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렬 박사(한일장신대·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제4장 우울증의 병리적 특징

우울증은 일정한 병리적 특징이 있다. 이는 정서 장애로 순환정감병(循環情感病)이라 한다. 정서 순환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정서 문제 외에도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우울증의 정서적 문제는 대개 감정 순환의 문제이지만, 때로는 사고와 관련되고, 나아가 신체 증상에 이르기까지 형태가 실로 다양하다. 그런 점에서 우울증의 병리적 특징을 구분하는 능력이 치료자에게 요구되고, 동시에 증상에 따른 대응도 중요시된다. 증상의 유형과 이에 따른 대응이 치료의 기초라는 점에 착안해 병리적 특징에 중점을 두고자 한다.

1. 우울증의 병리적 기초

우울증은 기분 저하가 가장 특징적이다. 우울증 환자들은 병리적으로 심각한 정신에너지 저하로 인해 지속적으로 억눌리고, 염세적이며, 최소한 회의적인 인생관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은 끊임없는 인생의 불안과 세계의 불안에 짓눌려 외면적으로 확신과 신뢰가 결여돼 있고, 천진한 기쁨을 느끼는 능력도 결여돼 있다. 이런 점은 그들에게서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고 인정되는 증거다. 그들은 무엇을 봐도 그 뒤 어두운 면만 본다.

이처럼 우울증 환자들이 부정적으로 보는 태도는 인지 도식(圖式)에 기초한다. 부정적인 것을 만들어내는 일종의 틀(frame)로서 작용하는 것이다. 그들이 부정적으로 인지하는 부정인지도식(否定認知圖式)은 모든 것을 그르치게 만드는 원천이라는 점에서다. 이는 마치 깜깜한 동굴 안에서 사물을 어둡게 보려는 태도를 갖게 만들기 때문에 그들의 번민은 점차 일상생활의 과제에서 다른 데로 옮겨가게 돼 잠시도 쉬지 못한다. 그런 경향은 심리적으로 경험되는 온갖 근심, 자책, 존재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회의(懷疑) 등이 지배적인 이유다.

그들의 인지적인 측면이 사고를 부정적이게 만들고, 사고에 이어 나타나는 감정도 침울하게 경험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이들의 침울한 경험은 때로 심각하게, 지속적으로 체험되고 정신적 위기로 유도된다. 그들은 침울한 기분에서 스스로 빠져나오고 싶지만, 쉽지 않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은 즐거움보다 오히려 현실적인 위기가 빠져나오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위기는 그 사람을 번민에서 빠져나오게 할 수 있지만, 즐거운 체험은 그렇게 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것도 짧은 기간에만 가능하다. 다른 번민이 다시 찾아들기 때문인데, 이를 보면 불안의 원인은 밖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서 나온다고 봐야 한다. 외부적인 근심 걱정이 잠시 지나가면 그와 상관없어 보이는 다른 걱정이 다시 찾아드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러나 이런 경우 그들의 불안이나 번민은 현실적인 곳에 밀리는데, 억지로 갖다 붙인 걱정거리나 순수한 내적 괴로움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자기 마음을 불안하게 만든다. 이때 그들을 위협하는 어떤 현실적 문제가 나타나면 그들의 번민은 곧 다시 사라지는 특징을 갖는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하나의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우울증 환자에게는 특이한 역설(아이로니)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한 가지 기쁨이 슬픔을 무산시키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다른 슬픔이 그 슬픔을 해소시키는 일종의 연극성이 존재한다. 이런 연극성은 그들이 수많은 가면과 가장(假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이들은 불안성(Angstmanie)이나 도피광(Fluchtmanie)이라는 말에 어울리게 기분이 좋지 않은데도 매우 명랑하고 활동적인 것 같아 보인다. 이들의 기조 기분(Grundstimmung)은 균형잡힌 고도의 감정자(Hyperthymiker)처럼 어떤 일정 기질(Temperament)과 밀접하게 결부되지 않는다. 대개 고도의 감정자는 다혈질(sanguisch)인데, 우울증 환자는 조용하지만 드물게 점액질(phlegmatisch)인 경우도 있다.

