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로교총회 설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세미나가 7일 서울 새문안교회(담임 이수영 목사)에서 ‘종교개혁의 어제, 오늘, 미래’를 주제로 열렸다. 새문안교회는 故 언더우드 선교사가 세운 국내 첫 장로교회다.

‘한국장로교총연합회’와 ‘종교개혁500주년기념사업회’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국장로교신학회’가 주관한 이날 세미나는 개회예배에 이은 주제발표, 4개의 분과발표, 패널토의 순서로 진행됐다. 주제발표자로는 고신대 이상규 박사와 독일 하이델베르크 신학대학교 미하엘 벨커(Michael Welker) 교수가 나섰다.

▲한국장로교총회 설립 100주년 학술세미나가 서울 새문안교회에서 열리고 있다. ⓒ김진영 기자

계층적 감독교회화 된 한국의 장로교회

특히 이상규 교수는 ‘한국장로교 100주년, 역사적 고찰’을 주제로 발표하면서 오늘날 한국 장로교회들이 가진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그 개선 방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이 교수는 이날 ‘존 칼빈 탄생 500주년 기념사업회’(대표회장 이종윤 목사)가 수여하는 ‘올해의 신학자’로도 선정됐다.

이 교수는 “역사적으로 볼 때 장로교는 중세적 계층구조를 반대하고, 교회의 자율과 독립을 강조하는 이중적 성격이었다”며 “로마 가톨릭의 중세적 계층구조를 부정하는 방식은 회중교회와 같은 개교회주의를 택하든가, 아니면 교직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소위 자유교회를 지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장로교회는 제도적으로 이런 양 극단을 지양한다. 즉 교회의 계층화를 반대하지만 그렇다고 개교회주의나 자유교회적 경향을 지지하지도 않는다”며 “하지만 이것이 장로교의 역사적 전통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의 장로교회는 앞의 양 극단의 형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규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바로 “천주교와 같은 교회구조의 계층화와 교권이 행사되고 있는가 하면, 그 반대적 경향, 곧 개교회적 경향도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특히 한국의 장로교회가 감독교회화 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며 “뿐만 아니라 노회, 총회가 권력화되어 교권을 행사하는가 하면 정치집단화 되어 자기 집단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한국교회 일각에서 나타나는 개교회적 경향은 따지고 보면 교회 구조의 계급화, 과도한 교권 행사 혹은 교회 조직에서의 정치집단화에 대한 반동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한국장로교회의 교권주의를 비판했다.

이 교수는 이런 교권주가 나타나는 것은 “장로교회 제도에서 오는 내적 원인과 한국의 문화현실에서 오는 외적 원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며 “내적 원인은 장로교회가 감독교회 정치에 대한 반발로 나왔지만 제도적으로 감도교회화 혹은 교권의 권력화가 될 소지가 있다는 점이고 외적 원인이란 한국이 처한 유가(儒家)적 문화 토양에서 교회구조의 계급화가 일어날 소지가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교회연합의 현실적 방안: ‘일(1) 교단 다체제’

그는 한국장로교회의 이런 교권주의가 결국 교회 분열을 불러왔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한국 장로교회는 피선교지에서 유래가 없는 급성장한 교회지만 동시에 과도하게 분열된 교회로 알려져 있다”며 “한국교회는 성장하면서 분열했고 분열하면서 성장해왔다. 거듭된 분열을 거쳐 현재는 약 250여 개 교단으로 나뉘어져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런데 교회연합은 어느 시대나 용이하지 않았고 분열은 쉬우나 연합은 더욱 어렵다는 점을 지난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면서 “현실적으로 교단간의 완전한 통합은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런 한국의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이종윤 박사가 제시한 ‘일(1) 교단 다체제’ 방식이 연합의 현실적 가능성을 보여주는 이상적인 형태로 보인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그는 “동일한 신앙고백을 공유하는 장로교회가 연합해 일단 일(1) 교단을 이루고, 잠정적으고 체제의 다양성을 인정하되 점진적인 조직의 연합과 통일을 추구해 가면 분열의 상처를 치유하게 될 것”이라며 “이와 같은 연합은 오늘의 장로교회가 추구해야 할 우선적인 과제일 것이다. 이런 연합이 이뤄진다면 이는 21세기 한국교회 종교개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발표에 앞서 인사말을 전한 새문안교회 이수영 목사는 “한국교회에 많은 문제가 있지만 그 중 세 가지를 꼽는다면 교회 분열과 멈춘 성장, 그리고 대사회적 신로도 추락”이라며 “왜 교회가 분열되었는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어가던 교세는 왜 감소세에 이르렀는지, 교회는 왜 사회로부터 비판을 받는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에 대한 신학자의 책임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