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가리고 재갈 물리고 포승줄로 포박하다니
2007년 탈북민 22명 강제북송도 전면 재조사
관련 기관장들 경질하고 사건의 전모 밝혀야

강제북송 규탄 기자회견
▲기자회견 모습. ⓒ국민연합 제공
전국탈북민강제북송반대국민연합 주최 ‘탈북민 강제북송 규탄 기자회견’이 11월 28일 오후 서울 효자동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개최됐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11월 7일 대한민국 정부가 귀순 의사를 밝힌 탈북 청년 2명에 대해 북한으로 강제 추방한 사건을 규탄하기 위해 열렸다.

주최 측은 “이번 사건은 탈북민 인권을 철저히 무시한 반인권적, 비인도적 살인 방조 행위로, 국제 사회로 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며 “북한 주민들과 탈북민들의 인권을 외면한 채, 문재인 정부가 역사상 최악의 3대 세습 독재정권 집단과 결탁하여 한반도 전체를 안보 위험에 빠뜨리는 평화 도박과 왜곡된 통일관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난 2007년 노무현 정부 시절 문재인 현 대통령이 비서실장으로 재직 당시, 탈북민 22명을 강제 북송시킨 사건까지 전면 재조사할 필요성이 불거지고 있다”며 “당시 정부는 귀순 의사를 밝히며 어선에 나눠 타고 서해안으로 남하한 탈북 주민 22명을 충분한 조사도 거치지 않고 12시간 만에 다시 북송시켰다. 지난해에도 2014년 탈북한 중국 내 북한 식당 여종업원 12명에 대한 재조사 문제가 불거져, 정부 관계 기관에서 북송 여부를 타진하는 등 탈북 동포들의 신변에 심각한 불안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또 “이 같은 탈북 주민들에 대한 북송 조치는 인권변호사 출신인 문재인 대통령이 탈북 주민들에 대한 인권 문제에 있어서는 잔인하리만치 냉정하고 비인도적인 태도를 보이는 모순적 행태로 인해, 수많은 국민과 탈북민, 국제기구와 인권단체로부터 공분을 사고 있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에서는 이성구 공동대표(강제북송반대국민연합), 김태희 대표(자유와인권을위한탈북민연대), 이통일 사무총장(강제북송반대국민연합), 박정호 목사(탈북민 통일비전센터), 전마리아 이사(강제북송반대국민연합), 이빌립 목사(북한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등이 발언했고, 이상원 이사(강제북송반대국민연합)가 성명서를 낭독했다.

성명서에서는 “이 사건은 홍콩 사태를 떠오르게 한다. 지금 홍콩에서 수백만 명의 시민들의 ‘범죄인 인도법’을 반대하는 시위가 유혈 사태로 번지고 있다”며 “홍콩 시민들이 강력히 반대하는 이유는 중국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북한 청년 강제북송 은폐사건을 통해, 홍콩의 심각한 문제가 대한민국에서 여실히 드러났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정부는 북한이라는 최악의 인권유린 국가로, 우리 국민들을 은밀하게 강제북송시켰다. 이번 사건은 정권 반대자들을 은밀히 강제북송시킬 수 있다는 개연성을 열어놓은 것”이라며 “정부는 은폐하기 급급했다.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또 “정상적 송환은 적십자사를 통해 이뤄지나, 이번 강제북송은 두 청년의 눈을 가리고 입에 재갈을 물리고 포승줄로 포박하여 경찰특공대가 강제 북송시켰다”며 “증거도 하나 없이 귀순 의사를 밝힌 청년들을 행선지도 알리지 않고 은밀하게 강제북송한 것은 반인도적 범죄행위이다. 이것이 현 정부의 구호인 ‘사람이 먼저다’의 실체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관련 기관장들을 경질하고 사건의 전모를 밝혀 탈북민을 비롯한 국민들에게 사과하라 △국회는 사건을 국정조사하고 필요시 특검을 실시할 것과 탈북민의 신변 안전과 정착을 보장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북한인권법을 더욱 강화하라 △인권위는 직권조사를 하고, 유엔인권위원회와 함께 강제북송된 두 청년을 대한민국으로 재송환하라 △정부는 북한인권재단을 정상화하고 중국에서 인권을 유린당하는 탈북민들이 UN 난민법에 따라 자유 대한민국에 안전하게 입국할 수 있도록 적극적 외교 정책을 추진하라 등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북한기독교총연합회, 전국통일광장기도회, 탈북민 통일비전센터, 자유와 인권을 위한 탈북민연대, 탈북자 강제북송반대 부산교회연합 등에서 주관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성명서