엄격한 의무감은 이들의 특징이다. 대부분의 우울증 환자는 겉보기에 힘이 없는 것과 달리 내면으로는 지칠 줄 모르게 활동하는 엄격한 의무감의 소유자다. 아마 활달한 기분이 마음을 차지할 수 없기 때문인데, 그런 점에서 아무리 성공해도 그다지 즐겁지 않으며 모든 휴식에도 별다른 효과가 없다. 그러면서도 대부분 상당히 거만하다. 경쾌하고 단순한 사람들을 흔히 소박하다고 핀잔하거나 심지어 천박하다고 비웃으면서도 고통받는 자신을 고귀한 사람이라 느낀다. 그런가 하면 다른 우울증 환자들은 고통 속에서 가치를 인정한다. 그것은 그들을 사색과 번민, 삶의 권태와 내적으로 구제를 바라는 요구를 확고히 하려는 성향과 함께 견고한 세계관을 갖도록 인도하며, 혹은 이를 얻으려 고심하지만 대개 실패로 돌아간다.

이런 실패와 달리 전혀 다른 모습도 있다. 그들의 외부적 생활수행에서는 때로 관능에 치우친 세련된 심미주의(審美主義)다. 그들의 마음 속 절망을 수식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연장선에서 작은 것에 관심을 갖고 보살피는 것도 포함되는데, 모든 큰 것은 의심스럽게 보기 때문이라 보아야 한다. 반면 외적인 생활과 행동을 소홀히 하는 경향도 있다. 관심 가는 일에만 특별한 관심을 보이는 것이다. 이는 그들이 갖는 우울 증상에 따른 결과다.

이처럼 우울증 환자들이 매우 다른 변화를 보이는 것은 우울적 변이 때문이다. 실제 그들은 개인 특성에 따라 변이가 존재하므로 우울변이(schwermuetige Varianten)와 불쾌변이(missmutige Varianten)도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우울변이는 사람으로 말하면 정(情)에 약하고 자애로우면서 겁이 많거나 쉽게 낙담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이다. 반면 불쾌변이는 냉혹한, 불평 많은, 심술궂은, 의심 많고 쉽게 화내고 타박을 늘어놓고, 심지어 못된, 남의 불행을 고소해 하는 우울증 환자다. 이런 시각에서 이들의 운명에 대한 염세주의는 불쾌변이의 우울증 환자에게 일종의 광신적 모습을 보일 수 있고, 또 어떤 일이 잘 안 됐다고 생각되면 쾌재를 부른다. 이런 모습은 이들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일이 일어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보는 대목이다. 이는 인간의 정상적 모습이 아니므로 정신의 상태가 매우 악화된 것으로 봐야 한다.

2. 우울증과 정서의 병리적 특징

우울증은 근본적으로 정서 문제라고 했다. 이들에게 부적절한 정서는 감정이 자유롭지 않은 순환 장애를 일으킨다. 신체에 혈관이 있어 혈액이 순환하듯 정서도 순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상적으로 순환되지 않는 정서 문제는 부정성을 바탕으로 인지 측면과 사고 측면이 작용한 결과다. 이들에게 부정적인 인지는 바람직하지 못한 사고를 하게 만들고, 그런 작용이 부정적 정서로 나타나는 요인이다. 그러면 ‘우울하다’는 것은 이미 매우 정서적 표현이 된다. 이런 부정적 정서는 이들 사고에 행동에 영향을 주는 특이한 형태로 결과적으로 이들에게 ‘내리누르는 상태’를 경험하는 원인이다. 이들의 부정적 정서와 관련된 것들은 다음과 같다.

1) 슬픔

슬픔(sadness)은 우울한 감정으로 우울증 환자들이 경험하는 1차 정서다. 슬픔은 인간이 갖는 가장 기본적인 정서이기에 우울증 환자도 예외는 아니다. 그럼에도 이들에게 경험되는 슬픔은 주로 상실과 실패로 인해 발생되며 자기 침체나 무행동을 유발한다. 이런 슬픔은 대개 중요한 물건이나 사람을 잃었을 때, 실패를 경험할 때 나타난다. 이러한 상실 경험은 육체·사회·정신·인식적으로 나타나는 상실과 근심의 표현이어서 이들에게 슬픔은 인생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어떤 부분이 없어지는 경우 생긴다. 이런 슬픔이 일어나는 상황은 대상 상실이나 자기 존중감 상실, 관심과 애정 상실, 가치나 역할 상실에서 비롯된다. 특히 사랑하던 사람이나 다른 중요한 사람이 사망했을 때 가장 강렬한 슬픔이 유발되므로 감당하기 어려운 깊은 슬픔을 경험하게 한다.

