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성탄을 앞두고 기쁜 소식이 들려 왔다. 약 7년 동안이나 한국교회 안팎의 큰 걱정거리였던 사랑의교회 사태가 극적으로 해결 국면에 들어선 것이다. 사랑의교회 갈등 양측은 23일 서울 모처에서 8개항으로 이뤄진 합의 각서에 서명했다. 아직 절차상의 문제들이 남아 있긴 하지만, 현재 분위기상 무난히 잘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극적 합의에는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의 역할이 지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부총회장 출마 전부터 사랑의교회의 화합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노력해 왔고, 또 대화가 난항을 겪을 때는 대형교회 목사로서의 자존심도 내던지고 무릎을 꿇고 사정할 정도로 절박한 자세로 이 일에 임했다고 한다.

교계에서 갈등이 봉합되기란 쉽지 않다. 양측이 서로 하나님의 뜻을 내세우기에 타협과 조정이 개입될 여지가 매우 적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 갈등이 터진 뒤 오랜 시간이 흘렀다면, 거기에 감정의 골마저 깊어져 그야말로 해결 불가능한 지경에 이른다. 때문에 사랑의교회 양측이 이처럼 전격적으로 합의를 도출해낼 수 있으리라고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물론 화합이 중요하다 해서 잘잘못을 무조건 덮고 넘어가서도 안 되고, 또 7년간의 앙금이 쉬이 없어지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어렵게 한 걸음을 내디딘 만큼, 그리고 오정현 목사가 자신의 허물을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갱신위 측도 갱신 과정에서의 부덕을 사과한 만큼, 이제는 서로가 서로를 너그럽게 다독이며 진정한 회개와 화목의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돕기를 바란다.

합의를 맺는 것도 어렵지만, 그 합의를 깨지 않고 끝까지 지켜나가기는 더 어려울 것이다. 부디 사랑의교회 모든 구성원들과 교계 지도자들이 이 일을 위해 끝까지 기도하며 성심껏 노력해 주기를 또한 간절히 바란다.

또한 여러 모양으로 갈등을 겪고 있는 다른 교회의 구성원들도, 화합의 새 길을 열 수 있기를 바란다. 잘못한 이들은 진정으로 회개하며 그에 합당한 열매를 맺고, 비판하는 이들은 보다 넓고 깊은 마음을 보여 줘서, 그렇게 새해에는 복된 화합의 소식들이 곳곳에서 들려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