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근 목사(온누리선교교회).
16:1 삼손이 가사에 가서 거기서 한 기생을 보고 그에게로 들어갔더니 2 혹이 가사 사람에게 고하여 가로되 삼손이 여기 왔다 하매 곧 그를 에워싸고 밤새도록 성문에 매복하고 밤새도록 종용히 하며 이르기를 새벽이 되거든 그를 죽이리라 하였더라 3 삼손이 밤중까지 누웠다가 그 밤중에 일어나 성문짝들과 두 설주와 빗장을 빼어 그것을 모두 어깨에 메고 헤브론 앞산 꼭대기로 가니라

가사(Gaza)는 블레셋의 5대 성읍 중 가장 으뜸가는 성읍이다. 사무엘상의 언약궤 사건에서 보면 블레셋은 다섯 개 주요 성읍의 다섯 방백이 집단 지도체제를 구축하여 나라를 이끌어가는 것 같다(6:4, 27절 참조). 블레셋에 관하여는 그 왕의 이름이 나와 있지 않다. 삼손은 당시 블레셋의 수도격인 성읍에 단신으로 가서 기생의 집에 들어갔다. 그가 기생의 집에 들어간 것은 하나님의 사람으로서 합당한 처사가 아니다. 그럼에도 그가 그렇게 용감하게 그 성읍에 들어가 그의 엄청난 힘을 발휘하여 블레셋의 심장부에 일격을 가한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하겠다. 블레셋으로 하여금 이스라엘을 함부로 할 수 없는 존재로 인식하게 한 것이다.

블레셋 사람들은 삼손이 가사에 왔다는 말을 듣고 그를 잡으려고 매복하였다. 그들은 나름대로 작전을 세워 조용히 하며 밤새 기다렸다. 그러나 삼손은 그것을 이미 알았다. 그들은 새벽이 되면 삼손을 죽이려 하였지만 삼손은 한밤중에 일어나(아마 삼손은 이 일을 위해 그 성읍에 왔을 것이다) 성 문짝과 두 설주와 빗장을 빼어 모두 어깨에 메고 헤브론 앞산 꼭대기로 갔다. 블레셋 사람들은 충격과 고민에 휩싸였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들이 외적으로는 이스라엘을 점령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뜻대로 해볼 수 없는 강력한 하나님의 능력이 존재하고 있음을 감지한 것이다. 가사 성읍은 견고하였을 것이고 그 성문의 크기며 그 두 문짝과 설주 등 전체가 어마어마한 무게였을 것이다. 삼손은 블레셋의 자랑이며 심장부인 가사를 비웃기라도 하듯 그 모든 것을 부서뜨려 헤브론으로 메고 갔다. 그 성의 문짝과 설주와 빗장을 빼버린 것은 블레셋이 이스라엘에 의해 강타내지는 패배당했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Lange).

우리는 여기서 삼손이 도덕적으로 잘못된 행동을 했음에도 그 결과는 이스라엘을 위한 것이었음을 보게 된다. 아마 그는 자신이 잘못된 사람처럼 보일지라도 이스라엘을 구하기 위해 어떤 것이라도 불사했는지 모르겠다. 모든 면에서 올바르게 행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님의 백성에게 아무런 도움도, 구원도 주지 못하는 영성과 대조를 이루는 듯하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사람을 외면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움을 보게 된다. 물론 삼손에게 성적(性的)으로 부패한 부분이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그에게는 이스라엘 전체의 구원과 해방을 위해 온 몸과 마음을 드린 귀중한 섬김이 있었다. 가사와 헤브론 간의 거리는 약 62km 정도이니 상당히 먼 거리이다. 블레셋 중심 도시의 성문을 떼어다 유다 중심부인 헤브론에 옮겨놓은 것은 완전한 승리의 상징이다(Cassel). 하나님은 그분의 백성 전체가 하락하고 무력할 때 한 사람이라도 일으키시어 그분의 승리와 능력을 전시하신다.

