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수
▲월드미션대학교 예배학과 가진수 교수. ⓒ월드미션대학교 제공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월드미션대학교(총장 임성진 박사)가 2020년 봄학기부터 처음으로 한국어 예배학 석사과정(Master of Arts in Worship Studies)을 개설한다. 이 과정은 변화하는 현대 예배의 패러다임을 정립하고 다음세대를 위한 예배의 전문화, 그리고 세속 문화에 맞선 깊이 있는 예배인도자를 세우기 위함이다. 아래는 학과장 가진수 목사와의 일문일답.

-한국어로는 처음으로 예배학 석사과정을 개설했다.

"그렇다. 예배학이 미국 신학교에서는 굉장히 보편화되어 있다. 한국의 신학교에서도 예배학의 필요성을 느껴왔지만 그동안 교육할 강사진 구성에 어려움을 겪어 개설이 지연됐었다. 그러다가 이번에 세계적인 워십리더 타미 워커를 비롯해 그렉 쉬어 교수, 에드윈 윌밍턴 교수, 베델한인교회 김섭리 목사, 월드미션대학교 정종원 목사 등 훌륭한 예배학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현대 예배 사역자가 반드시 갖춰야 할 지식과 영성을 교육하게 된다."

-예배인도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찬양을 인도하는 찬양인도자를 예배인도자로 오해하는 경향이 있다. 예배인도자는 찬양인도자만이 아니다. 찬양과 기도, 말씀과 성찬이 예배의 4대 요소인데, 예배를 통해 성도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역할이다. 성도들은 예배 가운데 하나님을 만나고 영적인 능력을 경험하게 된다. 오늘의 교회가 회복되려면 예배의 회복이 먼저다. 한국교회는 십자가 복음과 성경적 바른 예배로 성도들을 하나님께로 인도할 워십 리더들을 길러내야 할 숙제를 가지고 있다."

-예배학이 중요한 이유는?

"교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많이 행해지고 있는 것은 바로 예배다. 모든 교회는 예배를 기초로 세워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예배를 마치 당연한 것처럼 생각하며, 소홀하게 여기지 않았는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초대교회 그리스도인들의 모임은 예배로부터 시작됐다. 모이면 기도하고 흩어지면 복음을 전파했으며, 모일 때마다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가슴 뜨겁게 찬양했다. 그들은 절박했으며, 형식보다는 마음의 간절함이 있었다. 그들에게 예배는 생명보다 더한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었고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간절한 사모함이었다. 교회의 존재 목적도 예배이다. 우리의 교회는 무엇보다도 하나님을 예배하기 위해 이 땅에 존재한다. 예배가 교회의 일차적 목적이다.

우리가 주일에 예배를 드리는 것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영적 능력을 경험하고 삶의 예배로서의 또 다른 예배를 준비함이 크다. 다시 말해 주일예배를 통해 세상에서의 남은 6일을 살아갈 동력을 얻는 것이다. 그렇다면 예배를 통해 강력한 영적 능력을 회복하고 세상에서의 영적 전쟁에서 세상을 이길 힘이 넘쳐야 하고, 그 어떤 세상의 힘들고 어려운 일도 이겨나갈 수 있는 동력이 만들어져야 하는 것이다. 예배는 피조물인 우리가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그 은혜를 체험하는 것이다. 하나님께만 영광 돌리고 하나님께 집중하는 시간이다. 예배는 기쁨이 넘치고 우리에게 영적 힘을 얻는 시간이다.

그러나 오늘의 예배가 모든 사람들이 기뻐하고 기대하는 예배인지 진지하게 돌아봐야 한다. 물론 그렇지 않은 교회와 성도들도 많겠지만, 우리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지루한 예배를 드리고 있진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다음 세대인 젊은이들과 학생들에게 예배가 참아야 하는 인고의 시간일 뿐이라면, 우리의 예배는 달라져한다. 영성이 고갈되고 사랑이 식어지는 시기에 바른 예배학을 통한 예배의 회복이 절실하다."

-한국교회 예배에서 개선되어야 할 점은 무엇인가?

"한국교회가 다음세대 위기를 맞은 원인은 무엇인가? 교회가 흥미롭지 않고 심심하기 때문이다. 교회가 세상을 쫓다 보니 세상보다 모두 뒤떨어졌다. 교회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만족은 영적인 기쁨이다.

사람은 하나님께서 생기로 창조하신 영적인 존재다. 영이신 하나님을 예배 가운데 영적으로 대면할 때 우리에게 기쁨과 만족이 찾아온다. 다음세대가 이 영적인 기쁨, 예배의 기쁨을 경험하도록 해야 한다.

교회의 영적 성장은 예배의 회복부터이다. 예배의 중요한 요소인 찬양과 말씀, 그리고 기도의 회복이 교회의 본질이자, 영적 능력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다음세대를 생각한다면 편하고 쉬운 소비지향적인 예배, 사람에게 맞춰진 예배, 내가 중심 된 예배가 아닌, 하나님께 초점이 맞춰진 예배를 드려야 한다.

예배가 지루해져 가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수동적인 예배 구조와 순서에 있다. 한국교회의 많은 교회들이 예배의 다양한 요소들, 설교를 비롯해 찬양과 기도, 성찬 등을 예배 순서에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예배에 대한 고찰이 적다 보니 설교를 위한 예배, 즉 설교 지향적인 예배가 되어버렸다. 설교를 예배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으로 생각해 다른 예배의 요소들은 설교를 감싸고 있는 부수적인 순서가 되어버렸다.

미국 베들레헴 침례교회의 존 파이퍼(John Piper) 목사는 그의 베스트셀러 저서 '열방을 향해 가라'(Let the nations be glad) 첫 페이지에서 '선교는 교회의 궁극적인 목표가 아니다. 예배가 그 목표다. 예배가 없기 때문에 선교가 필요한 것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선교가 아니라 예배'라며 교회에 있어 예배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말했다.

예배의 본질은 영원히 변해서는 안 되지만, 비본질적인 것은 시대에 맞게 계속적으로 변해야 한다. 새로움이 없다는 것은 그대로 정체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점점 퇴보하는 것이다. 예배의 본질을 바로 세우고 새로운 예배의 갱신과 변화를 통해 한국교회가 세상의 빛을 비추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다음세대가 예배 드림을 기뻐하고, 예배를 통해 영적 능력을 회복해 세상 속에서 담대한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