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교회협의회(WCC) 차기 총무 최종 후보 2명에 오른 한국의 박성원 박사. ⓒ 송경호 기자
예장 통합(총회장 김삼환 목사)이 코앞으로 다가온 세계교회협의회(WCC) 차기 총무 선출과 제10차 총회(2012년) 장소 선정을 위해 한국교회의 기도와 역량 결집을 요청하고 있다.

한국의 박성원 목사(영남신대, 61)는 지난 6월 23일 1차로 선발된 6명의 후보자들에 대한 면접 후 노르웨이의 올라프 픽스베이트 트베이트 목사(Olav Fykse Tveit, 47)와 함께 최종 2인의 후보자로 선정됐다. 최종 선출은 오는 27일 WCC 중앙위원회에서 내려진다. 이 자리에서 158명의 실행위원들은 두 후보자들의 연설을 듣고 투표로 총무를 뽑는다.

WCC는 동 단체가 추구하고 있는 에큐메니칼 정신에 부합된다고 파악, 올해 1월 통합총회에 후보자 추천을 공식으로 요청했으며 통합총회는 만장일치로 박성원 목사를 추천, NCCK에 동의를 얻어 후보자로 추대했다. 박 목사는 세계개혁교회연맹(WARC) 협력과 증언부 총무를 역임한 경력이 있다.

한국인 최초 총무 선출을 위해 지난해부터 다각도로 노력을 펼쳐왔던 김삼환 총회장은 “글로벌 시대에 한국교회의 신학과 목회가 세계에 온전하게 전달되고 있지 않으며 세계 기독교 활동에 거의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하나님이 주신 가장 좋은 기회이며 다시는 이런 기회를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6월, 6명 후보들의 면접 심사에서는 박성원 목사가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알려져 차기 총무 선출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통합 교단지 기독공보는 “박성원 목사는 WCC가 진행하고 있는 ‘아가페운동’과 WARC가 채택한 ‘아크라 신앙고백’을 기획한 장본인으로 WCC 운동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확고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10차 총회 유치국은 WCC 중앙위원회 폐막일인 9월 2일 결정된다.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의 방향성을 주도하는 WCC 총회는 7~8년에 한 번 개최되며 전세계 349개 회원교단의 교단 대표 및 취재진 등 4천여명이 참석한다.

시리아, 에티오피아, 이집트, 키프로스, 그리스 등이 한국과 함께 총회 유치를 신청했으며 지난 5월에는 유치 실사단이 방한해 4박5일간의 일정으로 서울 코엑스, 부산 벡스코 등의 시설 등을 점검한 바 있다.

WCC 총무 선출과 총회 유치를 위해 한국은 모든 인력을 동원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김삼환 총회장은 “국무총리께서 이 사안을 잘 알고 있으며 서울시장과 장관들, 뿐만 아니라 대통령께서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협조해주셨다”고 말했다. 또 “가톨릭과 성공회, 그리스정교회 등 모든 세계 교회들이 한국 유치를 위해 힘이 되어주셨다”고 강조했다.

총회 유치에는 장소의 편리성, WCC 회원 교단 간 협력, 세계적인 이슈 등이 고려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비추어 한국은 분단이라는 평화문제에 대한 세계의 관심, 정부의 협조와 많은 교단들의 협력, 교회의 성장과 영성, 재정적인 여건 등 모든 역량에서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차기 총무와 총회 유치라는 두 가지 선물을 모두 한국에 허락하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총회 장소에 경우 그리스가 오랫동안 노력했지만 한 번도 유치를 이끌어낸 적이 없어 가장 큰 경쟁 상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1959년 WCC 가입 문제는 ‘용공단체’ 논란으로 통합과 합동 교단 분열의 주된 이유였던 만큼 김 총회장은 보다 조심스럽게 한국교회의 관심과 기도를 요청했다.

김 총회장은 “지난 논쟁은 40년 전의 이야기다. 이제 우리도 충분히 성숙되었다고 생각한다”며 “WCC는 한국의 민주화 운동과 북한 지원에 가장 큰 힘이 되어왔고 세계 곳곳에 고난을 당하는 이들과 함께해왔다. 한국이 어려움을 딛고 일어섰으니 이제는 봉사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총회장은 NCCK를 WCC의 직속 산하 기구로 오해하고 이를 이유로 반대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며 “이번 일만큼은 각자 지금까지 따로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대에 세계적인 대회 유치에 힘을 같이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