대부분의 우울증 환자들은 어느 정도 슬픔과 불행감을 느낀다. 그들에게 슬픔은 주기적으로 반복되기도 하고, 이러한 정서 문제로 무력한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저는 온몸으로 슬픔을 느껴요”라고 말하는 환자들도 있는데, 특히 통증에 대한 대처능력이나 저항력이 낮을 때 종종 슬픔의 고통을 겪기도 한다. 이런 슬픔은 정서에서 분명히 특이한 고통으로 인식해야 한다. 환자는 종종 “저는 이런 느낌을 견딜 수가 없어요”, “저는 언제나 끔직한 기분이에요”, “저는 항상 비참할 거예요” 등이라 생각하며 우울감을 증폭시킨다. 정당한 근거 없이 우울감을 증폭시키는 슬픔의 태도는 인지적 왜곡에 해당한다. 그러나 슬픔을 유발하는 환자의 인지 문제가 항상 분명한 것은 아니므로 슬픔의 감정을 유발하는 사고를 찾아낼 수 없을지 모른다.

슬픔에는 정상적인 것과 병리적인 것이 있다. 정상적인 슬픔은 생활에서 경험하는 것으로 대개 순간적이거나 일정 기간 동안 일어나는 특성을 갖는다. 그러나 병리적 슬픔에는 일정 기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 슬픈 경우다. 우울증 환자의 슬픔은 이런 점에서 병리적이다. 이들의 슬픔은 현실을 바꿀 수 없다는 무력감이나 절망감에서 비롯되지만, 때로 후회나 죄책감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은 상당 기간이 지나도록 슬퍼한다. “우울증 심한 환자의 눈은 촉촉히 젖어 있다”는 표현은 슬픔이 얼마나 우울증의 상징인지 깨닫게 한다.

눈물은 슬픔의 표현으로 감정이 극대화된 상태다. 자식을 잃었거나 남편이나 아내를 사별한 사람이 반응성 우울증에 사로잡힌 경우 생각만 해도 쉽게 눈물이 나온다. 이들의 눈은 한동안 축축하게 젖어 있으며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자신이 조금만 조심하거나 잘 했더라면 죽지 않았으리라는 후회와 죄책감 때문이다. 그러나 누가 보기에도 합당한 슬픔이라 해도, 정도를 넘어서면 병리적이 된다.

2) 분노

분노(憤怒)는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특성의 부정적 감정이다. 대개 상대방이 자기 요구의 실현을 부정하거나 저지하는 데 대한 저항의 결과로 표출된다. 타인의 말이나 행동에 자아의 안정이 무너지거나 위협을 받는다고 판단되면 일어난다. 맹목적 공격이나 파괴의 충동이 아니라, 자신의 기대나 욕구도 무너진다는 판단에서 시작된다. 이처럼 부정적 색채를 가진 분노이지만, 때로는 상대방이 무시해도 자신이 우위에 있다는 확신이 있고 자아가 손상되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그런 점에서 지나친 분노가 우울증의 전형적인 문제는 아니다.

우울증 환자의 분노는 자기 기준에 어긋났다고 생각할 때 일어나므로, 매우 주관적이다. 확대하면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서 현실이 따라주지 못하는 데도 분노를 느낀다. 이들의 분노는 대개 문제의 원인을 유발하는 대상을 사람으로 지목하는 점이 특이하다. 이런 분노 상태에서는 분명히 복수심 또는 원한(怨恨)을 품는다. 이때 표현되는 분노는 대상에 대해 ‘앙갚음을 해야 한다’는 부적절한 생각으로, 감정 표현으로는 지나치다.

그런 점에서 분노는 특성상 원한을 품게 만들고, 원한을 품은 사람은 종종 자신에게 가해진 잘못을 방어하거나 공개적으로 비난해야 한다고 느낀다. 다르게 말하면 억울함과 반드시 앙갚음이나 복수를 해야 함을 내포한다. 그런가 하면 전혀 다른 측면도 있다. 원한 대상을 두려워하여 회피하는 경향이다. 이런 경우 더 깊은 원한의 표현으로, 이때 복수심은 상실에 대한 이차적 고통이나 분화와 연관된다.

