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갈등 사회 해법
1. 교회는 신앙의 본질과 가치 붙잡아야
2. 그리스도인은 함께 연합해 기도해야
3. 교회의 3가지 사회적 기능 발휘해야
4. 사회를 한 공동체로 만드는 캠페인을

국민미션포럼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초(超)갈등 사회 한국교회가 푼다’는 주제로 국민미션포럼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 컨벤션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정세균 의원(전 국회의장, 국무총리 지명자)와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기조강연을 전했다.

정세균 의원에 이어 발표한 소강석 목사는 ‘초갈등사회, 예수님이 답이다’라는 제목으로 “오늘 이 자리가 대한민국이 초갈등 사회의 강을 건너, 통합의 바다로 가는 돛단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소강석 목사는 “초갈등 사회 해법을 위해서는 초정치적·초이념적·초정파적 마인드가 필요하다. 요즘 대의민주주의 대신 군중민주주의가 판을 치고 있는데, 그러다 보면 정치적·이념적·정파적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가운데, 교회는 이념과 사상이 아니라 예수님의 가르침과 말씀을 따라가면서 시대와 이념을 이끌어갈 수 있는 동력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국교회의 역할로는 4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신앙의 본질과 가치를 붙잡아야 한다’에 대해 “정파나 이념보다 큰 것이 성경과 진리이다.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라는 내용처럼, 예수님께서 이 초갈등 사회와 한국교회를 어떻게 보실지 점검해야 한다”며 “이런 때일수록 교회는 신앙의 본질과 가치를 붙잡고, 진보와 보수 모두 진영논리를 신앙화해선 안 된다. 예수님은 당시 애국자들로 각광받던 열심당원을 지지하지 않으셨고, ‘칼을 든 자는 칼로 망한다’고 경고하셨다”고 밝혔다.

다음으로는 ‘함께 연합하여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교회는 성경적 가치와 기독교 진리를 지키기 위해, 일단 연합해서,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리고 아무리 위대한 행동이라도, 기도 없이는 안 된다”며 “내 이념에 맞춰 하나님을 끌어들이는 기도가 아니라, 나를 비우고 하나님 뜻에 맞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기도를 해야 한다. 초갈등 사회 해결을 위해, 한국교회 전체가 하나 되어 갈등을 가슴으로 끌어안고 울며 통곡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셋째로 ‘교회의 사회적 기능을 잘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교회가 예배만 드리는 곳은 아니다. 총리도 대통령도 잘못된 부분은 지적하는 사회 비판의 기능, 교회의 잘못에 대해 자성하고 수용하는 사회 반영적 기능, 그리고 사회가 충돌하고 갈등할 때 합리적 소통으로 해결의 접촉점을 찾는 참여적 기능이 있다”며 “기독교는 광장 집회를 주도하기에 앞서, 합리적 대화와 소통, 효과적 설득, 영적·사상적 리더십 등으로 창조적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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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석 목사가 기조강연을 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마지막으로 ‘교회가 우리 사회를 한 공동체 사회로 만드는 캠페인을 해야 한다’고 했다. 소 목사는 “대한민국의 순수한 가치와 역사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변화를 도모하는 진보 진영의 진의는 이해하되 과격하고 극단적인 면은 절제시켜야 한다”며 “진보와 보수가 어우러져 선한 경쟁을 하고 갈등도 선하게 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세워 나가는데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소강석 목사는 “한국교회가 올해 성탄절을 ‘대한민국 대화합의 날’로 선포하여, 성탄절 예배를 서울시청이나 광화문에서 드리고 국민 대화합 메시지를 선포하면 어떨까”라며 “여의치 않다면, 전국 교회가 각자 예배드리되, 성탄뿐 아니라 국민 대화합 메시지를 전하자. ‘축 성탄’ 아래에 국민 대화합을 기원하는 문구도 새겨넣자”고 제안했다.

