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소영 세계관 특강
▲정소영 대표는 책에서 “우리 사회의 미래가 될 청소년들의 마음에 잡동사니들이 자꾸 쌓여가는 것 같았다.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언행은 거칠어지고, 그러면서 마음이 더욱 황폐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며 “이때 우연히 만나게 된 ‘세계관’이라는 단어는 제게 이런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희망의 열쇠’를 발견한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했다”고 전했다. ⓒ이대웅 기자

요즘 ‘세계관’이라는 용어는 주로 게임이나 영화, 아이돌 그룹 등에게서 나오고 있다. 스토리를 짜 자신들만의 ‘월드’를 만들어 놓고, 팬들이나 유저들 또는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그 속에서 ‘자신들만의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세계관’은 낯선 단어가 아니다. 기독교계에서는 1980년대 후반부터 청년단체들을 중심으로 ‘기독교 세계관(Christian Worldview) 운동’이 일어났다. 기독교 세계관은 성경적·기독교적 관점에서 이 세계를 인식하는 체계로, 2천년 이상 여러 가치관이 혼재돼 있던 이 대한민국 땅 가운데 ‘하나님의 일꾼’으로서 소명 의식을 갖고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려는 젊은이들을 양성하는데 도움을 줬다.

그러나 최근 자칭 ‘기독교 세계관 운동’의 대표주자였던 양희송 청어람ARMC 대표가 불륜을 이유로 불명예 퇴진한 사건은 ‘기독교 지성 운동’, ‘기독교 세계관 운동’에 심대한 타격과 퇴보를 가져왔다.

이러한 가운데, 정소영 대표(세인트폴 고전인문학교)가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위한 기독교 세계관 안내서 <세계관 특강>을 펴냈다. 이 책은 데이빗 노에벨(David. A. Noebel) 박사의 <충돌하는 세계관>을 토대로, 성경적 세계관과 이슬람, 세속적 인본주의, 마르크스주의, 포스트모더니즘, 뉴에이지 세계관을 비교하고, 이들이 현대 사회의 이슈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기 쉽게 소개하고 있다.

특히 각각의 세계관이 ‘인간의 기원(창조)’, ‘인간 세상의 문제(타락)’, ‘문제의 해결책과 회복 방안(구속)’에 대한 질문에 어떻게 답하는지를 살피고 있다. 이를 통해 성경적 세계관이 필요한 이유를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본지는 정소영 대표를 만나, 책과 기독교 세계관 이야기를 청취했다.

-BTS(방탄소년단)를 비롯해 여러 아이돌 그룹도 ‘세계관’을 말하고, 온라인 게임도 세계관을 말하고 있습니다. 세계관이란 무엇인가요.

“그들의 세계관을 자세히는 모르지만, 세계관은 간단히 말해 ‘세상을 보는 관점’입니다. 자신의 판단과 행동의 근거가 되기 때문에, 그렇게 접한 세계관들은 엄청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젊은 세대들이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BTS의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를 예로 든다면, 그 문구 자체가 청소년들의 삶에서 하나의 판단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물건을 사든 책을 읽든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때, 나를 행복하게 하고 내가 기분이 좋고 자존감을 높이는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굉장히 영향력이 클 것입니다.”

-‘BTS 세계관’의 특징에 대해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그들의 세계관이 옳고 그름의 차원은 아닙니다. 게임의 경우에는 판타지가 많지요. 그 판타지의 밑바닥에는 뉴에이지 세계관이 깔려 있습니다.

크리스천 청소년이라면, 그런 것들을 보거나 하면서 분별할 수 있으면 좋을 것입니다. ‘성경과 다른 뉴에이지적 세계관이 들어있구나’를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은 굉장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냥 보고 즐기는 것으로 끝날 것인가, 아니면 내 삶 속에서 그것들을 표출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는데 쓸 것인가 생각해야 합니다. 알게 된다면, 분별할 수 있습니다.