복수에 불타는 사람은 연민의 정이 없기에 다른 사람을 용서하지 않으며, 심리적으로 경직된 편이다. 극단적인 경우 마음 속에 한 가지 목적만 갖고 있다. 바로 복수하는 것이다. 이처럼 분노가 가득한 사람은 모든 역경을 딛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복수하고자 하며, 자신의 복수에 따르는 도덕적 혹은 다른 결과에 대한 죄책감도 문제가 되지 않기에 그런 것에 대해 그다지 관심이 없다. 그에게는 이미 상처받은 자존감과 대상에 의한 피해자라는 주제만 명백할 뿐이다. 이때 환자에게는 “열 받았다”는 생각이나 어떤 말보다 “냉정해지라”고 격려하고, 대화에서 타인을 공감할 수 있는 태도와 능력이 요구된다.

이렇게 되면 우울증 환자의 공감은 분노와 양립할 수 없는 수용의 인지체계로 전환한다. 한 여대생이 자신의 비관습적 생활양식을 인정하지 않는 아버지에게 화가 났다. 그녀는 상담치료 시간에 아버지 역할을 연기했는데, 그때 아버지의 생각을 알게 됐다. 그녀는 역할 연기로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의미를 알았다. 아버지가 딸이 잘못을 저질러 인생을 망칠 것이라 생각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아버지에 대해 공감하게 됐는데, 그 공감은 아버지를 이해한 데서 비롯됐다. 이해는 그만큼 분노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런 결과는 아버지의 행동이 그녀에 대한 관심과 걱정을 반영하고 있음을 이해한 것이다.

3) 불안

불안은 대표적인 부정적 정서다. 우울증 환자들은 불안을 경계하면서도 가장 쉽게 불안에 휩싸이는데, 이들의 삶은 불안의 연속이다. 이런 점에서 불안은 뚜렷한 원인 없이 느끼는 근심이나 걱정, 두려움 등의 감정이다. 불안은 분명하고도 실제적인 위협에 대한 반응이며, 자신도 원인을 알 수 없는 내면의 주관적 감정의 산물이다.

프로이트는 불안을 정상적 불안과 신경증적 불안으로 구분한다. 정상적 불안이란 일반적 불안으로 현실적이며, 신경증적 불안이란 병리적이다. 정상적 불안은 현실에서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근원적 반응이다. 반면 신경증적 불안은 외계로부터의 위험을 예측하고 그 위험에 자신이 파국상태에 빠지는 것이 아닐까 하고 추측하는 경우 발생한다. 그럼에도 불안은 우울증 환자들에게 정확하게 이해되어 있지 않다. 이런 이유로 그들은 불안을 흔히 우울증에 수반되는 문제 또는 우울증이 사라질 때 나타나는 문제로 인식한다.

어떤 우울증 환자들은 이런 특성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해 이유 없이 일어나는 불안 증상에 압도돼 심한 곤란을 겪는다. 이는 우울증 치료에서 치료자가 그들에게 불안 증상을 이해시키고 그 위험성의 정도를 이해시키거나 확인시켜야 하는 이유다. 이때 그들이 경험하는 불안은 불쾌하지만 그다지 위험하지는 않음을 확신시켜야 한다. 이로써 그들은 불안을 재난으로 여기지 않고, 스스로 불안해하는 것을 방어하는 단계에 이른다.

불안의 이해에 이어 불안을 다루는 실제 방법도 필요하다. 불안을 다루는 첫 단계는 불안에 대해 감찰하도록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시로 내면에서 일어나는 불안에 대해 잘 인지하고 감찰하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환자에게 시간, 장소, 촉발변인 등 상황적 변인을 기록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추가로 이 기간 동안 불안 정도를 측정하게 한다. 이 절차는 환자에게 대체로 30분 간격으로, 8절 종이의 한쪽에는 불안해서 불편을 느끼는 정도를 0점에서 100점 사이에 평정하게 하고 다른 쪽에는 불안한 시간을 기록하게 한다. 이는 치료자에게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환자에게 불안이 외부 상황과 관련이 되면서도 시간적으로는 상당히 제한적임을 알게 한다.

