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은 목사
▲이영은 목사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의 집안에는 쌍둥이 아들 에서와 야곱이 있었습니다. 장자 에서와 둘째 아들 야곱입니다. 큰 아들 에서는 사냥을 잘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소위 능력 있는 아들이지요. 둘재 아들 야곱은 조용한 성격에 소심하고 생각이 많습니다.

이삭은 큰 아들 에서가 사냥해온 고기를 먹으면서 흐믓합니다. "우리 집안의 기업을 이어갈 수 있는 능력이 있겠다." 이삭은 강하고 힘 있고 사냥 잘하는 능력 있는 잘 키운 아들 에서를 사랑했습니다. 장자로서 그만하면 믿음직하다고 생각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삭은 나이 들어 눈도 잘 안보이고 언제 죽을지 모르니 죽기 전에 미리 맏아들 에서에게 장자의 축복을 하려고 합니다. 그 말을 리브가가 들었습니다. 어머니 리브가가 그 말을 듣고 야곱에게 에서의 옷을 입혀서 눈이 어두운 아버지 이삭을 속여 야곱에게 그 복을 받게 합니다. '그러다 걸리면 복이 아니라 저주를 받으면 어떡하냐'고 걱정하는 야곱에게 '그 저주는 내가 다 받을 테니 너는 엄마말만 듣고 하라는 대로 해'라고 하면서...

코미디 드라마 같은 장면입니다. 왜? 어머니 리브가는 기를 쓰고 야곱이 장자의 축복을 받게 하려고 위험을 감수하고 이렇게까지 했을까,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다 같을 것입니다.

이삭이 보기에는 강하고 능력 있는 에서가 집안의 기업을 이을 만한 아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리브가는 에서가 이 기업을 이어갈 수 없는 자라고 생각했습니다.

리브가가 그럴 만도 합니다. 둘은 어머니 리브가의 태속에서부터 밀쳐내며 싸워서 리브가는 그 일로 큰 고통을 받을 때 하나님께 무슨 이유인지 물으러 기도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리브가는 하나님의 예정은 '장자 에서가 아니라 야곱이 기업을 이어가는 자'라는 응답을 받았습니다. 리브가는 이것을 직접 하나님께 받았으니 마음에 품고 있었을 것입니다.

두 아들이 자라면서 보니 에서는 '그깟 장자명분이 먹고 사는데 무슨 유익이 있냐'면서 장자권을 죽 한 그릇보다 못한 가치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야곱은 장자권이 빼앗고 싶을 정도로 탐이 났습니다. 그 가치를 아는 것이지요.

게다가 에서의 아내들은 헷사람 이었습니다. 얼마나 우상숭배를 해대는지 그것을 보는 경건한 리브가는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마음에 심한 고통을 받았습니다(창 27:46). 어머니 리브가가 기를 쓰고 야곱이 장자의 축복을 받도록 꾸민 것은 나름 리브가의 신앙이 아닌가 합니다.

이 사건을 '후에 에서는 장자권은 우습게 생각하면서 장자의 복은 받고 싶었지만 그는 하나님께 거절 당했다'고 히브리서에서는 해석하고 있습니다(히 12:17).

에서는 장자의 복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요? 장자권에 대한 가치를 모르니 그 복이 어떤 복인지 몰랐을 것입니다. 장자권과 복은 분리될 수 없습니다. 장자권이 복 그 자체 입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그 집안의 기업을 맡기시면서 주신 말씀에 있습니다.

"너는 복이다, 세상이 너를 통해서 복을 받으니까. 너는 복의 근본이다, 세상은 네 안에 들어와야 복을 받기 때문에 나는 누구든 너를 저주하는 자를 저주하고 축복하는 자를 축복할 것이다. 누구든 복을 받으려면 너를 통해야만 한다"(창 12:2~3)

이일로 해서 야곱은 형 에서를 피해서 외삼촌 라반에게 가는 길에 그 복이 무엇인지를 보았습니다. 하늘 문이 열리는 곳에 하늘과 땅이 이어지는 사다리가 있었습니다. 그곳을 천사들이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영의 세계가 이 땅과 연결됩니다.

그곳에서 하나님이 '하나님의 나라를 주시겠다, 너로 인하여 온 세상이 복을 받는 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나라, 천국을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야곱은 막연하게 생각했던 복의 실제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와 함께 하겠다.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 까지..." 나와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의 하나님과 그분의 기업을 이어가는 하나님의 나라!

한 끼 배불리는 죽과 이 복이 어떻게 비교가 되겠습니까?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이 보았던 장자의 복을 오늘 교회에게 주셨습니다. 교회는 온 세상의 기업을 이어가는 장자입니다.

이영은 목사(서울 마라나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