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결의 아버지 故 이명직 목사

성결의 아버지 故 이명직 목사의 윤리사상에 대한 조명이 이뤄지고 있다. 일본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귀국해 성결교를 한국에 확산시켰고 성결교회 초대총회장, 서울신대 초대학장을 지낸 그는 이른바 성결교의 상징과 같은 존재다. 하지만 그의 생애와 신학사상에 대한 연구는 무궁한 반면, 그의 윤리사상에 대한 연구는 전무하다. 그의 친일행적에 대한 논란 때문이다.


지난 25일 서울신대 성결교회역사연구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서울신대 박문수 교수는 그동안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이명직 목사의 윤리사상’이라는 논문을 발표, 교계와 신학계에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박 교수는 “이명직 목사의 윤리사상을 연구하는 것은 한국 성결교회의 윤리사상을 정립하는 것과 같다”며 “물론 그에게 친일이라는 부끄러운 과오가 있지만, 그의 윤리사상을 연구해 좋은 점은 받아들이고 비판할 점은 비판, 바른 성결교의 윤리적 전통을 확립해 나가길 원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박 교수는 “이명직 목사는 외적 성결보다는 내적 성결에, 곧 사회적 성결보다는 개인적 성결에 초점을 두어 그의 윤리사상을 전개했다”며 “그는 참된 경건이란 위로부터 성령의 능력을 받는 하나님의 은혜 가운에 가능한 일이며, 더 나아가 그 은혜로 말미암아 신자는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능력을 부여받게 된다고 보았다”고 발제했다.

또한 이명직 목사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완전한 생활인 금욕을 강조한다. 그래서 그는 세상의 유행이나 지나친 사치, 경쟁의식을 국가적인 도덕성의 위기로 보았다. 이명직 목사의 윤리사상에 있어서 독특한 점은 바로 유교의 윤리규범, 즉 삼강오륜을 기독교신앙에 접목했다는 것이다. 그 까닭에 그의 윤리사상에는 청교도적이고 유교적인 윤리의 엄격성이 존재한다.

이와 함께 이명직 목사는 성경말씀에 근거해 부정적인 재물관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그의 설교 ‘롯의 처를 생각하라’에서는 물질만능주의 신앙을 경계하고 있다. 그는 경제윤리, 혹은 기업윤리에 있어서 정직이 기초가 되야함을 역설했다. 또한 성에 대해 금욕적이고 부정적이다. 그는 모든 도덕적 불의가 인간의 본능적이고 육체적인 정욕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한편, 박 교수는 “이명직 목사는 국가에 대해서는 신중심적 국가관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히며 “따라서 이명직 목사는 일제의 강점을 하나님의 섭리로 해석하였기 때문에, 신자는 황국신민의 일원이요, 동시에 기독교인이라는 이중적 신분에 대해 전혀 충돌을 일으키지 않았다”고 조심스럽게 발제했다.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그가 적극적으로 기독교 신앙의 진리를 토설하지 못하고, 친일행위에 나설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인간의 연약함에 기인한다고 할 수 밖에 없지만 우리가 그의 내면에 들어가 묻지 않고는 평가할 수 없는, 하나님만 아시는 심적 고통이 그에게 있었을 것”이라고 이명직 목사를 변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