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의 시계가 거꾸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위정자들과 여론을 주도하는 이들이 발전적 미래를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소위 적폐 청산이라는 명분으로 끊임없이 과거사의 문제들을 끄집어내 국민들을 편 가르고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기독교적 가치 및 인류 보편적 가치들과 배치되는 방향으로 진행되는 것 같다는 점이 크게 우려된다.

물론 역사를 바로 세우고 잘못된 과거를 고쳐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과거를 객관적으로 반성하고 동일한 잘못을 반복하지 않고자 하는 목적이어야지, 자신의 반대 진영을 심판하고 벌 주려는 정치적 목적이어서는 안 된다.

대표적으로 최근 첨예한 논란이 되고 있는 일본 문제를 보자. 일본의 제국주의적 침략은 분명 잘못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역사를 말할 때, 우리 민족이 세계사의 격동기에 구습과 부패에 빠져서 깨어 있지 못했음에 대해 먼저 철저히 반성해야 한다.

그저 일본의 잘못만을 말하거나, 우리끼리 해묵은 친일 논쟁으로 국력을 소모하진 말아야 한다.

적폐 청산을 부르짖는 이들은 우리의 동맹국 및 우호국인 미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교묘하게 증오와 반감을 부추기는 동시에 반대 진영은 ‘토착왜구’라고까지 몰아세우면서, 그와 대조적으로 세계 최악의 독재와 인권 탄압 집단이자 수백만의 희생을 초래한 전범국이며 지금까지도 사과와 반성 없이 도발을 계속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그들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며, 그들의 잘못을 무조건 덮고 화해와 평화로 나아가야 한다는 궤변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소위 기독교 지도자라 하는 이들마저 일부 부화뇌동하고 있는 현실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기독교 지도자라면 극단적 민족주의와 폐쇄주의에만 매몰되지 말고, 복음과 선교의 관점에서 역사와 사회를 바라봐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야말로 또한 진정으로 민족을 위하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

더 이상 이 나라가 과거에 발목 잡히지 않도록 기독교인들이 먼저 각성해야 한다. 특정 정치 집단이나 북한의 독재 정권을 위해선 안 된다.

신앙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은 제쳐놓고 무작정 다른 나라들을 배척하며 우리 민족끼리 통일하자는 것도 안 된다.

우리 민족을 넘어 세계 열방에까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파되고, 그로 말미암아 만민이 구원받고 자유케 되는 미래를 지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