BTS의 ‘러브 유어셀프’는 대단한 문화 현상임에 틀림 없습니다. 이 현상은 어쩌면, 사람들의 자존감이 떨어지고, 그들이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상황에서 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미디어가 발달하지 않았을 때는 기껏 해야 동네 사람들과 비교당하면 됐습니다(웃음). 하지만 지금은 전 세계인들과 비교당해야 합니다. 서로 SNS를 통해 맛있는 음식을 먹고 멋진 곳에 놀러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쇼업(show up)’하는 문화에서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너 스스로를 사랑하라’는 메시지는 굉장히 긍정적인 기능을 담당할 수 있습니다.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성경적으로 ‘이웃을 사랑하라’는 데까지 나아갔으면 더 좋겠습니다(웃음). 물론 우리가 아이들에게 엄청난 세계관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괜찮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책은 청소년 대상 ‘세계관 특강’ 원고가 바탕이 됐는데, 유튜브를 통해 특강을 시작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아들이 2013년에 중학생이 됐습니다. 그 때 중학교 아이들 상태를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중2병’이라는 말도 있는데, 우리나라 아이들이 다른 나라 아이들에 비해 좀 더 거칠고 예의가 없고, 뭔가 안정적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교회 다니는 애들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왜 저럴까?’ 하는 의문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2015년 로스쿨 후배인 이태희 목사님이 ‘성경적 세계관’을 주제로 하는 윌버포스 아카데미를 개설했습니다. 격려 차원에서 찾아가서 강의를 들어봤더니, 제 고민의 키워드가 바로 ‘세계관’임을 알게 됐습니다.

강의를 들으며 따로 공부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미국 서밋 미니스트리(Summit Ministry)를 알게 되고, 그곳의 책 <충돌하는 세계관>을 읽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미국 크리스천 가정에서 잘 자란 아이들이 대학에 가면 신앙을 버리는 상황을 보고, 대학 가기 직전인 5-9월 교회에서 아이들을 집중 훈련하는 프로그램에서 유래했습니다. 단단한 성경적 논리를 갖추게 해서 대학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도 대학 가면 교회 안 나가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 책을 텍스트로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유튜브 조회 수는 1천 정도밖에 안 나왔지만, 학부모들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책으로까지 나오게 됐다고 생각합니다(웃음).”

-우리나라를 지배하던, 그리고 지배하고 있는 세계관은 무엇인가요.

“인본주의 세계관으로 볼 수 있습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세계관의 카테고리는 6가지입니다. 그 중 하나로 본다면, 인본주의와 마르크스주의 세계관입니다. 이 두 세계관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핫한 세계관입니다.

말씀하셨던 BTS의 ‘러브 유어셀프’도 인본주의적으로 보면 인간에게 가장 쾌락을 주고 인간을 가장 행복하게 만드는 것을 선택하는 세계관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이 돈일 수도 있고 소확행일 수도 있는데, 중요한 것은 하나님이 없다고 여기고 이 땅의 현실 세계가 전부라고 여긴다는 점입니다. 내세도 없고 사후에는 아무것도 없으니, 내가 가장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재미있게 살겠다는 것입니다.

이와 별도로 요즘 많이 언급되는 세계관은 페미니즘이나 포퓰리즘입니다. 이런 것들 역시 성경과 무관합니다. 사회적 갈등을 계급 투쟁이나 폭력적 방식으로 해결하는 방식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이 사회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보니, 이런 세계관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과거 우리나라를 지배한 세계관은 6가지 중 ‘뉴에이지 세계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뉴에이지 세계관은 불교와 힌두교의 혼합, 한 마디로 범신론적 세계관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성황당도 짓고 나무를 섬기고 하는 것들은, 덜 세련된 원시적 형태의 뉴에이지입니다. 요즘 뉴에이지가 다시 귀환해 아주 세련된 것처럼 나오지만, 기본적으로는 샤머니즘적인 것입니다.”

세계관 특강
▲세계관 특강! (크리스천 청소년들이 꼭 알아야 할) 정소영 | 미래사CROSS | 195쪽 | 12,000원
-청소년들도 인본주의 세계관을 많이 갖고 있을텐데, 우려되는 부분이 있으신지요.