4 이후에 삼손이 소렉 골짜기의 들릴라라 이름하는 여인을 사랑하매 5 블레셋 사람의 방백들이 그 여인에게로 올라와서 그에게 이르되 삼손을 꾀어서 무엇으로 말미암아 그 큰 힘이 있는지 우리가 어떻게 하면 그를 이기어서 결박하여 곤고케 할 수 있을는지 알아보라 그리하면 우리가 각각 은 일천일백을 네게 주리라 6 들릴라가 삼손에게 말하되 청컨대 당신의 큰 힘이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으며 어떻게 하면 능히 당신을 결박하여 곤고케 할 수 있을는지 내게 말하라 7 삼손이 그에게 이르되 만일 마르지 아니한 푸른 칡 일곱으로 나를 결박하면 내가 약하여져서 다른 사람과 같으리라 8 블레셋 사람의 방백들이 마르지 아니한 푸른 칡 일곱을 여인에게로 가져오매 그가 그것으로 삼손을 결박하고 9 이미 사람을 내실에 매복시켰으므로 삼손에게 말하되 삼손이여 블레셋 사람이 당신에게 미쳤느니라 하니 삼손이 그 칡 끊기를 불탄 삼실을 끊음같이 하였고 그 힘의 근본은 여전히 알지 못하니라 10 들릴라가 삼손에게 이르되 보라 당신이 나를 희롱하여 내게 거짓말을 하였도다 청컨대 무엇으로 하면 당신을 결박할 수 있을는지 이제는 내게 말하라 11 삼손이 그에게 이르되 만일 쓰지 아니한 새 줄로 나를 결박하면 내가 약하여져서 다른 사람과 같으리라 12 들릴라가 새 줄을 취하고 그것으로 그를 결박하고 그에게 이르되 삼손이여 블레셋 사람이 당신에게 미쳤느니라 하니 삼손이 팔 위의 줄 끊기를 실을 끊음같이 하였고 그때에도 사람이 내실에 매복하였었더라 13 들릴라가 삼손에게 이르되 당신이 이때까지 나를 희롱하여 내게 거짓말을 하였도다 내가 무엇으로 하면 당신을 결박할 수 있을는지 내게 말하라 삼손이 그에게 이르되 그대가 만일 나의 머리털 일곱 가닥을 위선에 섞어 짜면 되리라 14 들릴라가 바디로 그 머리털을 단단히 짜고 그에게 이르되 삼손이여 블레셋 사람이 당신에게 미쳤느니라 하니 삼손이 잠을 깨어 직조틀의 바디와 위선을 다 빼어내니라 15 들릴라가 삼손에게 이르되 당신의 마음이 내게 있지 아니하면서 당신이 어찌 나를 사랑한다 하느뇨 당신이 이 세 번 나를 희롱하고 당신의 큰 힘이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을 내게 말하지 아니하였도다 하며 16 날마다 그 말로 그를 재촉하여 조르매 삼손의 마음이 번뇌하여 죽을 지경이라 17 삼손이 진정을 토하여 그에게 이르되 내 머리에는 삭도를 대지 아니하였나니 이는 내가 모태에서 하나님의 나실인이 되었음이라 만일 내 머리가 밀리우면 내 힘이 내게서 떠나고 나는 약하여져서 다른 사람과 같으리라

1. 삼손의 여성편향 행동은 여전했다. 이는 분명 죄이고 잘못된 처사다. 맨 처음 블레셋 여인을 아내 삼은 것은 십분 이해할 수 있더라도 두 번째로 기생집에 간 것은 잘못된 것이고 세 번째 들릴라를 사랑한 것은 완전한 올무에 걸려든 것이다. 삼손은 점점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었다. 들릴라는 아마 블레셋 여인이었을 것이다. 성경에는 그가 블레셋 여인이라는 것이 명기되어 있지 않지만 적어도 그녀는 블레셋 편의 사람이었다. 그녀는 전적으로 블레셋 사람들에게 이용당하고 있었고 삼손은 그녀에게 농락당하고 있었다.

2. 또 한편 그녀는 돈에 매수된 여자였다. 하나님의 역사를 대적하는 원수의 역사는 많은 때 돈에 매수당한 데서 일어난다. 다시 말하면 돈을 사랑하고 돈의 위력 앞에 꼼짝 못하는 사람들이 사탄에게 사용된다는 말이다. 블레셋 방백들은 들릴라라는 여자를 은 일천 일백에 매수했다. 들릴라는 블레셋 방백들에게 가시 같은 존재인 삼손을 가까이하고 있었기 때문에 돈을 벌 수 있는 호기를 만난 것이다. 즉 들릴라는 스스로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가치를 향상시킨 것이 아니라 블레셋 사람들의 주된 적을 가까이하고 있었기에 주가가 올라간 것이다.

