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떼제기도회
▲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강혜진 기자

‘홍콩의 평화와 민주주의를 위한 떼제기도회’가 28일 오후 감리교신학대학원대학교 100주년기념관 1층에서 진행됐다.

감신대 총여학생회 이은혜 학생의 인도로 진행된 이번 기도회는 타종, 떼제 찬송, 침묵기도, 기도, 떼제 찬송, 침묵기도, 기도가 이어지다가 도시빈민선교회 김중연씨의 기도, 현장의 증언, 반디 김정환씨의 성경봉독, 김신애 목사의 설교와 축도, 광고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이날 기도회에선 홍콩이공대 출신으로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 국제부 간사를 맡고 있는 홍콩 현지인 파니(Fanny)씨가 참석해 현장의 상황을 한국어로 생생하게 전해 눈길을 끌었다.

그녀는 “현장에서는 할 수 있는 일들이 많다. 제가 32층에 살고 있는데 누군가 창 밖에서 ‘광복 홍콩’이라고 외치면, 다른 사람이 기다렸다가 똑같이 외친다. 사람들이 30분 동안 돌아가면서 소리를 지른다. 8월 말 ‘글로리 투 홍콩’(Glory to HongKong)이라는 노래가 만들어져서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 됐다. 오후 9시가 되어서 쇼핑센터에 가면 꼭 사람들이 있다. 함께 모여서 이 노래를 부르며 구호를 외치고 경찰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냈다. 오늘날 홍콩은 역사책에서 보지 못한 시위 현장이 되고 있다”고 했다.

또 “지난 주에는 최근 2박 3일 동안 짧게 시위현장에 다녀왔다. 한국에서 뉴스로만 접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 같아서 직접 현장을 찾았다. 몽콕 침사추이 사이에 도로가 있다. 종로와 종각에 이어서 동대문까지의 거리 정도 되는데 전부 시위현장이 되어 있었다. 지하철 4개역이 다 파손 및 폐쇄됐고 경찰과 정부를 비난하는 글들로 도배가 되어 있었다. 지하철이 갑작스럽게 끊기고 운행하던 버스는 사라졌다. 그래서 집에 가지 못하고 몽콕 근처의 호텔을 잡았다”고 했다.

또 “마침 그곳 근처에 시위현장이 있었다. 7일 동안 전쟁터였던 그곳은 평화로웠고 시위의 흔적만 남아있었다. 사람들은 쇼핑하며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그렇게 현장에 도착했으나 개인적으로 마음이 편하질 않았다. 내가 무엇인가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왔는데, 나도 모르게 ‘왜 내가 당시의 현장에 없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홍콩이공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출신이다. 전에는 중문대학교에서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했었다. 그러다 며칠 후 이공대가 전쟁터가 되었고 현재 12일째 대치 중이다. 학교에는 원래 자유로움이 있는 곳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학교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학교에는 여러가지 입구가 있는데 경찰이 다 봉쇄하고 있었다. 경찰은 하루 종일 1,500개가 넘는 최루탄을 쏘았다. 6개월 동안 10,000개 이상을 쐈다. 거의 매일 쏘고 있다. 공기가 정말 좋지 않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정부가 정말 끔찍한 행동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녀는 “한국의 대학생들을 만나면 가끔씩 눈을 못 마추질 때가 있다. 홍콩 대학생들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내가 10년 전 대학생이었다면 그곳에서 그들과 같이 싸울 용기가 있었을까’ 생각한다. 현재 그곳에 약 30명의 학생들이 남아있는데, 정신적으로 매우 피폐해진 상태로 말도 제대로 못한 채 숨어서 운신하고 있다. 이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홍콩에서 송환법이 철회됐음에도 시위대가 계속 시위를 하는 이유는 5가지 요구 때문이다. 5가지 요구가 빠짐없이 응답되지 않으면, 이 운동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평화로운 경제도시였던 홍콩이 이렇게 변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저 남의 나라의 일이 아니”라고 했다.

마태복음 24:36~44을 본문으로 ‘그때’라는 제목의 설교를 전한 김신애 목사는 “주님의 탄생을 준비하는 대림절은 라틴어 ‘Advant’에서 왔다. 하늘에서 예수님이 이 땅으로 내려오실 때 빛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모험(Adventure)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인류를 사랑하시기에 빛 되신 그분이 이 땅까지 모험을 하러 오신 것”이라며 “우리 삶의 두려움마저 잊게 하는 매혹적인 순간이 찾아온 적이 있는가? 너무 힘들고 두려운데 그 어둠 속에서 한발을 내딛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우리가 어둠 속으로 용감히 발을 딛지 않으면 역사의 미래는 없다고 생각한다. 눈 앞에 죽음 앞에서도 힘을 빼고 주님께 순종하며 나아가면 또 새로운 힘을 주신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말고 역사 앞에,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당당하게 나아가자”고 전했다.

홍콩, 떼제기도회
▲홍콩을 위해 기도하고 있는 참석자들의 모습. ⓒ강혜진 기자

이어 참석자들은 자유롭게 나아와 앞에 놓여진 십자가를 붙잡고 홍콩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