“청소년이든 아니든, 인본주의적 세계관의 맹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세계관을 분류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가 ‘신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그리고 ‘인간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입니다. 인본주의란, 신 없이 인간에 대한 이해만 있는 세계관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그것이 이 사회를 다 설명해 준다고 생각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또 그러다 보니 인간에 대해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관념을 갖고 있습니다. ‘할 수 있다’, ‘우리끼리 잘 살 수 있다’ 등의 구호가 인본주의적 세계관인데, 오만하지 않다면 적절하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거나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진짜 현실에서는 모든 인간이 갖고 있는 죄성 때문에, 인본주의 세계관처럼 세계와 인류가 낙관적이고 긍정적으로 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맹점 아닐까요? 반면 기독교 세계관은 인간이 기본적으로 죄성을 갖고 있다고 말합니다.”

-말씀하신 6가지 세계관들 중 크리스천들이 가장 빠지기 쉽거나 혼동하기 쉬운 것은 무엇일까요.

“워낙 범위가 넓으니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요즘 자주 말씀드리는 것은 돈에 대한 관념입니다. 성경은 부자를 두 가지 종류로 보고 있습니다. 부(富)를 축복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부자는 천국 가기가 힘들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제 생각에는 크리스천들이 이 둘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구는 있지만, 막상 부자가 되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있는 것입니다(웃음). ‘돈의 노예가 되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도 합니다. 실제로 돈의 노예가 되어가는 일부의 모습들을 보면서, 적지 않은 크리스천들이 자본주의가 탐욕적이어서 안 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부자든 아니든, 그것이 구원과 상관이 있나요? 부자인지 아닌지보다, 주님과 동행하는지 아닌지가 더 중요한 것 아닐까요.

‘기독교 사회주의’라는 이름으로, 부자의 것을 빼앗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는 것이 선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남의 것을 빼앗는 자체가 성경에서 금하는 도둑질이기 때문입니다. 자발적이지 않은 것은 아무리 선한 형태라도 옳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복지 예산을 엄청나게 편성해 집행하고 있습니다. 너무 힘든 경우라면 당연히 도와야겠지만, 저는 과도한 복지가 ‘자발적으로 이웃을 사랑하는 능력’을 잡아먹는 것 아닐까 우려합니다. 힘든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도록 여유를 가져다주는 것이 더 성경적인 해결책 아닐까요.

스웨덴처럼 수입의 50-60%만큼 세금을 거둬 국가가 복지를 다 책임지는 게 아니라, 20-30%만 해 주고 나머지는 교회나 개인이 해줄 수 있도록 세제 혜택을 주거나 시스템을 바꾸는 식으로 분위기를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국가가 다 해 준다면, 받는 사람들은 그 속에서 ‘사랑’을 느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개인이나 교회가 도와주면 사랑이 함께 가지만, 국가는 그렇지 못합니다. 국가를 통해 뭔가 바꾸려는 크리스천들은, 생각을 바꾸시는 게 낫지 않나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재물과 소유에 있어 모두 내어놓고 서로 나눴던 초대교회를 모델로 삼는 크리스천들이 많습니다.

“초대교회 이야기를 많이 하시는데, 그것은 그야말로 ‘성령의 역사’였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요(웃음)? 죄성을 가진 인간에게는 가능하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저는 사람들이 조금 겸손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인간은 나약하고 죄로 가득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최선(Best)’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없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최악(最惡)이 아닌 차악(次惡)을 선택하도록 해야 합니다.

역사적으로 많은 제도가 있었지만, 차악은 자유를 부여해서 그것으로 부를 이루고 사회적으로 환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고 봅니다. 자본주의가 굉장히 문제가 많고 부패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차악으로 선택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자본주의의 폐해(弊害)에 대해서는, 부패를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법치를 통해 만들어가는 것이 맞습니다. 이것이 최선이 아니라는 이유로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를 선택한다? 이미 실패한 제도를 다시 부활시키는 일일 뿐입니다.”

