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신학연구회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19일 오후 연세대 루스채플 원일한홀에서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김진영 기자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출신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1980년 만든 연세신학연구회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위기의 한국교회, 진단과 대안’을 주제로 19일 오후 연세대 루스채플 원일한홀에서 학술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세미나에는 김경호 들꽃향린교회 담임목사, 정종훈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교수, 최형묵 천안살림교회 담임목사, 허호익 대전신학대 교수가 발제자로 나서 위기의 한국교회를 진단하고 그 대안을 모색했다.

특히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문제와 그 해결을 위한 방안 모색’을 제목으로 발표한 정 교수는 지금의 한국교회 위기가 목회자들의 윤리적 문제와 직결돼 있음을 역설하며 그 해결책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정 교수는 “(한국교회 위기의) 원인은 무엇보다 잘못된 리더십”이라며 “평신도들은 대개 리더인 목회자, 즉 목자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는 순한 양들이다. 한국교회의 문제는 한 마디로 리더인 목회자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렇게 목회자들이 문제의 근원에 자리하게 된 배경으로 정 교수는 돈과 권력을 꼽았다. 그는 “목사가 부자가 됐다. 어느 정도 권력을 누리는 기득권자가 됐다”며 “그러다 보니 100년 전 세상의 희망이었던 교회와 존경받던 목회자들이 지금은 세상의 손가락질을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현재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잘못된 신앙과 목회를 하나하나 열거하며 그것을 비판했다. 정 교수가 비판한 목회자의 문제는 다음과 같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찾아오셨지만 목회자들은 세상 한 가운데로 나가려 하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인류를 살리기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셨는데, 목회자들은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자신을 죽이는 자리까지 나아가지 못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모든 성도의 주인이신데, 목회자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철저히 고백하지 않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믿기만 하면 누구라도 구원하시지만 목회자들은 모든 사람을 동등하게 대하지 않는다. ▲목회자들은 싸구려 값싼 은혜를 너무 강조한 나머지 은혜에 상응한 삶을 간과함으로써 삶의 현장에서 감당해야 할 기독교인의 책임을 소홀히 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십자가와 부활이 서로 분리될 수 있는 것처럼 왜곡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복음을 물질적인 복으로 왜곡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교회를 사유화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교회의 직제를 계급화 했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개인별로 철저히 회개하고 회개를 교회 전체로 확신시켜야 한다”며 “목회자들이 변하면 평신도들이 변하고 평신도들이 변하면 교회가 변하고 교회가 변하면 한국과 세계가 변한다. 한국교회는 목회자 중심이기 때문에 한국교회의 변화를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목회자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 교수는 “그런데도 목회자들은 회개에 무게중심을 두기보다는 새로운 부흥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회개를 통해 새로운 부흥을 가져올 수 있다는 논리다. 그들이 회개를 수단으로, 교회의 외적인 성장을 목적으로 한다면, 이는 또 다시 하나님과 세상을 우롱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