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석 목사(한국이란인교회).
국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오일 달라가 자유롭게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 대한민국 정부의 기본 입장이다. 그런 데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금융법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오일 달라가 들어올 때는 양도세 부가세 취득세 등록세 법인세 등의 세금을 면제해 주자는 법안이 2009년 11월 국회에 처음 상정되었었다. 그런데 세종시 문제와 4대강 문제로 이슬람금융 특혜법의 법안 처리가 차일피일 미뤄졌었다. 그런데 2010년 12월 6일 드디어 여야가 이 문제에 합의하기에 이르렀다. 여야가 합의하면 국회통과는 그저 절차에 불과한 것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금융계에서는 이슬람 채권 발행의 기대에 환호를 지르며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런데 12월 7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몇몇 의원들이 반대함으로 그 안건이 통과되지 못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반대했던 국회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그들이 교회의 압력 때문에 국익에 손해를 끼치는 행동을 했다는 비난 섞인 보도를 했다. (조선일보 12월9일 A4면).

이는 예민한 종교문제를 관련시켜 사회를 이간질하려는 악한 의도에서 나온 발상이라고 생각되며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는 사람들이 이 법을 반대한 것은 오히려 감사할 일이다. 그런 깨어있는 분들이 계시기에 대한민국의 장래가 그리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든든한 마음이 든다.

이 법을 제안했던 동기는 세계 금융 위기가 일어났을 때를 대비해서 지금까지는 달러와 유로에만 의존하던 외화를 이제 이슬람의 오일달러가 들어오는 길을 열어놓아 외화유입 창구의 다변화를 통해서 한국의 경제의 유동성을 줄이고 안정시키자는 선한 의도였다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법안에 반대할 수밖에 없는 것은 아래와 같은 이유 때문이다.

첫째는 형평성의 원칙이 무너진다. 일반적으로 모든 자금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세금을 내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이슬람에서는 이자를 받지 않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한국 금융법에 의해서 부과되는 대부분의 세금을 면제해주자는 것이다. 특정 종교의 율법에 의해서 운영되는 특정 자금에만 세금을 면제해 주자는 것은 형평성의 원리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 된다.

둘째는 금융 분야에서 만큼은 대한민국의 법을 이슬람법에 종속시키자는 발상이다. 이슬람의 자금은 샤리아(Shariah) 위원회에서 심사를 한다. 샤리아는 이슬람의 율법을 말하는 것이며 이 자금이 사용되는 곳에서 이슬람의 율법에 어긋나는 것이 발견되면 언제라도 자금을 회수한다는 조건으로 대여를 하기 때문에 샤리아 위원회의 감시를 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법을 바꿔가면서 까지 국가 경제를 이슬람의 율법에 예속시킨다는 것은 현명한 처사는 아니라고 본다.

셋째는 본의 아니게 테러를 지원하게 된다. 이슬람 세계에서는 소득의 40분의 1을 자카트로 지출하는 것을 이슬람의 다섯 기둥 중의 하나로 여겨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위키리크스에 의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슬람 동맹국에서 개인 기부나 자선단체를 통해서 알카에다, 탈레반 등 이슬람 무장단체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 폭로되어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넷째는 이슬람 금융이 들어간 외국의 경우를 보고 과연 이것이 국익에 유익을 주는지의 여부를 참고해야 하는데 유럽의 경우를 보면 결코 유익이 없었다.

예를 들면 영국의 방위업체 BAE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투르크 빈 나세르 왕자와 400억 파운드 규모의 전투기 150대 판매계약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6000만 파운드(약1100억원)의 뇌물을 제공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사우디 아라비아 정부가 개입하여 “수사를 중단하지 않으면 대금지불을 중단하고 영국과의 모든 외교관계와 정보교류를 끊겠다”고 경고하자 영국 검찰총장은 갑자기 “국익을 위해서”라는 이유로 모든 수사를 중단했다. 프랑스의 대형석유회사 토탈도 비슷한 경우가 발생했다.(조선일보2007.04.02)

세계 최강 그룹의 선진국들도 이미 들어와 있는 이슬람은행 및 아랍은행의 막대한 자금력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하여 자국에서 발생한 불법을 눈뜨고 보면서도 처벌할 수 없었다면 우리나라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경제가 예속되면 모든 것이 예속된다. 우리나라처럼 규모가 작은 경제는 엄청난 오일달라가 모든 세금을 면제해 주는 혜택을 받으며 밀려들어오면 경제의 판도가 바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또 특례법을 만들어 “이슬람 금융은 국익을 위해서 처벌할 수 없다”는 법을 만들어야 할지도 모른다.

다섯째 이슬람 금융에는 투명성이 부족하다. 아랍권에서는 “하왈라”라는 방식으로 근거를 남기지 않고 해외 송금을 하는데 미국무부 발표에 의하면 9.11 테러 직후부터 테러 자금이 하왈라를 통해서 송금되고 있다고 한다.(미주한국일보2005.8.3) 그래서 이슬람 금융이 대규모로 들어오면 테러자금 송금의 중간역할을 한다고 해도 통제할 방법이 없다.

여섯째 우리나라가 지금은 갑자기 큰돈이 필요치 않으며 앞으로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2010년 11월에 열렸던 G-20 국제 정상회의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IMF 자금을 긴급 지원받을 정도로 경제가 악화되었던 경험이 있는 국가의 지도자로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중,소 규모의 국가에서도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제 금융 안전망”을 구축하기로 합의를 이끌어 내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따라서 이제 어느 나라에서든 금융 위기로 급격한 외환 고갈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외환보유고는 2010년 현재 GDP대비 30%가 넘어 세계 최고 그룹에 속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이슬람 금융을 한국 경제에 수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진정한 국가의 장래를 생각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뭔가 다른 생각이 있는 사람들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이슬람 금융 특례법 무산을 안타까워하며 그 원인을 교회의 사주를 받은 일부 의원들 때문이라고 매스컴을 통해서 인신공격을 하는 사람들은 사태의 진상을 깊이 파악하지 못한 사람들로 보인다. 그들은 앞뒤를 따지기 전에 우선은 큰돈을 끌어들이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또 다시 이슬람 금융 혜택법의 국회 통과를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이미 이슬람 금융을 받아들인 유럽의 경우 지금 대소도시를 막론하고 도처에서 발생하는 이슬람의 테러 때문에 얼마나 곤혹을 치르고 있는가? 이슬람은 민주사회에서 제공하는 인권과 자유와 평등을 틈타고 스며들어 막대한 자금력을 등에 업고 이슬람 율법(샤리아)으로 지배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우선 그 지역의 경제를 장악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이슬람 금융제도를 수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가 안보와 직결된 중요한 문제이므로 매우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며 우리 후손들이 평화롭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미래를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유럽의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소탐대실의 어리석음을 범치 말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