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애인
▲방애인 선생과 방애인 선생의 전주고아원(왼쪽), 방애인 선생의 전주고아원터(오른쪽).ⓒ교회순례문화연구소

또 ‘이거두리’라는 별명으로 불린 이보한(李普漢. 1872~1931) 참봉에 대해서 ‘난세에 난 전주 인물이지만 초야에 묻힌 보석 같은 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이 참봉은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길거리 사람의 친구가 됐다. 스스로 걸인이 된 이 참봉은 전주천 다리 밑에 거하는 사오십 명의 걸인을 입히고 먹였다”며 “양반가에 떼인 나무꾼의 돈을 받아주기도 했으며, 서러움 많은 기생을 위로하고 가난한 학생을 찾아 학용품을 전달했다”고 했다.

또한 “이 참봉은 독립운동에도 열성이었다. 그는 수십 명 걸인들과 함께 서울을 오가며 만세시위에 동참했고, 1919년 3월 13일 전주만세시위를 위해 태극기를 나른 인물”이라며 “전주 사람과 기생이 모은 독립자금을 걸인과 함께 비밀리 독립운동가에게 전달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밖에도 “전주서문교회에 출석한 최초의 양반이자 길거리 사람과 함께 했던 이 참봉은 당시 신분과 남녀차별을 당연시 하는 시대상에 반기를 들며 걸인과 기생도 사회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었다”며 “이 참봉이 세상을 뜨던 날, 전국 거지대장, 기생, 학생 그리고 아낙네와 나무꾼들이 찾아왔으며, 만장 깃발이 10여리나 뻗쳤다. 그리고 걸인들이 돈을 모아 ‘이공거두리애인비’라는 묘비를 세웠다. 거두리는 이 참봉이 전도를 할 때 늘 ‘거두리로다 거두리로다 기쁨으로 단을 거두리로다’ 찬송을 불러서 붙인 별명”이라고 설명했다.

위원회는 “이러한 방애인 선생과 이보한 참봉을 기리며 이분들의 행적에서 전주 정신을 찾고자 방애인 선생의 ‘전주 최초 고아원터’와 이보한 참봉이 거닐던 ‘매곡교와 싸전다리 뚝방길: 이거두리 이야기길’을 전주시 미래유산으로 지정했다”며 “올해 말 전주시미래유산 동판이 붙여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주시미래유산보존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재상 목사(전주대학교회)는 “2019년 전주시 미래 유산 지정으로 전주기독교근대문화유산은 단지 교계만의 유산이 아니라 전주 시민과 함께 공유하는 유산되었다”며 “이번 지정을 계기로 전주시 여러 교회는 전주기독교회사에 담긴 여러 유산의 가치와 의미를 전주 시민과 함께 나눌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시는 2017년부터 시민공모를 통해 미래 100년 후 전주의 보물이 될 유산을 찾아 전주시 미래유산으로 지정해오고 있다. 2018년까지 41건의 전주시미래유산이 지정되었다. 올해 공 미래유산 시민공모는 지난 6월 19일부터 8월 30일까지 진행됐고, 전주시미래유산보존위원회는 전주 최초 고아원터, 매곡교-사전다리 뚝방길과 함께 중앙동에 위치한 박소아과의원건물을 2019 전주시미래유산으로 지정했다.

방애인 선생과 이보한 참봉의 행적을 전주시미래유산으로 신청한 교회순례문화연구소는 신학적 비평, 영성적 접근으로서의 기독교 순례를 연구하는 곳이다. 특히 중앙 중심의 교회사 연구를 지양하고 지방에 잊히고 묻힌 교회사 스토리를 발굴하여 학술 및 기독교 순례를 기획 연구하고 있다. 현재는 일제강점기 전주에서 활동했던 조선의 성자로 불린 기독교 영성가 방애인 선생 탄생 110주년을 기념하여 선생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 서적을 출판 계획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