그럼에도 불안발작 중인 환자라면 불안이 멈추지 않으리라 염려할 것이다. 불안을 통제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불안 통제는 다양한 자기관리 절차를 배워야 하는데, 신체적 활동은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공놀이, 줄넘기, 그리고 달리기 등 반복 활동은 불안의 해독제로 역할을 하므로 불안을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데 매우 유용한 측면이 있다. 어떤 환자들은 집을 청소하거나 정원을 가꾸는 등 신체 활동을 통해 편안해질 것이다. 이런 방법은 일시적이지만 주의 환기나 분위기 전환을 시도하여 다른 곳에 정신을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 수준을 효과적으로 낮추는 방법이다. 마치 교통체증에 있는 사람이 빨간불로 바뀌기 전 얼마나 많은 차들이 그들 앞으로 지나갈지 예언하는 복잡한 계산을 함으로써 기차를 놓칠 가능성에 대한 불안을 감소시키는 것과 같다.

이런 원리에서 우울증 환자들은 갑자기 불안이 자신을 엄습해 올 때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 지하철 광고에 주의를 기울이거나 포켓용 퍼즐을 사용할 수도 있다. 나아가 불안에 완전히 몰입하는 주의 환기를 위해 더 적극적 형식을 사용할 수도 있는데, 스스로 ‘마음의 종’을 울리는 것이다. 스스로 불안을 중단하려는 목적으로 마음에서 종을 울리는 방법이다. 이는 대개 마음으로부터 통제를 위한 것으로 대개 우울사고를 수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인데, 불안에서도 효과를 나타낸다. 이때 표준 절차가 필요한데, 그러한 절차로서 외판원 방문 같은 예기된 상황에서 불안 정도를 평정할 수도 있다.

그런 다음 그들은 상황을 보다 현실적으로 보는 방법을 훈련해 자신의 예기 불안을 다시 평정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런 훈련을 계속 시도함으로써 실제 상황에서 경험되는 불안을 평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불안할 때조차 적절하게 수행할 수 있음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높은 수준의 불안 상태에 있다고 반드시 일을 잘못 수행하는 것은 아니라는 보고들이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불안은 안정장치 미흡으로 일어난다고 봐야 한다. 흔히 그들은 위급 상황에서 ‘구조요원’이 있음을 간과한다. 고속도로에 혼자 있을 때 자동차 고장이 일어날 것을 두려워하는 우울증 환자는 대개 비상전화와 견인트럭을 고려하지 않는다. 사회 불안증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다른 사람들이 불안한 사람들에게 갖는 공감을 무시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유달리 불안증에 시달리는 우울증 환자들은 일반 상황에서도 그 결과가 대개 중립적이거나 긍정적임을 인식하지 못한다. 시각을 다른 데로 돌리면 외판원이 물건을 팔지 못하는 것이 고객이 그를 실직시키려 함을 의미하지는 않는 점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럼에도 대부분 우울증 환자들은 자신의 상상에 대해 자발적으로 보고하지 못하는 편이다. 그 때문에 그들은 스스로 시각적으로 불안한 심상을 갖고 있음을 발견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실제와 달리 순전히 자신의 부정적 심상에서 불안이 유발됨을 인지해야 한다. 이를 알면 우울증 환자는 시각적 내용을 변화시킴으로써 불안한 심상들을 통제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사용할 수 있다. 사장(社長)을 두려워하는 한 여성 우울증 환자는 사장을 괴물로 시각화하고 있었다. 이런 경우 그녀가 불안을 벗어나려면 사장에 대한 시각적 심상을 선한 양(羊)으로 바꿀 수 있다. 이를 활용해 그들은 불안을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다른 부정적 정서 상태처럼 특정 상황에서도 특히 두렵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불안이 더 심각해진 경우가 공포라 할 수 있다. 공포는 불안을 유발시키는 특정 대상이 있지만, 불안이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 물론 비행기 공포증과 학생들의 학교 공포증 같은 범주는 치료 목적에서 너무나 일반적이고 광범위하기에 간단히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불안이 극대화된 경우라 해도 우울증 환자가 두려워하는 상황에 관한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노력은 주요한 두려움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얼마든 있다고 봐야 한다.