소 목사는 “2000년 전 팔레스타인의 낮고 쓸쓸한 말구유에 맨살의 아기로 태어나신 그 가슴 저리고 신비한 사랑 이야기는 영원한 수수께끼요 사랑의 시가 되어, 오늘도 콘크린트 회색빛 도시에 갇힌 우리의 차가운 심장을 녹이고 있다”며 “그렇게 우리 한국교회가 평화, 에이레네를 추구하고, 대화합의 촛불과 횃불이 되어 대통합의 생명수를 공급하는 거룩한 마중물이 되자”고 권면했다.

이후에는 이철 목사(강릉중앙감리교회) 사회로 소강석 목사와 한기채 목사(중앙성결교회), 김봉준 목사(아홉길사랑교회), 이규호 목사(큰은혜교회) 등이 패널토론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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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김봉준·한기채·이철·소강석·이규호 목사. ⓒ이대웅 기자

이들 중 이규호 목사는 “한국교회가 먼저 초갈등 사회를 해소하고 국민들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고 그들에게 답을 줄 수 있는 위치를 회복해야 한다”며 “우리가 초갈등 사회를 풀 수 있다고 해법을 제시해도, 국민들로부터 교회 지도자들이 신뢰를 받지 못한다면 소용 없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목사는 “교회는 져야 한다. 예수님은 오병이어의 기적에 앞서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하셨다”며 “한국교회는 이미 가진 것이 많다. 기적은 작은 소년이 자기가 가진 작은 것을 나누면서부터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왜 신뢰를 잃었는가. 주지 않고, 자꾸 얻으려 했기 때문이다. 힘도, 사람도, 물질도 자꾸 얻으려는 자세가 계속돼 왔다”며 “그러니 우리가 대안을 제시해도, 국민들은 경청하거나 실천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 사회는 한국교회를 판사의 위치에 놓지 않는다. 우리가 판사처럼 누가 옳으니 그르니 해도, 국민들이 듣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규호 목사는 “그러므로, 한국교회는 먼저 신뢰 회복을 위해 2020년 지금보다 훨씬 더 주는 운동을 펼쳐야 한다. 이 운동을 훨씬 적극적으로 하기 시작한다면, 주는 것 이상으로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존경을 받고 그들이 우리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것”이라며 "초갈등 사회를 풀기 위한 한국교회의 역할은, 예수님을 따라 열심히 주고 나누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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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호 목사가 기념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앞선 예배에서는 이규호 목사 사회로 문수석 한교총 공동대표회장의 환영사,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의 설교, 채영남 목사(광주 본향교회)의 축도 등이 진행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초갈등 사회 극복을 위한 한국교회 선언문’도 발표됐다. 참가자들은 “대한민국은 국내외적으로 유례 없는 초갈등의 국가위기 상황에 놓여있다”며 “이 갈등을 치유하지 않으면 민족과 국가의 존립마저 장담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국민들은 불안과 분열 속에 깊은 내상(內傷)을 입은 채 집단적 스트레스를 겪으며, 대화합의 반전을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성탄절을 맞아 초갈등의 2019년을 보내고 화합의 2020년 새해를 대망한다”며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1.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성탄을 맞이해 전국교회는 12월 25일(수) 성탄절을 ‘대한민국 대화합의 날’로 선포하고 화합의 메시지를 전하고 기도한다.

2. 정부는 초갈등사회 극복을 위해 (가칭) 대통령직속 갈등조정통합위원회를 설치하고, 민간기구로는 대사회갈등조정센터를 설립, 운용할 것을 촉구한다.

3. 국회는 초갈등사회 극복을 위해 국민들을 도구로 하는 정쟁을 끝내고 갈등관리기본법 제정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4. 지자체 및 시민단체는 초갈등사회 극복을 위해 공공갈등, 사회갈등 등을 해소한 사례를 발굴, 장려하며 갈등 치유를 위한 와 회복을 위한 해법 확산에 나설 것을 권고한다.

5. 한국교회는 초갈등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 것을 회개하고 자각하며, 연합기관과 교단과 교회와 성도가 하나 돼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오직 평화의 도구로서의 사명을 감당할 것을 선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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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들이 ‘초갈등 극복을 위한 선언문’을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