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안전 콘퍼런스
▲재외국민의 안전 지원을 위한 해외 안전 콘퍼런스 단체기념사진. ⓒKCMS
해외 안전 콘퍼런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민관 협력방안이 나눠졌다. ⓒKCMS
외교부, KCMS 주관 ‘해외 안전 콘퍼런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재외국민 보호를 위한 민관 협력방안이 나눠졌다. ⓒ이지희 기자
해외 안전 콘퍼런스
▲김진대 KCMS 사무총장이 콘퍼런스 취지를 소개하고 있다. ⓒKCMS

국력 신장과 1인당 GDP의 증가와 함께 해외여행 인구도 늘고 있다. 작년 기준 해외여행자는 2,870만 명으로, 2011년 1,269만 명의 두 배를 훨씬 넘어섰고 올해는 3,0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동시에 재외국민에 대한 절도 및 강도, 납치 및 감금, 테러, 지진, 피살 등 사건·사고도 2014년 5,942건에서 작년 1만3,235건으로 급증했다.

늘어나는 재외국민의 안전문제에 대해 정부와 민간의 전문 인력이 상호 독립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위기정보 및 위기대응 역량을 공유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해외 안전 콘퍼런스'가 29일 외교부 청사 1층 국민외교센터에서 진행했다. 콘퍼런스는 외교부와 한국위기관리재단(KCMS, 이사장 김록권)이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협력했다.

해외 안전 콘퍼런스
▲왼쪽부터 개회사를 전한 김록권 KCMS 이사장, 축사를 전한 이상진 외교부 영사실장, 행사 소개를 한 김진대 KCMS 사무총장. ⓒKCMS
김록권 KCMS 이사장의 개회사에 이어 행사를 소개한 김진대 KCMS 사무총장은 "그동안 각 민간 영역에서 안전한 해외활동을 위해 '민간-정부' 채널을 유지하며 각자도생의 길을 걸어왔다면, 이제 '민간-정부' 채널뿐 아니라, '민간 상호'간의 통로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번 행사는 흩어져 있던 민간단체의 위기정보와 사례, 전문 인력과 기능, 네트워크와 역량을 융합, 조직화하여 민관이 재외국민 보호 영역에서 상호 윈윈하는 구조를 논의하기 위한 첫 모임"이라며 "잠재되어 있던 민간 자원과 단합된 역량을 발굴하고 선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여행사, NGO, 기업, 보험사, 병원 등 각 민간단체가 해외 주재원의 안전관리와 시스템, 해외 사건·사고 처리 사례와 의학적 심리 치료 등을 나누었으며, 해외여행금지제도의 개선 방안, 해외 위난상황 발생 시 민간자원 동원의 필요성, 민관 협력방안 모색을 위한 패널토의가 함께 진행됐다.

외교부, KCMS 주관 ‘해외 안전 콘퍼런스’
▲조용중 사무총장이 해외여행금지제도의 개선방안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조용중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전 지피선교회 국제대표, 미셔널 CSO 글로벌호프 대표)은 '해외 여행금지제도의 개선방안'에 대한 발제에서 외교부의 해외여행금지 국가 및 지역 방문을 제한하는 현 제도를 보완할 것을 요청했다. 조 사무총장은 "글로벌 시대에 전 국민이 선진사회의 선진 국민으로 행동하고, 결과에 책임을 지는 것은 결국 법률 제정과 법 규정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며 "자발적으로 국민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행 당시 상황과 현실적 문제로 시작된 해외여행금지제도의 명암이 있지만, 개인의 책임이 무겁고 법적 규제보다 국민의 교육이 앞장선다면 충분히 없앨 수 있는 규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10년 이상 지난 이 제도는 다시 한 번 보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 사무총장은 특히 "130여 년 전 한국에 외국인 선교사들이 와서 많은 도움을 주면서 지난 100년간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다"며 "우리나라 발전의 비하인드에 선교사들의 많은 수고가 있었던 것처럼, 오늘날 우리 선교사들이 외부 도움이 가장 필요한 곳에 가서 헌신하는 것이 그 나라와 민족을 살리는 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기관리 교육의 제도화를 통해 개인의 역할과 책임을 의무화하고, KWMA도 선교사 위기예방 및 위기상황 대처를 위한 교육과 위기관리 역량 강화에 힘쓰겠다"며 "정부에서도 한국에서 파송한 전 세계 2만8천 명 이상의 장기 선교사 자원을 재외동포와 해외 여행자들의 위험을 경감시키는 데 적극적으로 활용해달라"고 제안했다.

