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준 장로.
▲이효준 장로.
“또 무리에게 이르시되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누가복음 9장 23절)”.

비신앙인들도 어떤 단체나 조직에서 책임을 맡으면, 한결같은 책임을 통감하며 무거운 십자가를 진다고 말합니다.

주님을 따르는 신앙인들 역시 고통이라고 생각하며, 주님 지신 십자가를 너무 쉽게 자신들의 편리대로 생각하고 말하고 있음이 실로 안타깝기도 합니다.

특히 우리는 주님께서 지신 십자가에 대해 오해하는 부분들이 많다는 것이 실로 안타깝습니다. 주님께서 지신 십자가는 단순히 우리가 생각하는 육적 고통과 고문으로 쉽게 오해하지만, 그런 십자가는 일제강점기 시대 우리 애국지사들도 나라를 위해 감당한 것입니다.

주님께서 지신 십자가는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힘든 고통과 처절한 몸부림이지만, 그 험한 고통에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려는 새 에너지’가 있음을 신앙인들은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우리 신앙인들에게 견딜 수 없는 고통은 주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아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인간들을 사랑하시어, 인간들이 지은 죄를 대속하기 위해 그 잔이 비껴가기를 간절히 원하시면서도,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악몽 같은 아픔을 참아내시며 그 무거운 십자가를 짊어지고 가셨습니다.

그러므로 십자가는 “영혼을 살리는 다리요, 하나님의 뜻을 이루려는 새 에너지”임을 깊은 마음으로 감동하며 받아들여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이 선택하고 부르신 제자들 역시, 주님 곁에서 말씀을 듣고 주님께서 친히 하시는 일들을 보며, 이 땅에서 행하시며 보여주셨던 것들이 주님과 같아지기를 바라고 원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먼저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고 오늘 누가복음에서 말씀해 주십니다.

특히 십자가를 말할 때 많은 사람은 고통이라는 생각을 먼저 떠올리지만,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십자가의 핵심은 겉으로 드러나는 고통보다는 ‘아버지의 뜻’에 있습니다.

예수님의 모든 말씀, 행동, 삶을 이끈 것은 바로 아버지 하나님의 뜻이었고, 예수님이 고난과 죽음, 곧 십자가는 모든 사람을 구원하시려는 아버지 하나님의 뜻의 완성인 것입니다.

스승께서 지신 십자가의 길을 따른 제자들처럼, 목숨을 바쳐 그리스도를 증언하는 것을 우리는 ‘순교’라는 말로 표현해 봅니다. 누가복음에는 당신을 따르려는 사람은 제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는 예수님의 당부 말씀에, ‘날마다’라는 단어가 첨가되어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인간의 순교는 일회성이지만, 예수님께서 짊어지고 가신 십자가는 날마다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이 진행이야말로 참된 순교의 정신이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험난하고 고통스럽고 미래가 보이지 않은 듯, 불안 속에 날마다 살아가고 있습니다. 몸이 불편한 사람, 경제적 고통, 사람들과의 인간관계, 직장 문제와 교육, 그리고 사업과 가정 문제로 괴로움을 당하면서, 이를 십자가 지는 것으로 비유하기도 합니다.

‘나의 십자가는 왜 이렇게 고통스러울까? 왜 하필 나에게 이런 괴로움이 있는가?’ 하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합니다.

바울 사도는 이 세상에 어떠한 환난이나 역경이라도, 박해나 굶주림이나 헐벗음도, 심지어 죽음까지도 예수님을 믿는 제자들을 그 분에게서 떼어놓을 수 없다는 확신을 표명하셨습니다.

그 이유는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의 인간적 연약함보다 더 크고 강력한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신앙인들 생활에서 겪는 갖가지 형태의 내적·외적 곤경도, 부정적인 시대적·사회적 상황도, 우리가 그리스도를 통해 드러난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믿음을 굳게 보존하기만 한다면, 마지막 승리는 우리 신앙인의 차지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우리의 순교자 선배들은 그리스도의 요구를 그대로 실천한 분들이십니다. 온갖 형태의 곤경과 부정 속에 살고 있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참된 신앙의 모범입니다.

그러므로 오늘의 말씀처럼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르는 순교자들의 운명을 우리에게 교훈으로 잘 나타내 주는 말씀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리석은 자들의 눈에는 의인들이 죽은 것처럼 보이고, 그들의 말로는 고난으로 생각되며 우리에게서 떠나는 것이 파멸로 여겨집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크리스천들은 오롯이 하나님께서 주시는 참된 평화를 누리며, 아름다운 찬송 속에 소망의 기쁨을 누리고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간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우리 신앙인들의 세상 속 삶은 기쁨과 행복보다, 고통과 시련의 십자가와 마주칠 때가 더 자주 있음을 느끼기도 합니다.

하지만 성도들은, 믿음의 선배들의 고귀한 피로 지켜낸 소중한 우리 신앙의 역사를 기억하면서, 예수님의 사랑과 자비의 진정한 협력자임을 인지하며 삶의 현장에서 체험으로 녹아내는 시간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단순히 ‘십자가는 고통’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뜻을 이루려는 새로운 에너지”임을 가슴으로 담아내고 실천해 나가는 이 땅 크리스천들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이효준 장로(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