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준 변호사 김성경 변호사
▲한상준 변호사(왼쪽)와 김성경 변호사 ⓒ김진영 기자
'남혐' '여혐'... 최근 우리 사회의 병폐 중 하나인 지나친 '성(性) 대결'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표현이다. 각각 남성과 여성 혐오의 준말이다. 분명 건강한 사회의 징표는 아니다.

기독교 신앙으로 같은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는 김성경·한상준 변호사도 최근 한 사건을 맡으며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직접 경험했다고 한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는 남성,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가 여성인 사건이었는데, 법원의 판결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두 변호사에 따르면, 그러나 언론 등의 관심은 사건의 구체적 경위가 아니었다. 그보다는 성대결에 더 초점이 맞춰진 것 같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어떤 분야보다 냉정하고 객관적인 판단이 필요한 법정에까지 사회 일각의 뒤틀린 감정이 투영되고 있는 것 같아 많이 안타까웠다"고.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과 함께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면서 기존에 존재했던 남녀차별도 조금씩 개선돼 왔다고 생각해요. 특히 여기에 기독교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합니다. 남자든 여자든 모두가 하나님 앞에 동일한 인격체임을 교회가 가르쳐주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때부턴가, 자연스럽고 점진적인 차별의 개선이 아니라 '남혐' '여혐'이라는 말에서 보듯, 서로가 서로를 적대시하는 성대결 분위기가 조장된 것 같아요."(한상준 변호사)

"한국의 법이 성범죄를 매우 엄하게 처벌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성범죄라는 특수성을 고려했을 때, 그래야하는 당위성도 물론 있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성범죄에 대한 판단은 엄격해야 하고,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 자칫 과도하게 처벌받는 이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김성경 변호사)    

그러면서 두 변호사는 우리 사회의 이런 부작용을 바로잡는 데 있어 교회가 역할을 해주길 바랐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에게서 권익을 쟁취하거나, '제로섬' 게임의 주체가 아닙니다. 모두가 하나님의 자녀로서 '합력해 선을 이뤄야 할 존재'이기 때문이죠. 교회가 이런 건강한 기독교적 가치를 우리 사회에 더욱 널리 확산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