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자주 잊어버리는 아이들이 있다. 모든 것을 자주 잊어버리는 아동이다. 잊기를 잘 하는 아이는 부모의 걱정거리이다. 이러다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심지어 일찍 분열성이 드러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자주 잊어버리는 아동은 건망증이 심하다는 핀잔을 듣는다. 자주 잊어버리는 아동은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아동, 정서가 불안정한 아동, 그리고 친구와 어울리지 못하는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자주 잊어버리는 아동은 다음과 같은 심리적 원인에서 이해해야 한다.

1. 성장 과정이 느린 상태

성장의 과정에는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난다. 아직은 두뇌가 성장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때 기억력의 한계를 받아들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된다. 어떤 것이든 시간이 지나면 망각이 된다는 진리를 아이에게도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독일의 심리학자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의 연구에 따르면 학습 후 24시간이 지나면 학습 내용의 66%가 사라지고, 34%만이 남게 된다. 우리의 뇌는 기억하는 것보다 잊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다만 교육하는 방식에 따라 망각의 속도를 늦출 수는 있다. 기억력은 시각적 기억력(Visual Memory)과 청각적 기억력(Auditory Memory)이 있다.

이런 기억력은 어떤 것을 짧게 혹은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느냐에 따라 단기기억, 즉 즉각(Immediate)이라는 기억력 근래(Recent), 그리고 장기기억이라는 기억력 옛날(Remote) 기억력 등으로 구분된다.

자녀들이 시험을 치르거나 혹은 성인들이 중요한 문제를 풀 때, 필요한 워킹(Working) 기억력이 관련되고 있다. 이 워킹 기억력은 오랜 세월을 통해 알고 있었던 기억력과 현재 짧은 시간을 통해 새 정보를 필요에 따라 꺼내쓸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자주 잊어버리고 또한 잃어버리는 물건이 많아서 조금은 둔하게 보여도,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라면 집중해서 열심히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라면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때로는 아동이 어린 나이에 한 가지 일에 집중할 수는 있어도, 모든 것을 실수 없이 챙긴다는 것은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대체로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정도까지 계속될 수도 있다.

2. 심리적 억압 상태

자주 잊어버리는 아동은 심리적 억압의 상태로 보아야 한다. 심리적 억압은 자주 망각을 유발시킨다는 점에서다.

정신분석은 망각의 원인을 억압(repression)에서 찾는다. 이 억압 이론은 포스트만과 스택(L. Postman & K. Stack)에 의해 주장되었다. 그러나 그 근본은 프로이트(S. Freud)에 의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개인에게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기 곤란한 문제나,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못하는 경험내용들은 무의식 속으로 억압되기에 망각현상이 일어난다고 했다.

그러므로 그는 망각된 경험내용은 실제로는 상실된 것이 아니라 무의식의 심층에 자리를 잡고 있을 따름이며, 어떤 충격적인 경험이나 자유연상(free association), 또는 최면(hypnosis)상태에서 다시 재생될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억압 현상은 흔히 건망증(amnesia)에서 관찰된다. 어떤 건망증 환자는 그가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것은 하나도 망각하지 않지만, 자기의 이름, 가족, 주소 등 개인사항에 관한 것은 전부 망각해 버리는 일이 있다.

임상적으로 이런 환자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결과를 보면, 그 환자에게는 과거를 잊어버리고 싶을 정도의 심한 충격을 주는 경험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억압에 의한 망각은 임상 장면에서 관찰될 뿐이지, 실험적으로 조작하여 증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여기에는 차이가닉(Zeigarnick) 효과를 예로 들 수 있다. 차이가닉(러시아사람)이 발견한 원리로, 완결되지 않는 상황을 완결지으려는 경향의 심리 효과로 완결된 행동보다 미(未)완결된 행동이 더 잘 기억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특성으로 행동이 중단했을 때 더 기억이 잘 되는 현상이기 때문이다. 망각현상이 어떤 경우에도 개인의 의도적인 심리상태가 개입됨으로써 일어난다는 것을 알았다.

3. 주의력이 약한 상태

자주 잊어버리는 아동은 주의력에 문제를 보이는 경우로 볼 수 있다. 주의력 문제는 주의력이 결핍되는 현상이다.

이런 주의력 결핍의 부수적 특징은 나이와 발달 단계에 따라 다양한데, 쉽게 좌절하기, 분노 폭발, 지배적 태도, 완고함, 과도하고 빈번한 욕구 충족에 대한 주장, 불완전한 기분, 사기 저하, 불쾌감, 친구들로부터의 따돌림, 낮은 자존심이 포함될 수 있다.

학업 성취가 흔히 장해되고 평가 절하되는데, 전형적으로 가족과 학교 권위상과의 갈등이 초래된다.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과제에서 부적절한 자기-근면은 흔히 다른 사람에게 나태, 책임감 부족, 적대적 행동으로 해석된다.

특히 증상의 다양성으로 인하여 흔히 문제 행동이 고의적인 행동으로 부모에게 인식되기 때문에, 가족 관계에서 흔히 화를 내고 반항적으로 되는 경향이 있다.

주의력-결핍 아동은 친구들보다 학교 성적이 낮고, 직업 성취도 낮게 된다. 주의력-결핍은 아동에서 기분장애, 불안 장애, 학습장애, 의사소통장애의 유병률이 보다 높다.

현상은 진정한 사랑을 부모로부터 받지 못하여 심리적 불안을 야기한 것이 가장 큰 문제로 보아야 한다. 그러기에 자주 잊어버리는 아동이라면 부모가 정상적인 사랑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자주 잊어버리는 아동을 둔 경우라면, 부모는 전술한 원인을 참고해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