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장편소설] 바다는 알고 있다 (4)

힘든 편지 심부름을 하고 나자 다리 힘이 빠지고 울적해져서 신애는 타달타달 산길을 내려간다. 키 큰 나무들의 녹음을 뚫고 매미, 쓰르라미 소리가 귀 따갑게 들릴 뿐, 사위는 물속처럼 침잠해 있다. 푸드덕푸드덕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날아가는 산 까치 한 마리 볼 수 없다. 바람처럼 풀숲을 가로지르곤 하던 하늘다람쥐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갈대 하나를 꺾어 뺨을 간질…

크리스천투데이=김은애 기자 | Dec 29, 2011 10:41 AM KST

[장편소설] 바다는 알고 있다 (3)

여러 악기가 있는 가즈오네 집에서 놀 때, 그 애는 하모니카로 ‘머나먼 스와니 강’을 가르쳐 주었다. 부러운 나머지 신애는 아버지가 경성에 가실 때, 하모니카를 사다 달라고 부탁했었던 것이다. 그때는 아직 이시가와가 아버지를 체포하러 다니지 않을 때였다. 이시가와가 눈초리에 웃음을 달고 말했다. “가즈오가 왔다. 오르간(풍금) 치고 하모니카 불면서 가즈오랑 놀아…

크리스천투데이=김은애 기자 | Dec 22, 2011 03:41 PM KST

[장편소설] 바다는 알고 있다 (2)

삼십 리, 오십 리 되는 장호원이랑 오천, 여주 등지에서 소를 몰고 온 베잠방이 남정네 서넛이 소 사러 나온 농부들을 휘돌아보며 낄낄거리고 있었다. 덩치 큰 수소가 한사코 몸을 비트는 암소의 등을 타려고 용을 쓰고 있었던 것이다. 못 볼 것을 본 듯 신애는 재빨리 고개 돌려 뛰다시피 발걸음을 빨리하였다. 장터가 끝나는 지점에 이르렀을 때였다. 검정 귀마개 모자를 푹 눌…

크리스천투데이=김은애 기자 | Dec 15, 2011 03:45 PM KST

[장편소설] 바다는 알고 있다

반으로 접은 봉투를 주면서 엄마가 낮은 어조로 말했다. 조심해서 가야 한다. 뒤에 누가 오나 잘 살피면서. 신애信愛는 고개를 끄덕이고 누군가 볼세라 얼른 간단후꾸(簡單服)주머니 속에 봉투를 밀어 넣었다. “재게 가거라. 밥은 엄마가 가지고 간다고 거기 썼다.” 신애는 동그란 눈으로 올려다보면서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엄마가 하얀 인조견 간단후꾸 어깨에 보리미숫…

크리스천투데이=김은애 기자 | Dec 08, 2011 09:51 AM KST

제38회 한남문학상에 조월류하 ‘비대칭 이야기’ 등 5명 수상

전국 50여 대학에서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보인 제38회 한남문학상 수상작이 결정됐다. 가장 많은 출품작과 경쟁을 보인 시 부문 당선작에는 조월류하(단국대)의 ‘비대칭의 이야기’가, 가작에는 이현우(서울예대)의 ‘달 2’가 선정됐다. 소설 부문 당선작에는 이경은(동국대)의 ‘가구 소녀’가 가작에는 장희가(한남대)의 ‘로스앤젤레스의 시간’이 선정됐다. 비평 부…

크리스천투데이=이미경 기자 | Nov 20, 2011 04:15 PM KST

고마운 왼손 (5·끝)

이호선의 얼굴임에 틀림없다. 그와 헤어질 때 그대로의 얼굴이다. 수염이 까칠하게 자라 합죽한 두 볼의 모습이 가려진 얼굴. 해야 할 말을 선한 눈빛 속에 숨기고 아무 말도 하지 않던 그 얼굴이다. 그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알면서 애써 외면하고 나는 미국으로 와 버렸다. 그는 그 후로 나를 무척 찾았을 것이다. 사업을 하면서 그 친구 돈을 썼다. 사업 실패로 그는 같이 …

크리스천투데이=김은애 기자 | Nov 10, 2011 12:53 PM KST

[단편소설] 고마운 왼손 (4)

도사 말대로 살아왔나 생각해 본다. 그의 설명대로 살아온 듯하기도 하고 전혀 그런 것 같지 않기도 하다. 생각해 보니 일반적인 말 아닌가? 누구의 인생에서도 그럴 것 같다. 그래도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 40대 중반에 들어서 무슨 사고를 당하여 건강을 해칠지 모르니 주의해야 한다는 말이다. 혹 그 운명적 사고가 이번 일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손이 운명…