6절의 들릴라의 질문은 자신의 질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사주받은 질문이다. 돈으로 매수된 자는 자기가 하나님께 받은 것을 말할 수 없고 매수자의 말을 하게 된다. “들릴라가 삼손에게 말하되 청컨대 당신의 큰 힘이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으며 어떻게 하면 능히 당신을 결박하여 곤고케 할 수 있을는지 내게 말하라”. 음녀의 마음 속에는 순수한 사랑 대신 돈의 힘이 작용하고 있었고 육체의 정욕의 노예가 되어버린 삼손의 속에는 하나님의 백성에 대한 사랑은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정욕을 이길 힘이 없었다.

3. 여기서 우리는 사탄의 전략 중 몇 가지를 볼 것이다. 첫째는 사탄이 가까운 사람을 통해 역사한다는 것이다. 즉 친구나 가까이 있는 사람, 소위 가장 신뢰하기 때문에 모든 비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을 통해 마귀는 역사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사람의 약점을 공략한다. 삼손은 특히 육체의 정욕 면에서 약했다. 셋째는 그 공격이 집요하다는 것이다. 한번 해서 안 되면 두번, 세번, 네번, 넘어뜨릴 때까지 계속한다. 제아무리 힘센 삼손이더라도 집요한 공격 앞에서는 넘어지고 말았다.

4. 먼저는 푸른 칡 일곱으로 결박하라고 했고 두 번째는 쓰지 아니한 새 줄로 결박하라고 했다. 삼손이 들릴라의 조르는 말에 이렇게 거짓으로 알려주었다는 것은 알려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었다는 말이다. 죄를 짓고 잘못 길을 가는 사람이 전혀 자신이 잘못되는 것을 모르고 빠져들어 가는 일은 없다. 알면서도 유혹에 못 이겨 죄악의 수렁으로 깊이깊이 빠져 들어가는 것이다.

세 번째 답변은 위험수위에 가까이 왔는데 이는 그의 나실인으로서의 특징인 머리털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머리털 일곱 가닥을 위선에 섞어 짜면 힘이 없어진다고 알려주었다. 위선이란 베를 짤 때 날줄을 의미하는데 머리가닥을 날줄에 섞어 짜면 그 힘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삼손의 머리털은 날 때부터 삭도를 대지 않은 나실인의 머리털로서 매우 귀한 것이었다. 삼손은 이것이 자신의 하나님 앞에서의 용도가 끝나는 일인데도 마음눈이 어두워져 냉철한 판별력을 잃은 채 지금 부주의한 태도로 여인과 대화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육체의 정욕과 인간적인 애정이 하나님의 일과 은사를 압도하고 있었다.

5. 15절에서 들릴라는 필사적으로 삼손을 압박했다. “들릴라가 삼손에게 이르되 당신의 마음이 내게 있지 아니하면서 당신이 어찌 나를 사랑한다 하느뇨 당신이 이 세 번 나를 희롱하고 당신의 큰 힘이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는 것을 내게 말하지 아니하였도다 하며 날마다 그 말로 그를 재촉하여 조르매”. 삼손은 마음이 번뇌하여 죽을 지경이 되었다(16절). 애정의 포로가 된 삼손은 17절에서 진정을 토하고 말았다. 이는 주님과 아무 관계도 없는 육체의 여인에게 하나님의 비밀한 일을 누설한 것이다.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모든 종들이 슬퍼할 일이다!

“삼손이 진정을 토하여 그에게 이르되 내 머리에는 삭도를 대지 아니하였나니 이는 내가 모태에서 하나님의 나실인이 되었음이라 만일 내 머리가 밀리우면 내 힘이 내게서 떠나고 나는 약하여져서 다른 사람과 같으리라”. 그는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한낱 여인의 애정과 육체의 향락에 내어준 꼴이 된 것이다. 그는 자기에게 닥칠 불행을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순간의 육체의 정욕과 향락은 그의 눈을 완전히 어둡게 만들었고 그는 비밀을 누설해버리고 말았다. 이 일과 더불어 르우벤의 간음, 에서의 실패, 발람의 죄악, 가인의 육체, 이 모든 것은 다 거룩한 하나님의 길에서 한 순간의 부주의로 말미암아 일어난 유감스러운 실패라는 점에서 매우 슬프고 안타까우며 그 성질이 유사하다.

6. 블레셋 방백들은 은을 가지고 여인에게 왔다. 그 여인에게 삼손은 돈벌이였다. 음탕한 여인 들릴라는 삼손으로 자기 무릎을 베고 잠들게 한 다음 그의 말대로 머리 일곱 가닥을 다 밀어버렸다. 일곱 가닥은 지난 번 작업을 해놓은 것이다. 사탄은 이렇게 한 단계 한 단계 역사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완전히 무너뜨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