외교부, KCMS 주관 ‘해외 안전 콘퍼런스’
▲김도봉 사무총장이 이집트 테러사건 피해자의 의학적, 심리적 치료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2014년 안양샘병원에서 진행한 '이집트 테러사건 피해자에 대한 의학적, 심리적 치료' 사례를 발표한 김도봉 한국호스피스협회 사무총장(효산의료재단 샘병원 전인치유 교육원 고문)은 "큰 사건·사고를 겪은 사람은 영웅 신화를 만들거나 왜곡된 스토리를 만들어 나중에 치료가 어렵게 된다"며 "음악치유, 미술치유, 원예치유 등을 통해 사실을 구조화하면서, 환자들이 느낀 두려움, 공포, 무력감과 무기력감, 위협에 대처하지 못한 죄책감 등을 편안하게 나누고, 바라는 부분을 나누면서 실생활과 공동체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전인적인 프로그램으로 치유했다"고 말했다.

김도봉 사무총장은 "특히 사람들은 큰 위험에 직면했을 때 생존을 위해 망각을 사용하는데, 환자들이 신문과 방송 보도를 통한 플래시백(회상)으로 오는 트라우마, 분노, 충격, 원망이 컸다"며 "제일 큰 문제는 보도팀의 왜곡된 내용으로, 2차 충격, 3차 충격을 신문 방송 보도가 많이 가한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환자들을 치유하면서 배운 중요한 이슈는 사건에 대한 충격만이 아니라, 그전에 가정, 교회 등에서 겪은 문제와 갈등이 흙탕물처럼 올라왔다는 점"이라며 "사건 피해자들을 위한 전문적 치료, 병원적 치료를 구조화해 이들의 내면 문제를 전반적으로 재구조화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외교부, KCMS 주관 ‘해외 안전 콘퍼런스’
▲김한성 교수가 네팔 대지진 시 재난대처 과정에서의 교훈과 제안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이지희 기자

2015년 네팔 대지진 당시 현지 교민 및 방문객을 대상으로 재난대응 활동을 연구했던 김한성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교수는 '네팔 대지진 시 재난대처 과정에서의 교훈과 제안'을 발제했다. 김 교수는 "당시 1,000여 명의 적은 한인교민의 절반 이상이 교회에서 잦은 만남을 통해 공동체 의식이 있었고, 유무선 전화가 두절됐는데 인터넷망이 살아 있어 의사소통으로 카카오톡이 활용됐다"고 말했다. 김한성 교수는 "네팔 교민 사회만의 특성이 있지만, 나라마다 한 지역에 모여 사는 교민회가 평소 대사관의 안전관리 교육을 통해 민간 조직으로서 재난 발생 시를 지혜롭게 대처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국민의 해외 위기관리를 위한 정부 지원의 민간협의체 구성 의견에 대해 공감했다. 윤민우 패널토의 좌장(가천대 경찰안보학과 교수)은 "21세기 안전이나 안보의 문제는 국가가 개인을 일방적으로 책임지고 전담하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해외 진출 기업, 유학계, 체류 교민, 코이카, 해외 지원 및 개발 민간단체 등이 그동안 축적해 온 노하우, 경험, 지식 등을 공유하고, 외교부와도 시스템을 긴밀히 구축하여 재외국민의 신변안전에 기여하는 협의체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서유럽과 같이 선진화된 사회로 진입한 만큼, 다중이해당사자주의(Multistakerholderism)에 의해 정부와 민간의 파트너십을 이뤄 서로의 필요를 보충하고 도와가야 할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