크리스천투데이=김은애 기자 | Nov 02, 2011 01:16 PM KST

[단편소설] 고마운 왼손 (3)

다른 의사가 다가오며 웃는 모습을 의아스럽게 여긴다. 상태로 봐선 얼굴을 찌푸려도 모자랄 것 같은데 미소짓는 것을 보니 참을만한 모양이라고. 나는 의사를 편하게 바라보며 그의 손에 들린 X-ray 사진에 관심을 보인다. 의사는 사진 석 장을 벽에 있는 투시상자에 고정시키며 전기 스위치를 올린다. 의사의 전문적인 설명이 이어진다. 인지와 검지는 뼈의 손상이 없는 것 같아…

크리스천투데이=김은애 기자 | Oct 26, 2011 05:05 PM KST

[김소엽 시인 단편시] 가시나무새

크리스천투데이=신태진 기자 | Oct 26, 2011 07:05 AM KST

[김소엽 시인 단편시] 가을들녘

크리스천투데이=신태진 기자 | Oct 25, 2011 06:50 AM KST

[김소엽 시인 단편시] 담쟁이 처럼

담쟁이처럼 삶의 벽이 가로놓였을 때 담쟁이는 위로 향해 기도한다 아찔한 절벽의 틈새에 뿌리내리고 벽을 넘어야겠다는 푸른 의지 하나만으로 빈 손 활짝 펼쳐 있는 힘 다해 벽을 오른다 그러나 혼자 두 주먹 움켜쥐고서는 벽을 오를 수 없다는 걸 담쟁이는 안다 절망의 벽에서 담쟁이는 그 절망을 가는 줄기에 담아 혈관의 피로 보내고 오늘도 생명을 강인하게 …

크리스천투데이=신태진 기자 | Oct 20, 2011 03:48 PM KST

[단편소설] 고마운 왼손 (2)

간호사가 무슨 장비를 밀고 다가온다. 직업적인 미소를 건네며 X-ray를 찍어야 한다고 한다. 나는 통증이 심하니 마취주사를 맞거나 진통제를 좀 먹을 수 없느냐고 사정을 한다. 간호사는 정확한 진단 없이는 어떤 의료행위도 할 수 없다고 냉담하게 대꾸한다. 다치지 말 것이지 왜 다쳐가지고 그러느냐는 비웃음이 섞인 말같이 들린다. 다치고 나면 어차피 고통은 따르는 것이고 …

크리스천투데이=김은애 기자 | Oct 19, 2011 12:19 PM KST

한남대, 한남문인상 수상자 발표

한남대학교(총장 김형태)는 동문 문인에게 수여하는 제6회 한남문인상 수상자로 시인 허형만씨(64·목포대 교수), 시조시인 정순량씨(72·우석대 명예교수), 동화작가 임선아씨(42·여) 등 3명을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운문분야 대상 수상자인 허형만 시인은 1983년에 한남대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석사과정을 마쳤으며, 현재 목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허씨…

크리스천투데이=이미경 기자 | Oct 04, 2011 06:49 PM KST

[단편소설] 고마운 왼손

이번에는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남자가 다가온다. 왼손에서 전해오는 지근지근 쑤시는 통증을 참아가며 어떻게 다쳤느냐는 반복되는 질문에 짜증스런 표정으로 대답한다. 1시 반쯤 농장에서 일하다가 전기톱으로 다친 것이고 혈압 약 외에 특별히 먹는 약은 없다. 알레르기가 있는 것도 아니다. 점심은 먹지 않았고, 나이도 이름도 주소도 벌써 서너 차례 다른 간호사에게 이미 …

크리스천투데이=김은애 기자 | Oct 04, 2011 05:13 PM KST

[단편동화] 버들꽃 나루와 뱃사공(3·끝)

그때 나는 아이들 앞에서 귀신이 없다고 큰소리를 쳐놓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주저주저했지만 아이들 앞에서 큰 소리를 쳤으니 무서운 것을 참고 억지로 굴 속 깊숙이 들어가 보았습니다. 코가 큰 불란서 사람들이 자기네들이 믿는 종교를 퍼트리기 위해서 군함을 타고 이곳까지 들어 왔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겁에 질려서 그들이 타고 온 군함을 불태우고 그 사람들을 잡…

크리스천투데이=김은애 기자 | Sep 29, 2011 01:41 P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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