지난 11월 7일 대한민국에서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국가가 국민을 비밀리에 강제북송시킨 사건이다. 이 사건은 홍콩 사태를 떠오르게 한다. 지금 홍콩에서 수백만 명의 시민들이 범죄자를 중국 본토로 강제 송환하는 ‘범죄인 인도법’을 반대하는 시위가 유혈 사태로까지 번지고 있다. 홍콩 시민들이 강력히 반대하는 이유는, 중국이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북한 청년 강제북송 은폐사건을 통해서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으로 인한 심각한 문제가 대한민국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최악의 인권유린 국가인 북한으로 국가가 우리국민들을 은밀하게 강제 북송시킨 것이었다.

이번 사건은 정권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은밀히 강제 북송시킬 수 있다는 개연성을 열어놓은 것이다. 언론 카메라에 잡히는 바람에 드러난 이번 사건에 대해 정부는 은폐하기 급급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에 온 두 청년이 압송된 모습을 통해서도 충분히 추측해 볼 수 있다. 정상적인 송환은 적십자사를 통해서 이루어지나 이번 강제북송은 두 청년의 눈을 가리고 입에 재갈을 물리고 포승줄로 포박하여 경찰특공대가 강제 북송시켰다는 사실이다.

증거도 하나 없이 귀순의사를 밝힌 청년들을 행선지도 알리지 않고 은밀하게 강제 북송한 것은 반인도적인 범죄행위이다. 이것이 현 정부의 구호인 ‘사람이 먼저다’의 실체인가?

통일부는 반인륜적인 범죄 집단인 북한정권의 말을 듣고 이들 청년을 범죄자로 규정하여 추방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명백한 헌법위반이다. 이들이 대한민국 관할 범위 내에 들어왔고 귀순 의사까지 밝혔다면 분명히 대한민국 국민이다.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이들 청년에게는 생명권과 인간의 존엄과 행복 추구권이 보장되어있다. 만일 그들이 범죄자라고 하더라고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사법처리 되어야 한다. 어쩌면 이들이 반인륜적 범죄 집단인 북한정권에 의한 선의의 피해자일 수도 있다.

그런데 정부는 이 사건의 유일한 증거품인 청년들이 타고 온 어선을 북한에 인도함으로 증거인멸까지 한 것이다. 북한에 가면 심한 고문과 처형이 확실시 되는데도 불구하고 강제 북송한 것은 정부가 살인방조의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헌법은 ‘국가는 개인의 불가침의 인권을 보장할 의무를 진다’고 분명히 천명하고 있다. 이것이 과연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운 것인가?’

이번 강제북송 은폐사건에 대해 국제기구와 인권단체는 다음과 같은 성명들을 발표했다.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는 “강제북송 결정은 자유민주주의 인권 국가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는 국제법 정면 위반 사건”이라고 성토하였고, 국제엠네스티는 “범죄 행위가 확인되기도 전에 범죄자로 낙인찍어 북송한 것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부인한 것”이라고 비난하였다.

또한 휴먼라이츠워치는 “정부의 북송조치는 고문방지협약 위반”이라고 성명을 냈다. 이제 대한민국은 북한에 이어 반인도 범죄국가로 낙인찍힐 위기에 있다. 대한민국의 국격이 한 순간에 완전히 허물어진 것이다. 이에 우리 ‘전국탈북민강제북송반대국민연합’은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힌다.

1. 강제북송 은폐사건은 헌법위반이며 반인도적 범죄행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관련 기관장들을 경질하고 이 사건의 전모를 밝혀서 탈북민을 비롯한 국민들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

1. 국회는 강제북송 은폐사건을 국정조사하고 필요시 특검을 실시할 것과 탈북민의 신변안전과 정착을 보장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북한인권법을 더욱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

1. 국가인권위원회는 국가에 의해 자행된 두 청년에 대한 인권유린에 대해 직권조사를 하고, 유엔인권위원회와 함께 강제 북송된 두 청년을 대한민국으로 재송환 할 것을 촉구한다.

1. 정부는 북한인권재단을 정상화하고 중국에서 인권유린 당하는 탈북민들이 UN난민법에 따라 난민의 지위를 확보하고 자유대한민국에 안전하게 입국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외교 정책을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