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
ⓒ새에덴교회
지난 수요일 오전 저는 국민일보 창간 31주년을 기념해서 여의도순복음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습니다. 조용기 목사님께서 설교를 하신 후, 이영훈 목사님께서 통성기도를 인도하실 때였습니다. 강단에 서서 열심히 손을 들고 기도하는데 누가 제 손을 잡는 것입니다. 눈을 뜨고 보니까, 조용기 목사님이 제 손을 목사님의 머리에다 얹어버리는 것입니다. 안수기도를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순간적으로 조 목사님을 끌어안고 기도를 하였습니다. 어떻게 감히 제가 조 목사님 머리에 손을 얹겠습니까? 저의 큰 바위 얼굴이셨던 목사님의 머리에 감히 손을 얹다니요. 그만큼 저는 조 목사님을 존경하고 귀하게 생각하기 때문이죠.

저는 조 목사님을 끌어안고 기도를 하였습니다. "하나님, 조 목사님이 젊은 날 얼마나 체력을 소진하셨습니까?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세계 최대의 교회로 키우고 5대양 6대주를 다니며 세계복음화를 시키기 위해 얼마나 온 몸의 진액을 짜내며 희생하셨습니까? 또한 위태로울 한국교회 수십 년 후를 바라보시며 공적 교회를 지키고 보호하는 대변지 국민일보를 창간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조 목사님은 몸을 축을 내고 축을 내셨습니다. 부디, 조 목사님의 수고를 보상해 주시고 건강을 회복시켜 주옵소서. 청년의 몸과 두뇌와 혀와 기백을 주시옵소서. 지금까지 살아오신 날들보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더 행복하고 하나님께 더 큰 영광을 돌리며 영향력의 지경이 넓어지게 하옵소서...(중략)" 이렇게 기도를 하는데 눈물이 펑펑 쏟아지는 것입니다. 조 목사님께서도 기도하는 내내 어린아이처럼 제 품에 안겨서 "아멘, 아멘" 하시는 것입니다. 기도하는 동안 정말 제 몸과 마음이 불덩이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한 기자가 사진을 찍어 주었고, 강인철 집사도 아주 재치 있게 사진을 찍어 놓았습니다. 그 사진을 보니 조 목사님께서 머리를 제 어깨에 기대고 계셨습니다. 제가 조 목사님의 머리에 손을 얹지 않는 대신 제가 감히 외로운 신학생 시절 큰 바위 얼굴로 바라보았던 조 목사님의 얼굴을 품고 눈물을 흘리며 기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지금도 조 목사님을 큰 바위 얼굴로 바라본다고 하면 저를 비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아셔야 할 것은, 사람은 누구에게나 공과 과가 있지요. 등소평이 정권을 잡았을 때 그의 측근들은 하나같이 모택동의 측근들을 적폐로 몰아 처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등소평은 "모택동의 공은 7이고 과는 3이다"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천안문 광장뿐 아니라 거리마다 모택동의 사진을 걸어놓으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모택동의 과보다 공을 더 높게 평가해 오늘의 중국을 만드는 데 역사적, 정신적 기틀을 잡아준 위대한 인물로 자리매김하게 했습니다. 조 목사님이라고 어찌 과가 없겠습니까? 그럴지라도 저는 등소평처럼 조 목사님의 과보다 공을 더 높이 평가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큰 바위 얼굴을 껴안고 기도를 하자 더 눈물이 난 것입니다. 그러고 나니 격려사도 눈물을 머금고 한 것입니다.

"(전략...) 저는 개척교회 시절에 큰 교회는 맨날 돈이 넘치고, 그 목사님은 항상 넉넉하게만 사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저희 교회도 어느 정도 성장하고 부흥하고 보니까 큰 교회는 더 힘들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저도 각종 연합사업과 많은 공적 사역에 돈을 내고 헌신을 하느라 쎄가 빠지게 힘이 듭니다. 그때마다 우리 조용기 목사님이 얼마나 외롭고 힘드셨을까 생각이 납니다. '또 눈물로 헌신해온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들이 얼마나 힘드셨을까? 또 지금 이영훈 목사님도 얼마나 힘드실까' 그래서 국민일보 31주년을 맞아 여러분을 진심으로 격려합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여러분들이 그동안 흘리신 그 피와 땀과 눈물의 헌신 앞에 진심어린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후략...)"

저는 격려사를 마치고 강단에서 눈물을 닦으면서 생각을 했습니다. '아, 내가 조 목사님과 국민일보에 조금이라도 감사의 마음을 표하는 것은 국민일보를 구독시키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교인들에게 간곡하게 부탁하며 국민일보 구독확장을 부탁해야 하겠구나.' 요즘 총회 일로 바빠서 조 목사님을 찾아뵙지 못했지만 성탄절을 앞두고 꼭 찾아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록 수많은 세월의 풍파로 큰 바위 얼굴에 상처가 난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저는 할 수만 있으면 큰 바위 얼굴의 상처를 지워드리고 흐르는 눈물을 닦아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