어느 가게 주인은 도매점에 가는 것을 두려워했다. 자세한 조사를 통해 고객이 “물건을 사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일어날지도 모를 일을 미리 생각하고 스스로 불안을 유발하는 것이다. 치료자는 우울증 환자에게 이를 지적한 후 정확하게 인식시킴으로써 불안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다. 이는 너무 예민한 그들에게 상황에 둔하게 대응하게 하는 점에서 둔감화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둔감화에는 단순히 역할연기 기법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그런 점에서 둔감화는 불안에 대한 내성을 키우는 훈련이다. 그들이 덮어놓고 불안을 초래하는 상황만 피하면 비현실적 생각들을 검증할 기회를 놓친다. 이런 태도는 그 경험에 뛰어들거나 ‘머물러 있는 것’으로 불안에 둔감해질 수 있음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우울증 환자들이 위험하다고 지각하는 상황을 피해 문제를 해결하는 결론에 이르지 못하는 이유다.

4) 죄책감

죄책감은 혹은 죄의식(guilt)은 잘못한 행동에 대하여 느끼는 부정적 감정이다. 죄책감은 흔히 종교의 영역에서 신앙적으로 주로 사용하지만, 도덕적으로는 양심을 거스른데 따른 심리적 불안감으로 이해된다. 엄격하게 ‘잘못했다’는 느낌은 대개 개인적이고 임의적인 기준에 근거하고 있다. 이는 죄책감의 원천을 성급하게 결론짓지 않도록 주의를 요하는 부분이지만, 그 본질을 생각한다면 큰 문제는 아니다. 이들의 죄책감은 반드시 어떤 잘못을 해서가 아니라 심리적으로 부정화된 상태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우울증 환자들이 흔하게 느끼는 죄책감이 그들이 잘못한 행동과는 아무런 상관없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실제로 그들은 내면이 부정화된 경우 죄책감이 흔히 유발된다. 그런가 하면 사회적으로 범법의 경우가 아니라 해도 스스로 잘못했다고 생각하여 죄책감을 느끼는 경우는 얼마든 있다. 한 여성 우울증 환자는 성(性)에 관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했다. 치료자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그녀의 죄책감은 혼외관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자위행위에 대한 것이었다. 그녀는 반사회적 행동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 것이 아니라 자신의 행동에 대한 수치심으로 인한 것이었다. 사회적으로 위법을 행한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도덕적 기준에 위배된다며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개인이 정확한 근거 없이 단순히 죄책감을 느낀 결과다.

우울증 환자에 따라 특정 행동보다는 생각이나 소망에 대해 죄책감을 느낄 수도 있다. 한 여성 우울증 환자는 유부남과의 외도관계에 대해서는 죄책감을 경험하지 않았지만, 그 남자의 병든 아내가 죽기를 바라는 것에 대해 극도의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물론 그녀의 생각과 행동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행동보다는 생각이 더 죄책감을 불러일으킨 점에 주목해야 한다. 생각이 행동 이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점에서 단순히 생각으로 겪는 고통을 해소시켜야 한다. 그녀의 소망이 현실에 영향을 줄 수 없음에 대한 좌절이 죄책감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면 우리는 그녀의 소망이 일반적인 가치 체계와는 반대되지만, 그녀를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어하는 그녀의 기대로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이로 미뤄볼 때 우울증 환자의 죄책감은 비현실적인 데 기초해 있다. 실제 그들의 죄책감은 흔히 타인의 행동에 책임지려는 비현실적 생각과 관련된다. 이 경우 우울증 환자의 지나친 책임감이 문제일 수 있는데, 이때 책임 소재와 특성을 인식하거나 파악하는 것이 일차적이다. 이때 치료자는 책임이 왜 우울증 환자에게 있는지 질문하여 그들의 지나친 책임감 성질을 조사해야 한다. 이때 치료자는 그들에게 책임 문제를 규명할 수 있는 부가 정보를 제공하여 죄책감을 해소할 수 있다.

