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재미 없어, 연극 발전해 ‘영화 설교’까지
초신자 위주 교회, 청년들 ‘미성숙’ 문제 발생해
‘말씀과 기도’로 돌아갔고 지금 ‘더플랜’ 훈련도

하정완
▲하정완 목사가 이야기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청년사역네트워크(의장 김동영 목사)에서 ‘Worry: 듣고, 묻고, 걷다’라는 주제로 5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양재 횃불회관 인근 카페 생각의정원에서 2019년 마지막 세미나를 개최했다.

중소형 교회 청년사역자들이 날로 감소하는 청년부를 다시 세우고자 협력과 연합을 통한 사역을 진행중인 청년사역네트워크는 실제적 고민과 대안들을 나누기 위해 이번 세미나를 기획했다.

청년사역네트워크 측은 밀도 있는 세미나를 위해 참석 인원을 20명으로 한정했다.

세미나에서는 30여년간 주로 청년들과 사역하며 현재 400여명과 함께 예배드리고 있는 하정완 목사(꿈이있는교회)가 강사로 나서, 자신의 사역 방향과 시행착오 등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

하정완 목사는 “1997년 3명과 예배드리기 시작했고, 1년이 지나 6명이 됐을 때 1기 제자학교를 시작했다. 제자학교를 통해 6명은 가족이 됐다”며 “6개월간 전도라기보다 ‘1명만 사랑하자’는 제자 삼기 프로젝트를 계획했고, 6개월 후 11명이 됐다. 저 빼고 모두 한 명씩 열매를 맺은 것이다. 그리고 6개월 후 22명, 다시 6개월 후 35명이 됐던 1999년 교회 창립예배를 드렸다”고 소개했다.

하 목사는 “제자훈련 일대일 양육이 주된 프로그램이었다. 제 목회 방식은 간단했다. 리더들만 교육하면 돼서 쉬웠다. 작은 교회였기에, 수평이동보다는 대부분 초신자들이 찾아왔다”며 “보통 교회 구성원을 보면 50-70%는 구원의 확신 없이 마당 뜰만 밟고, 20-30%는 열심이 있으며, 이들 중 5%는 보다 더 열성적이다. 저희 교회는 초신자들이 대부분이었기에, ‘마당 뜰’만 밟는 비율이 70% 가까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요즘 청년들이 안 나온다는데, 아시다시피 교회는 재미가 없다. 요즘 청년들은 재미를 쫓아 다니지 않나. 예전에는 먹는 걸로 승부를 봤는데, 지금은 부유해져서 그럴 수도 없게 됐다”며 “그래서 매주 대본을 써 연극 형태로 메시지를 전했고, 그것이 발전해 ‘영화 설교’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하정완 목사는 “그러다 문제가 생겼다. 청년 목회의 가장 큰 어려움이기도 한데, ‘미성숙’의 문제였다”며 “열심히 기도한다 해서 그 사람이 성숙한 신앙인인 것이 아니다. 믿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하 목사는 “그렇게 2007년쯤 청년 리더십들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본인들에게 충분한 리더십이 있다고 여기게 된 것”이라며 “교회가 성장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당시 사임까지 생각하기도 했지만 철회하고, 리더가 아닌 담임목사 중심으로 교회의 변화를 도모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한국교회의 총체적 문제는 성도들의 미성숙에 있다. 이는 목회자들의 설교가 성도들의 구체적인 삶으로부터 유리돼 있기 때문”이라며 “저는 교회 화장실 청소하는 것보다 회사에서 크리스천으로서 바른 상사가 되라고 했다”고 전했다.

하정완 목사는 “성도들의 미성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화사역을 모두 멈추기로 했다. 영화설교 컨퍼런스도 중지했고, ‘복음을 가지고 도시의 심장으로’ 가는 운동 등도 모두 그만뒀다”며 “당시 <버스>라는 영화를 만들어 영화제에서 수상하고 이런 일들 때문에 사람들이 몰려왔지만, 말씀과 기도로 돌아갔다”고 했다. 지금은 영화설교를 재개했다.

하 목사는 “말씀과 이를 위한 매일 큐티, 제9시 기도와 절대 1시간 기도 등을 추진한 결과 청년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가장 놀라운 것은 저 하정완이 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관상기도 등을 통해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원하는 바 선은 행하지 않고 도리어 원하지 않는 악을 행하는 일들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간증했다.

그는 현재 이러한 30년 청년사역의 노하우를 접목해 청년들의 성숙을 돕는 훈련인 재가 수도자 훈련 ‘더플랜’을 진행하고 있다. ‘더플랜’ 프로그램에는 큐티, 기도, 걷기 묵상, 애니어그램 등이 있으며, ‘구도자 입문- 구도자의 길- 수도자의 침묵- 수도자의 성숙’ 순으로 이뤄져 있다.

이후에는 ‘교회에서 상처받고 돌아선 영혼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나’, ‘심방의 의미’, ‘상처받고 떠난 청년들에게 다가가는 법’ 등 청년사역자들과의 자유로운 질의응답이 진행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