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나 마리아가 공연 후 받은 꽃을 턱과 어깨로 들고 있다. ⓒ임민용 기자

건강한 몸과 부족할 것 없는 환경 속에서도 ‘하나님은 불공평하다’며 불평하는 때가 더 많은 우리들. 그런 우리들 앞에서 태어날 때부터 두 팔이 없고 한쪽 다리가 짧은 레나 마리아가 하나님이 얼마나 공평하신 분이신지 찬양했다.


28일 오후7시 일산벧엘교회(박광석 목사) 콘서트홀에서 열린 레나 마리아 콘서트. 두 팔이 없고 왼쪽 다리에 의족을 한 그녀가 절뚝거리며 무대 위로 모습을 드러내자 2천7백여 명의 청중들의 박수갈채가 공연장에 울려 퍼졌다. 박수갈채 사이로는 그녀의 모습이 안타깝다는 듯 “아이고” “쯧쯧” “이를 어째” 등의 소리도 들려왔다.

이런 안타까움을 무색케 하는 경쾌하고 맑은 음색의 목소리로 그녀는 ‘아름다운 세계’ ‘우린 점점 이해할거야’ ‘놀라운 은혜’ ‘난 너무 행복해’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더 이상 밤은 없죠’ ‘시편 139편’ ‘그런 세상이 올 거야’ 등 13곡을 불렀다. 그녀는 드럼의 흥겨운 박자에 고개와 몸을 흔들기도 하며 공연 내내 밝고 유쾌한 미소를 지었다. 공연 도중 흐르는 땀을 어깨로 훔치기도 했고 턱과 어깨를 이용해 마이크의 위치를 조정하기도 했다. 또 고개를 연신 좌우로 돌리며 관객들과 눈을 마주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한 곡이 끝날 때마다 세 걸음 정도 물러나 허리를 굽혀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기도 했다.

“한국공연을 맞아 한국어로 찬양하겠다”던 그녀는 ‘놀라운 주님의 은총’과 ‘축복송’을 한국어로 부르기도 했다.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으면 영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발음이 나오면 한국어”라며 수줍어하더니, 한국어 실력은 수준급이었다.

한편 이날 찬양한 곡들 가운데는 그녀의 자작곡도 있었다. ‘시편 139편’을 부르기 전에 그녀는 “인생이란 하나님이 주신 가장 큰 선물이다. 그 인생을 하나님 안에서 마음껏 기뻐하고 즐거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님께서 나의 가장 깊은 곳을 지으셨으며 나의 어머니의 뱃속에서 나를 만드셨습니다. 내가 주님을 찬양합니다. 이는 내가 신기하고 놀랍게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하신 일들은 놀랍습니다. 나는 그것을 아주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것들이 얼마나 크고 많은지요!” 그녀가 쓴 가사에 왠지 모를 숙연함이 콘서트홀에 감돌았다.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치는 이들과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콘서트 중간에는 특별히 일산벧엘교회 박광석 목사와의 대화 순서가 마련됐다. 그녀는 “하나님이 주신 인생에 항상 즐거움과 기쁨만 있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 인생에 기쁨과 더불어 고통과 환란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 고통과 환란을 허락해 주심에 감사할 때 삶을 긍정적이고 아름답게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위기가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인생에 있어서 가장 힘든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이기 때문에 위기는 끊임없이 존재하는 것 같다”고 그녀는 대답했다.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느냐는 대답에 대해 그녀는 ‘예수님을 사랑하고 믿는 것’이라고 답했다. 하나님께서 인도해 줄 것을 믿고 하나님께 의지하고 기도한다는 것이다.

콘서트가 끝나자 청중들은 일제히 일어나 5분이 넘도록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날 콘서트에 온 김혜순 씨(27, 성도)는 “레나 마리아를 보며 삶에 있어 고난과 슬픔은 받아들이지 못하고 하나님을 원망하는 나의 모습을 반성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레나 마리아의 두 팔 없는 모습이 이상하기보다는 아름답게 느껴졌다는 김영민(29, 일산벧엘교회 청년부) 군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가져야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