 서울 총신대학교(총장 정일웅)에서 ‘종교개혁과 아시아’를 주제로 한국과 일본, 대만 신학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컨퍼런스는 개회예배를 시작으로 세 번의 주제발제와 축하공연 및 분과발제 순서로 진행됐다. 개회예배에선 박명수 교수(서울신대 교회사)가 기도했고 조엘 비키 미국 퓨리탄리폼드신학교 총장이 설교했다. 김상복(횃불트리니티대학원대학교)·정일웅 총장 등이 격려사와 축사를 전했다.

‘청교도의 희생적 열심’을 제목으로 설교한 조엘 비키 총장은 “위대한 종교개혁자들과 청교도들은 날마다 하나님 앞에 회개했다”며 “그들이 존경받는 것은 그 어떤 위대한 일 때문에 아니라 날마다 죄와 싸웠던 열심과 회개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날 우리가 하나님과 성경 중심인가. 우리의 열심이 그저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하나님을 위한 것인지를 매일 물어야 할 것”이라며 “과거 종교개혁자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죄와 싸우는 열심과 스스로를 개혁하려는 열정으로 오늘을 살고, 또 그렇게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자”고 전했다.

영상으로 축사를 전한 ‘Refo 500’의 회장 헤르만 셀더하위스 박사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프로젝트가 독일을 비롯한 유럽은 물론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세계 각지로 퍼지고 있다”며 “특히 아시아에서의 활발한 활동에 매우 기쁘다. 이번 국제컨퍼런스를 통해 Refo 500 아시아가 더욱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김상복 총장은 격려사에서 “21세기는 아시아의 시대다. 아시아는 전체 대륙의 20% 정도 크기지만 전세계 인구의 절반을 담고 있다”며 “종교개혁을 기리는 Refo 500 프로젝트에 있어서도 아시아, 그 중에서도 한국의 역할은 매우 클 것이다. 오늘 우리가 이 시대의 칼빈과 루터가 된다면 종교개혁이 다시 아시아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일웅 총장도 “이번 국제컨퍼런스가 아시아와 전세계에 복음의 빛을 전하는 자리가 되길 원한다”며 “종교개혁은 유럽에서 일어났지만 지금 유럽의 교회들은 무너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교회의 역할이 매우 크고 그 과정에서 Refo 500 아시아는 하나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국제컨퍼런스의 주강사로 나선 일본인 신학자 와타나베 노부오 박사(전 아시아 칼빈학회 회장)은 ‘종교개혁과 아시아’를 제목으로 한 발표를 통해 “이사아 교회의 역할은 아시아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매우 막중하다. 그렇기에 종교개혁자들이 붙들었던 그 정신을 반드시 본받아야 한다”며 “그러나 전략적인 면에 있어선 서구와 아시아는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부오 박사는 “그러한 차이는 서구와 아시아 모두를 보다 더 종교개혁의 정신으로 가깝게 다가가게 할 것”이라며 “그러므로 서구의 교회는 이시아 교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이 갖는 의미는 서구와 아시아 모두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국제컨퍼런스는 25일과 26일 이틀간의 일정으로 진행됐다. 26일은 장소를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로 옮겨 대만과 한국의 교수들이 주발제자로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다.

네덜란드에 본부를 두고 있는 ‘Refo 500’은 국제적인 종교개혁 연구 및 네트워크 기관으로 전 세계 88개 국가가 동참하고 있다. ‘Refo 500’은 유럽과 미국에서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2017년까지 학술 컨퍼런스, 강의, 전시회, 콘서트, 종교개혁 투어, 출판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진행되는 기념 프로젝트다. 총신대는 올초 ‘Refo 500’의 아시아 지역 협력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Refo 500 아시아’의 프로젝트 매니저인 안인섭 박사(총신대)는 “Refo 500은 조직신학과 교회사를 전공한 학자들만의 행사가 아니다. 성경신학과 언어학, 실천신학, 예술 등 기독교와 관계된 모든 분야를 위한 것”이라며 “‘Refo 500 아시아’는 한국 뿐 아니라 모든 아시아 지역 교회가 종교개혁의 정신으로 서로 연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