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과 그리스도인의 삶
4차 산업혁명과 그리스도인의 삶

이윤석 | CLC | 216쪽 | 10,000원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인공지능(AI)은 인간이 가진 지적 능력을 컴퓨터로 구현하는 기술인데, 이미 여러 분야에 접목되어 사용되고 있다. 얼마 전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에서 보듯, 유기체인 인간은 인공지능을 상대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런 기술은 더욱 고도화되어 기술과 과학이 인간과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도 본다. 그리하여 유기체인 인간과 인공지능 사이에 전쟁이 발생할 것이라는 영화나 소설은 더 이상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게 되었다.

그렇다면 기술은 과연 중립적인가? 우리는 흔히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이 인류의 발전과 성장과 복지를 위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그 가치가 달려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기술은 진공상태에서 생성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결코 중립적이지 않다. 기술이 인간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것을 보면, 기술의 가치는 이미 내재되어 있다.

그래서 기술은 반드시 성경적이고 인류와 양심의 기준과 규범 내에서 수행되어야 하지, 그 자체만을 위해 존재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책은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지, 첨단 과학을 달리는 시대에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살아야 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등을 평이하게 기술해 놓은 책이다. 저자가 직접 학교와 그가 속한 단체에서 강의한 내용을 보완했다.

아직 기독교 내에서는 여전히 관심조차 미비하기에, 책으로 펴낸 것이다. 시대는 과학을 절대시하고 우상화하는 수준인데, 거기에 비해 기독교인의 관심과 연구와 대처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기술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보면 인간을 하나님의 위치까지 가게 하고, 하나님 같은 일들을 하게 한다. 하나님이 인간과 우주를 창조하시고 세상과 만물을 다스리듯이, 인간은 고도의 과학기술을 가지고 가상세계를 창조하고 그 세계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조절한다.

현실 세계에서는 한계가 많고 여러 장벽에 부딪혀서 포기했던 일들을 끝없는 무한의 공간에서 신적인 능력을 행사하니 절대자처럼 느껴질 것이다.

더구나 인간은 이 기술을 가지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는데, 이제는 죽음과 행복까지 조절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인간은 누구나 죽음을 맞이하고, 피할 수 없는 한계를 직면한다. 이것은 하나님의 법이고 자연의 원리이고 인륜의 법칙이다.

그러나 기술은 인간의 수명을 연장시키고 불치병을 고칠 뿐 아니라, 불멸하는 존재로 변화시키려 한다. 영화에서나 보듯이 인간을 냉동으로 보존했다가 몇 년 뒤에 꺼내 살게 하는 불사의 단계로 진입할지 모르겠다.

게다가 이제는 행복이라는 감정과 인간의 마음도 약물로 다스리는 기술을 발휘한다. 인간사에서 발생하는 극복하기 힘든 상황을 종교가 해결해주고 위로와 평화를 주었는데, 이제는 기술로 세밀한 감정까지 조절하고 인간 능력 밖의 일까지 통제하니, 종교가 필요 없어진 것이다.

신이 요청되던 자리에 이제는 기술이 요청되고 있고, 신의 자리에 기술이 앉아서 모든 것을 지배한다. 더 이상 인간사에 하나님의 자리는 없어도 될 것 같다. 신을 의지하고 섬기는 인간이 아니라 기술을 의지하고 섬기는 인간이 되었다.

인간의 신적 능력을 아주 극대화하고 긍정적으로 기술하여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을 서술한 유발 하라리의 <호모 데우스>는 인간의 의식을 알고리즘으로 간주하고 이것을 비유기체인 기계에 의식하여 인간은 불멸하고 영생하는 존재로 만들었다.

생명공학 기술과 사이보그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해, 인간의 능력은 극대화될 것이다. 만화를 영화화한 ‘공각기동대’만 봐도, AI는 뇌만 인간이고 몸은 로봇으로서 불사(不死)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4차 산업혁명과 선교 혁신
이런 4차 산업혁명은 테크노피아를 꿈꾼다. 이 세계에서 인간은 불멸하고 영생하며, 모든 것이 기술로 조절된다. 기술이 세상을 구원한다고 믿는다. 이제는 목사도 필요없게 될 것이다.

인공지능이 발달해 빅데이터를 통해 충분한 자료와 학습을 거치면 ‘인간’ 목사 이상으로 정곡을 찌르는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 분야는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고, 사이보그가 등장하여 인간을 대신할 것이다.

이런 4차 산업시대에 기독교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하나님의 자리가 좁아지고 하나님이 무능해지는 시대에, 기독교는 무엇을 외칠 것인가?

책을 통해 저자가 말하는 대안을 들어보면 도움이 되고 유익을 얻을 것이다. 또 우리가 더 공부하고 연구하여 충분히 대답해야 될 말이 무엇인지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에 대해 지식이 부족한 필자가 볼 때, 기독교의 역할과 가치는 더욱 빛이 날 것으로 보인다.

기술이 인간을 구원한다고 믿지만, 기술은 결코 인간을 구원하고 영생을 줄 수 없다. 테크노피아에는 영원 없이 현실만 있을 뿐이고, 영혼과 정신 없이 육체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인간은 영혼을 지는 영육 통일체이고, 인간은 이 땅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죽음 이후의 삶을 준비해야 되는 존재이다.

즉 기술이 첨단을 달릴수록, 인간은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아무리 행복과 불멸을 조절하더라도 그로 인해 생기는 역기능과 병폐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고 더욱 소외되고 외로워지고 정체성의 혼란을 겪을 것이다.

더구나 인공지능과 사이보그 기술과 신경과학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영적인 임재와 소통, 인간의 온기와 생기는 기계가 절대로 공급해 줄 수 없는 영역이다.

유기체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생기는 기계가 만들어낼 수 없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생명과 능력은 기술이 창조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술 구원을 믿는 시대에 그 이면은 더욱 어두워질 것이고 인간과 사회는 더욱 혼란해질 것이니, 그 속에서 기독교는 밝은 빛을 비추고 진리로 인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방영민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서현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