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화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예배는 교회의 신앙생활의 핵심이다. 본 글에서는 예배(여기서는 주로 주일예배를 중심으로)에 관한 예전적 의미와 실제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1945년 12년 첫 대강절 주일에 창립된 경동교회는 출발부터 “경동교회는 이런 교회이고자 합니다”라는 교인들의 고백적 선언을 마련하고 지금까지 이를 준수하며 펼쳐나가는 일에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고자 노력 중이다. 그 선언에는 이런 것들이 담겨 있다.

경동교회는 이런 교회이고자 합니다.

● 해방공간의 격동기에 태어난 우리 교회는 세상 속에 파고들어 새 힘을 심어 성육하는 교회이고자 합니다.
● 우리 역사의 복판에서 정의로운 하늘 뜻을 구현하는 참여의 교회이고자 합니다.
● 지역사회와 소외된 자들과 함께하며 사랑을 나누는 성실한 봉사의 교회이고자 합니다.
● 열린 미래를 향해 항상 개혁하는 창조적 영성의 교회이고자 합니다.
● 우리 문화를 사랑하며 그 속에 복음을 담는 문화선교의 교회이고자 합니다.

1. 건축문화와 예배의 경건성

다른 교회와 비교해 볼 때 조금 특이한 점이 있을 것 같다. 현재의 수도원 형식(외형으로 보면)의 고대형 돌과 시멘트로 골격을 만든 교회당은 건축가 김수근 선생의 걸작이라 지칭되는 건물로 예배당 내부는 육중한 감각을 담았다. 1981년 건축 때부터 예배용 악기를 파이프 오르간 중심으로 삼기로 하고 그것과의 조화를 이룬 공간과 음향을 최대한 살린 건축양식을 채택했다. 예배의 장소인 예배당(2층)은 「하나님과 인간의 수직적 만남」을 상징하도록 디자인 되었으며, 설교대와 성찬대 및 세례대를 나란히 설치하여 말씀과 성례전의 조화를 이루게 했다. 매월 첫째주일은 항상 성만찬예배를 드리며 특별한 절기(부활절, 성탄절, 추수감사절 등)에는 항상 성만찬이 마련된다. 제단의 십자가를 향해 모여드는 교인들이 예배 후 세상을 향해 흩어질 때에는 입구 가운데를 각자가 걸머져야 할 형형색색의 십자가로 수놓아진 스테인 글라스 문을 통과하여 역사의 현장으로 나아간다. 교회를 향하여 들어오는 길목으로부터 좌우 양면의 수많은 계단은 예수께서 골고다로 향해 걸으셨던 그 길을 상징하도록 디자인되었다.

예배당 위층(3층)은 일종의 문화관인데 현재 객석 300여석의 연극, 문화, 음악 공연장으로서 설비를 갖추고 있다. 푸른 하늘과 별빛 아래 펼쳐지는 축제의 장으로 고안하여 「인간과 자연의 만남」을 상징한다. 현재도 평일과 주일에 수많은 공연예술이 펼쳐지는 공간이다. 예배당 아래층(1층)은 일종의 친교실로 「인간과 인간의 만남」의 장소로 만들어져서 교우들의 공동식사와 각종모임을 가능케 하는 장소로 꾸며져 있다. 본당 예배당이 엄숙하고 조금은 무겁고 경건한 양태임에 비하여 친교실은 밝고 따뜻한 코이노니아의 장으로 만들어졌다. 본래 예배를 중심으로 문화와 친교의 삼원화를 꾀한 것임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 여기서 부속건물들(선교관이나 교육관)에 관한 설명은 어느 교회나 있을 수 있는 것이기에 생략한다.

▲경동교회 전경
2. 삼위일체 신앙과 밀접한 절기

1년 52주를 기독교 신앙의 의미와 시기별 특징에 따라 절기를 정하고 예배와 생활의 규범으로 삼자는 의도에서 교회력이 생겼다. 기독교 신앙의 핵심은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과 부활이다. 이 두 기둥을 중심으로 1년의 주일 1주간을 다음과 같이 특성화 한다.

첫째는 「대림절」(Advent)이다. 12월 첫 주일부터 12월 25일 성탄일 이전까지의 주일까지 기간이다. 주님의 탄생을 기다리며 준비함이 교회력의 시작이다. 그런 뜻에서 「대강절」이라고도 한다. 대림절의 교회제단 휘장과 목회자 가운의 스톨 색깔은 「보라색」으로 표출한다.

둘째는 성탄일과 성탄이후 1월 6일 이전 주일까지의 「성탄절」로 휘장과 스톨의 색깔은 「흰색」이다.

셋째는 1월 6일부터 시작하는 「주현절」(Epiphany) 기간이다. 색깔은 「녹색」으로 삼는다. 부활주일 이전 40일 직전 주일까지로 한다. 2008년의 경우 주현절 첫째 주일(1월 6일)부터 다섯 번째 주일(2월 3일)까지이다.

넷째는 부활주일 이전의 40일 동안에 해당하는 사순절(Lent)이다. 색깔은 고난을 상징하는 「보라색」이다. 금년은 사순절 첫째 주일(2월 10일)에서부터 종려주일(3월 16일)까지이다.

다섯째는 부활주간(Easter)이다. 색깔은 승리의 상징인 「흰색」이다. 부활주일(3월 23일)을 시작으로 50일이 지난 부활절 일곱째 주일(5월 4일)까지이다.

여섯째는 성령강림절(Pentecost)이다. 부활 후 50일째 되는 날 성령이 임하신 것을 기념하는 날이기에 오순절이라고도 한다. 성령강림 첫째 주일(5월 11일)부터 시작하여 열여섯째 주일(8월 31일)까지이고 색깔은 「빨강색」이다.

일곱 번째는 창조절(Creation)이다. 색깔은 생명창조를 뜻하는 「녹색」이고, 창조절 첫째 주일(9월 7일)에서 시작하여 대림절 직전인 열두째 주일(11월 23일)까지이다. 서구교회 전통의 경우 창조절을 생략하고 성령강림절의 연속으로 계산하면서 그 명칭을 「삼위일체절기」(Trinity)로 사용하기도 한다.

위에서 살펴본 대로 교회력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생애를 중심으로 짜여졌지만, 그 성격상 삼위일체 신앙고백을 기준으로 삼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모든 절기가 다 삼위일체 하나님의 구속의 역사를 말하고 있지만 절기별 특성으로 보면 성부의 절기(창조절), 성자의 절기(대림절에서 부활절까지) 그리고 성령의 절기(성령강림절)로 성격화되기도 한다. <계속>

* 이 글은 경동교회 박종화 목사가 지난 7월 21일부터 23일까지 강릉 관동대 유니버스텔에서 열린 바른교회아카데미 주최 세미나를 통해 발표한 내용으로, 본지는 박 목사의 허락을 받아 그의 글을 두 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예배’를 주제로 열린 이 세미나에서 박 목사는 ‘경동교회의 예배생활’을 주제로 발표했다. 박 목사와 함께 김병삼 목사(만나교회), 김세광 교수(서울장신대), 김주한 교수(한신대) 등이 발제자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