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편지
어미 새는 거친 나뭇가지를 가져다 둥지를 짓습니다.

얼기설기 쌓아 놓은 나뭇가지는 가시가 나있기도 합니다.
어미 새는 둥지 위에 자신의 깃털을 채워 부드럽게 만듭니다.
알에서 갓 부화한 새끼는 깃털의 부드러움 속에서 편안함을 느낍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미 새는 태도를 바꿉니다.
둥지 위의 깃털을 날려버리자
거친 나뭇가지의 가시가 새끼들의 몸을 찌릅니다.
그날부터 새끼들은 집을 떠날 준비를 합니다.
그리고 날개를 힘차게 저으며 날아오릅니다.
어미 새의 포근한 깃털처럼
사람도 가정에서 가장 먼저 사랑을 배웁니다.
그러나 가장 먼저 아픔을 느끼는 곳도 가정입니다.
사랑한다고 해서 나를 항상 기쁘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족이기에 행복을 느끼지만 가족에게 받은 상처로 괴로울 때도 있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는 날개 짓을 배웁니다.
떨어지고, 넘어지고, 눈물을 흘리며 조금씩 성장합니다.
하나의 날개로는 하늘을 날 수 없습니다.
두 날개의 힘으로 날아오를 수 있는 것처럼
포근한 깃털도 따가운 가시도 모두 나를 위한 사랑입니다.

배경락 목사/기독교인문학연구소 소장

*교통문화선교협의회가 지난 1988년부터 지하철 역 승강장에 걸었던 '사랑의 편지'(발행인 류중현 목사)는, 현대인들의 문화의식을 함양하고 이를 통한 인간다운 사회 구현을 위해 시작됐다. 본지는 이 '사랑의 편지'(출처: www.loveletters.kr)를 매주 연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