죄책감은 책임감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책임감을 더 느끼는 사람이 죄책감을 더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책임을 놓고 말한다면 동일 상황에서도 책임감을 더 느끼는 경향은 있다. 자녀의 양육에 대한 어머니와 아버지의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어머니는 아버지보다 자녀 양육에 책임감을 더 갖는 편이다. 어머니들이 자녀의 결함, 실망 또는 패배에 대해 비현실적이거나 지나친 책임을 갖는다. 반대로 남자들은 직업상 문제에 있어 더 많은 책임을 떠맡는다. 이런 점에서 ‘죄책감으로 괴로워하는 어머니’들은 흔히 중년기에 치료를 위해 찾아오는 편이다. 이 시기 그들은 이미 성인이 된 자녀로부터 해방되려는 기대에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그들은 대개 자녀들이 유아였을 때 경험했던 것과 동일한 의무감과 책임감을 계속 지닌다.

전혀 다른 측면도 있다. 우울증 환자에 따라 죄책감이 긍정적 측면으로 이해되는 경우다. 어떤 환자들은 죄책감이 자기파괴적·반사회적 행동을 막아준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는 옳은 태도가 아니다. 그들은 친사회적 행동을 포함해 좋아하는 대로 행동하면 긍정적 결과도 있고, 다르게 행동하면 부정적 결과도 있음을 깨닫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자기파괴적 행동을 증가시킬 수 있는 불필요한 부담을 추가시키게 된다. 알콜중독자들은 음주로 죄책감을 느끼고, 죄책감에 대처하기 위해 다시 술을 마신다. 이들은 흡연, 음주 또는 미루는 버릇 등 자기파괴적 행동을 하고, 여기에 죄책감을 느낄 수 있다. 우울증 환자에게 죄책감을 유발하는 자기비난을 통제하는 주의가 요구되는 이유다.

5) 수치심

수치심 또는 수치감(shame)은 일종의 부끄러운 감정이다. 수치감은 죄책감보다 약하며 개인의 약점이나 무가치를 드러날 때 일어난다. 이런 점에서 수치심은 자기존중감이 낮고 열등한 의식에 대한 일차 신호다. 개인은 자신의 가치를 위해 체면을 유지하려 한다. 이런 태도는 자신의 내면세계를 가지려는 심리지만 이 세계는 자기만의 갈등을 유발시킨다. 수치심에 민감한 우울증 환자는 종종 방어적으로 수치심을 느끼지 않으려 하거나 수치감을 숨겨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우울증 환자에게 수치심은 매우 역설적인 측면이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존경받고 칭찬받고 싶은 근저의 자기애적·과시주의적인 소원들에 대한 방어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병리적 자기애의 지시, 특히 전부 아니면 전무의 법칙을 따라 우울증 환자는 인정받고 존중받고 칭찬받고자 하는 기대와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그 결과 이들은 부적절감과 수치심을 경험한다.

이런 수치심이 때로는 강렬한 자기애적 요구와 자기애적 격노로 반응할 수 있게 된다. 자기애적 모욕이나 어떤 암시적 가치절하에도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우울증 환자는 치료적 상호작용을 통해 치료자와 충분한 신뢰관계를 형성했을 때, 근저에 있는 자기애적 취약성과 외부 견해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방어하려는 강한 욕구들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이러한 은폐된 자기애적 소원은 우울할 수 있는 자기애적 구성물의 역동을 반영하는데, 이는 받아들여지고 적절히 처리될 경우에만 초점이 맞춰지고 다뤄지며 통합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우울증 환자들은 괜한 수치심을 갖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성격이나 행동에 있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못한 측면들에 수치심을 경험한다. 이런 수치심은 앞에서 다룬 죄책감과 비교된다. 죄책감이 도덕·윤리적 기준 위배와 관련된다면, 반대로 수치심은 타인에 비해 유치하고 약하고 어리석고 열등하다고 판단하는 마음에서 생겨난다. 이는 대개 내면에 감춰진 것이 드러나는 경우와 관련된다. 내면적이란 대개 이기적이고 비합리적이며 바림직하지 못한 부끄러운 것이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남을 위하는 것처럼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 자신의 익을 추구하는 것, 그 이익이 공동체의 생활을 방해하는 것, 비겁하거나 무책임한 사고, 동물적이고 관능적인 욕구나 사고 등이 작용하는 점에서다.

우울증 환자들이 느끼는 수치심은 일정한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타인으로부터 비웃음을 당하리라 기대하는 것이 그들에게 수치심을 자극한다. 이는 “나는 바보처럼 보인다→이렇게 보이는 것은 끔직하다→수치심을 일으킨다”의 순서로 이뤄진다.

