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십자가 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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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골로새서 3장 13-14절

본문은 그리스도인의 덕목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인이 마땅히 실천하고 살아야 한다는 행동 덕목입니다.

물론 이런 것들을 실천하며 살기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노력하며 살아야 그리스도인다운 삶이라는 것입니다. 그 중 가장 강조되는 것이 바로 용서입니다. 본문을 배경 삼아 ‘서로 용서하라’는 제목으로 은혜를 나누고자 합니다.

1. 용서는 존재를 용납해야 한다

“누가 누구에게 불만이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13절)”.

용서는 내게 잘못한 상대방을 용납하는 태도입니다. 용납이란 남의 잘못이나 입장, 형편 등을 너그러이 받아들이는 행위입니다. 내게 잘못을 했기에 받아들이기 쉽지 않지만, 받아들이는 것이 용서라는 것입니다.

용납의 반대는 물론 거부입니다. 거부는 남의 요청이나 제안 따위를 받아들이지 않고 물리치는 행위입니다. 상황에 따라 상대방의 요구를 어쩔 수 없이 거부해야 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존재를 거부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람은 거부되거나 거부당할 때, 가장 기분이 나쁩니다. 특정한 장소에 입장이 거부되는 것이나 탑승이 거부될 때는, 버림받는 듯한 기분을 느낍니다.

반면 어떤 상황에서든 용납될 때 가장 기분이 좋습니다. 용납이 될 때는 요구가 수락되는 것도 좋지만, 존재가 허용되고 환영을 받는 일이라서 더 좋은 것입니다.

확실히 사람은 완벽한 존재가 아니므로, 잘못할 수 있고 실수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인간이란 용납을 전제로 하는 존재임을 의미합니다. 더구나 잘못을 했는데도 용납된다면, 더 말할 것 없이 기쁘고 감사하고 행복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용서하고 용서받는 것이 좋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2. 용서는 주님을 본받아야 한다

“누가 누구에게 불만이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과 같이 너희도 그리하고(13절)”.

주님이 우리를 먼저 용서하셨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주님의 용서를 본받아서 용서해야 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우리가 세상의 주인을 몰라보고, 나의 마음대로 살던 죄악을 용서해 주셨습니다. 주님의 십자가 죽으심이 바로 그 증거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제 용서를 받은 의인(義人)이 되었습니다.

가상칠언(架上七言)은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 주님께서 하신 마지막 7가지의 말씀입니다. 그때 주님은 “다 이루었다” 말씀하셨습니다. “다 이루었다”는 헬라어로 ‘테텔레스타이’인데, 이는 ‘모두 지불되었다’, 즉 ‘죄의 값을 주님이 모두 지불했다’는 뜻입니다.

이런 이유로 바울은 지금 감옥에서 골로새 교인들에게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 같이 너희도 그리하라”고 용서를 권면하고 있습니다. 더 큰 죄를 용서받았으니, 형제의 작은 허물이나 죄를 용서해야 그리스도인다운 삶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다른 사람의 잘못을 용서해 주는 일이 우리의 생활에서 중요하고 내게도 복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주님이 직접 가르쳐 주신 ‘주기도문’은 모두 달라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에만 유독 조건이 붙어 있습니다.

죄를 용서해 달라는 항목에만 “우리가 다른 사람의 죄를 용서해 준 것처럼 우리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는 그리스도인에게 용서하는 행위가 매우 중대한 일이고, 용서하는 생활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교훈하는 이유입니다.

3. 용서는 사랑을 더해야 한다

“누가 누구에게 불만이 있거든 서로 용납하여 피차 용서하되 주께서 너희를 용서하신 것과 같이 너희도 그리하고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13-14절)”.

용서는 사랑의 행위입니다. 그리고 사랑의 여러 행위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행위입니다. 이는 용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용서란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불가능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많지 않으면 용서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기에 상대방에 대한 미움으로 가득한 사람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손해의식, 피해의식을 가진 사람도 용서할 수 없습니다. 용서하는 행위가 바로 사랑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미국 강철왕 카네기(Andrew Carnegie, 1835-1919)는 “우리는 원수를 사랑할 만한 성자는 아닌지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위하여 원수를 용서하고 잊어버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용서하지 못하고 미움을 갖고 있으면, 우리의 건강을 상하게 되고 행복하지 못하게 된다는 말입니다. 그러고 보면 용서는 사실상 나를 위한 것입니다.

굳이 그럴 것도 없는데, “가만두지 않겠다!” 하는 미움으로 살아가면, 결국 “나만 손해를 보게 된다”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 이는 우리에게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잘못한 사람을 용서할 수 없고, 오히려 손해를 볼 수 있다는 말이 됩니다.

본문에서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고 강조하는 것도 용서를 하게 되면 모든 것이 좋게 된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한 해가 지나가는 때입니다. 지난날을 돌아보면서 우리는 나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고 새해를 맞아야 할 것입니다. 용서하지 않고 새해를 맞으면, 묵은 때를 그대로 갖고 새해를 맞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내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고 새 해를 맞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기도하십시다!

“주님! 우리는 잘못한 사람에 대해 존재를 용납하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내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므로 주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그리고 내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므로 사랑을 더하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내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는 사람에게 반드시 축복하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