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일반 밥 음식 미터 빛 집밥 식사
▲ⓒ픽사베이
식사가 느린 아이들이 있다. 식사에 집중하지 못하고 딴 짓하면서 천천히 먹는 아이들이다. 이런 아동은 식사에 집중하지 못하는 습관을 보인다. 그러나 이런 아동은 단순한 식습관을 넘어, 심리적 문제를 보이는 것이므로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

식사가 느린 아동은 식사하는 습관이 잘못되어 있는 아동, 집중력이 약한 아동, 그리고 자발성이 부족한 아동이라는 특징이 있다. 식사가 느린 아동은 다음과 같은 원인에서 이해해야 한다.

1. 의욕이 저하된 상태

아동의 심리에 부정성이 작동하면 의욕이 저하된다. 의욕은 대개 식욕과 연결되어 있기에, 분리하여 생각할 수 없다. 그러기에 아동이 신경증을 보이거나 공포증을 갖는다면, 음식을 편안하게 골고루 섭취하는 태도를 기대하기 힘들다.

신경이 예민한 아동이나 강박적인 아동은 모두 심리적 에너지의 상태와 무관하지 않다. 아무 음식이나 잘 먹는 아동과 음식을 가리는 아동은 그 심리 상태뿐 아니라, 성격도 매우 다르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아동은 음식 섭취에 호기심을 많이 보이지 않거나 그다지 관심을 드러내지 못한다. 이는 아동의 심리적 저변에 불안이 자리하기 때문에, 음식을 섭취하는 즐거움을 향유하지 못하는 태도로 이어진다.

이런 아동의 심리적 저변에는 불안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을 수 있다. 그 중 하나가 부모가 화목하지 못하고 자주 싸운다든지 하면, 무의식적으로 불안하여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못하게 된다.

이런 불안감은 아동의 전반에 간접적으로 작용하여, 관심을 가져야 될 일에는 열심을 내지 않고, 중요하지 않은 일에는 열심을 갖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 이런 아동은 자신도 모르게 엉뚱하게 행동하는 경향도 보인다.

나아가 이런 불안은 점차 자신감을 갖지 못하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심리학적으로 불안 징후를 보이는 아동은 자신을 돌보아주는 사람으로부터 가학적 공격과 함께 버려짐의 느낌과 상실감을 갖는다.

이런 불안이 해결되지 않으면, 아동에게는 점차로 세상과 사물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되지 못하고 회피하는 등 소극적인 모습으로 발전한다. 아동의 잘못된 행동은 그런 불안과 연계돼 있음을 쉽게 간과해서는 안 된다.

2. 욕구불만 상태

식사가 느린 아동은 내면에 욕구불만이 있는 상태이다. 내면의 욕구불만은 정신에너지의 긍정적 작용을 방해하는 요인이다. 물론 이런 욕구불만과 관련, 아동의 흥미 유발이 일차적 문제이다. 흥미는 아동의 관심을 붙드는 마력을 갖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흥미의 유발도 알고 보면 욕구불만이 없는 상태에서 가능해진다. 사람은 누구나 흥미를 가진 일은 지치지 않고 오래할 수 있다. 그래서 개인이 하는 일에 대하여 흥미를 갖고 있는지 살피게 된다.

흥미는 자신이 즐겨서 하는 일이므로 그만큼 힘이 덜 들고, 또 반복적으로 계속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식사가 느린 아동은 부모는 아동의 흥미를 유발하는데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할 수 있다.

이때 부모는 과제의 출제 등을 잘 고려하여, 아이의 흥미를 소중하게 하면서 일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어 아이는 관심이나 흥미가 없는데, 부모의 관심 때문에 어떤 레슨을 시킨다면, 아동이 억지로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근성과 끈기와도 별개의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끈기를 붙여 주기 위해 어떤 일이 있어도 레슨은 계속시킬 겁니다’ 하는 엄마를 흔히 볼 수 있다. 이는 근성을 만드는 방법이기는 하지만, 아동에게 적합하지 않으면 강압적이 되고 굉장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레슨이 계속되느냐 아니냐는 흥미의 문제이며, 의지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3. 집중력이 약화된 상태

음식의 섭취는 일종의 심리적 측면으로서 집중력 문제이다. 집중력 문제란 가정의 심리적인 것으로, 아동과 부모의 심리적인 교류나 상태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런 문제들 중에서 어떤 아동은 심리적 에너지의 교류와 관련되는 식습관 문제에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식사에 집중하지 않는 아동은 독립성이 약하고 신경질적인데다 활동량이 적은 등 공통된 문제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중요한 문제가 하나 있는데, 아동의 부모 역시 식사에 문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식사에 집중하지 않는 아동의 부모는 대개 신경질적이며, 주로 야단을 많이 치는 편이면서도 아동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는 태도를 보인다.

이런 행동적 증상은 선천적보다는 후천적인 것으로서, 부모의 생활하는 부정적인 습관이 아동에게 무의식적으로 쉽게 답습될 수 있다. 실제로 부모의 습관이 아동에게 무의식적으로 답습되기 쉬운 일들은 우리 생활에서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상황에 처하여 생각하고 행동을 결정하는 일이나 생활의 습관 등이 그 예이다. 이런 점에서 집안을 잘 치우지 않는 어머니의 딸은 그 자신도 쉽게 치우지 않는 습관을 가질 수 있다.

이런 태도는 유전이라기보다는 생활에서 보고 배우는 것으로 거의 습관적인 측면이다. 심리학에서 밝혀진 바에 의하면 실제로 동물을 두려워하는 어머니의 딸은 자신도 모르게 동물을 무서워하기 쉽다.

이는 부모의 습관이 아동에게 무의식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이는 편식하는 아동에 대하여 일단 부모의 식생활 습관 등을 포함해서 심리적 배려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해야만 할 이유이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식사가 느린 아동을 둔 경우에 해당되는 부모라면, 전술한 원인을 참고하여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