그러나 치료자가 우울증 환자의 수치심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 우울증 환자는 대개 수치스러움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다. 치료자는 그러므로 당당하지 못한 느낌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 그들의 수치심은 자신이 일으켰다는 특성도 있다. 이런 발견을 위해 다음 질문이 가능하다. ‘당신이 과거에 부끄러워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것들이 있습니까? 당신은 부끄러워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것들이 있습니까? 당신은 그렇지 않은데 다른 사람들이 부끄러워하는 것이 있습니까?’ 물론 얼마나 진솔하게 답변할지는 확실치 않다. 개인 특성에 따라 표현에 차이가 있는 점에서다.

그럼에도 이들의 수치심은 그들에게 심리적 고통과 불쾌감을 경험시킨다. 그러기에 수치감에 반대되는 방법을 채택한다면 고통과 불쾌감이 사라질 수 있다. 다만 그들이 수치심을 드러내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이들은 부끄러운 실수를 할 때, 이를 숨기지 말고 드러냄으로써 수치심에 대한 반대 실습을 할 수 있다. 이런 훈련을 오래 실천한다면 수치심을 경험하는 비생산적 경향은 확실히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우울증으로 인한 수치심에는 몇몇 경향으로 해소할 수 있는데, 우울증이 부끄러움, 즉 수치가 아니라는 점이 그들에게 인식돼야 한다. 전체 인구의 10% 이상이 때때로 우울해지기 쉬운 상황에서 진정 수치는 아니다. 그럼에도 그들이 열등하다고 생각한다면 사회 문제와 심리 상태를 혼동하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가치체계를 받아들이는 경우, 그리고 수치스럽다고 믿을 때만 부끄러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3. 결론: 정서적인 특징에 주목하자

지금까지 우울증의 병리적 특징을 기술했다. 이는 대개 부정적인 정서와 관련이 있었다. 우울증이 정신에너지 고갈로 일어났다면 어두운 심리·정서적 문제로 채색되는 측면이 있다.

어두운 심리는 그들의 세상을 보는 시각에 있다. 부정적으로만 보는 태도는 그들에게 작용하는 인지 도식(圖式)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창문처럼 작용한다. 이들의 부정 인지도식(否定認知圖式)이 내면에서 어두운 심리, 즉 부정성을 축적하여 긍정적인 정신에너지를 고갈시켜 삶에서 의욕을 갖고 생활하기 어렵게 만드는 원천이 됐다.

여기서 정서의 여러 측면이 드러났는데, 그것이 바로 우울증의 병리적 특성이었다. 그 중 슬픔은 일차적 특성이었다. 이들의 슬픔은 상실감에서 비롯되지만, 우울증의 가장 큰 특성이다. 슬픔은 그들에게 신체적 고통 없이도 심리·정신적 괴로움을 유발했다. 분노는 우울증의 2차 특성으로, 공격·파괴적 특성의 부정적 감정이다. 분노는 억울하다는 특성과 함께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특성을 가진 정서였다. 지나치게 부정적인 점에서는 상당히 파괴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그리고 불안은 모든 부정적 특성에서 유발되는 부정적 정서이지만, 때로 엉뚱한 방향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런 불안이 그들에게 뚜렷한 원인 없이 느끼는 근심이나 걱정, 두려움 등의 감정을 유발하는 점에서다. 물론 불안은 모든 인간이 느낄 수 있는 점에서 정상적·현실적 불안과 병리적 신경증이 구분됐다. 또 죄책감은 우울증 환자들이 흔히 겪는 병리적 증상인 점이 주목할 만했다. 잘못한 행동과는 아무런 상관 없이 그들의 부정성에서 비롯되는 것이었다. 이런 죄책감은 사회적으로 범법을 저지르지 않아도 스스로 잘못했다고 생각해 느끼는 특성이었다.

마지막으로 수치심은 우울증 환자들에게 자기 기준의 위배라는 점에서 이해됐다. 이런 수치심은 역설적인 측면이 있다. 어떤 의미에서 자신이 존경·칭찬받고 싶은 근저의 자기애·과시주의적 소원들에 대한 방어라는 점이다. 그들은 인정받고, 존중받고, 칭찬받으려는 기대와 욕구를 충족시키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