-교회에서 청소년들에게 세계관 교육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일단 아이들에게 ‘너희들의 생각이 우연발생적으로 나온 것이 아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합니다. 세상에는 이러저러한 세계관들이 있고, 그것들이 우리에게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입니다. ‘네가 보는 만화, 사는 물건을 봐. 그 속에 생각들이 들어있는 것을 발견해 봐’ 하면서 일단 분별하는 게 중요합니다.

두 번째로 그에 대한 지식을 가르쳐야 하는데, 걱정되는 점이 있습니다. 이 지식은 자신의 삶에 적용해야 하는데, 남의 삶에 적용하려 하는 것입니다. 칼자루를 자신이 아닌 남에게 향할까봐 걱정이 됩니다.

아이들에게 가르칠 때는 그 부분을 정말 강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의나 책에서 ‘지금까지 유튜브로 지식을 주로 전달해 왔는데, 그것으로 남을 때리는데 쓰지 말라’고 말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면 그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학교에서도 교과서를 통해 진화론 등 세속적 세계관을 배우는데, 학생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영향을 엄청나게 많이 받습니다. 중학교에서 진화론을 배우는 순간, 신앙이 확 떨어집니다.

그래서 팩트를 알려줘야 합니다. 진화론이 완전히 셋업(set-up)된 과학이 아님을 전해야 합니다. 학교에서 진화론을 배우고 있지만, 진화론이 모든 과학자들이 동의한 증명된 과학은 아닙니다. 가설 중 하나일 뿐입니다.

그런 분들은 ‘창조를 본 적 있냐’고 하시지만, 따지고 보면 진화를 본 사람은 있습니까? 그러므로 교회에서는 지적설계 같은 가설도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합니다.

창조에 대해서는 가설만 있을 뿐, 검증된 팩트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믿음의 눈으로 하나님 말씀을 보는 것입니다.

어떤 모르는 할머니가 지하철에서 갑자기 ‘창조론이 맞느냐 진화론이 맞느냐’고 물으신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창조론을 믿는다’고 하고, 이유를 두 가지로 말씀드렸습니다. 먼저는 하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살아보니 인간이 진화되는 존재가 아니었다고 했습니다.

경험적으로 수천 년 전이나 지금이나, 기본적인 생각은 변하지 않은 채 돌고 돕니다. 인간의 의식이 진화하지 않는데, 몸만 진화할 수 있을까요. 받아들이든 안 받아들이든, 그런 대답들을 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합니다. 요즘 아이들은 ‘무조건 믿으라’고 하면 믿지 않습니다.”

정소영 세계관
▲정소영 대표는 “미처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쁘게만 살고 있는 청소년들이, 잠깐이나마 멈춰서서 ‘도대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생각은 어디서부터 나온 것이지?’ 하고 스스로 반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대웅 기자

-일부에서는 유신진화론도 기독교와 배치되지 않는다고 한다. 세계관적으로 평가해 주십시오.

“유신진화론 측 주장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뒤 진화가 이뤄졌다는 것일텐데, 중간에 변종이 나올 수는 있지만, 중간에 과연 진화가 이뤄졌을까요? 저는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말씀처럼, 하나님께서는 태초에 종류별로 생물체를 창조하셨다고 믿습니다.

저도 성경적 세계관으로만 살지는 못합니다. 제 생각과 행동 속에 세속적 세계관도 많이 섞여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내가 아버지 흉 볼 수 있지만, 남이 우리 아버지 뭐라 하는 건 못 참지 않습니까(웃음)? 저는 세상 사람들이 하나님을 가볍게 여기고 홀대하는 것이 너무 속상합니다.

성경적 세계관은 다른 게 아닙니다. ‘하나님 말씀대로 살아라’. 한 줄이면 됩니다. 그걸 가르치고 싶은 것인데, 그렇게 말하면 먹히질 않으니 세상이 말하는 지적 언어 등 다양한 언어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성경적 세계관은 딱 한 줄, ‘성경 말씀이 진리라고 생각하고, 말씀대로 순종하고 살라’입니다. 저 자신도 제대로 순종을 못 하니 목소리를 높여서 말하지는 못하지만, 세상이 하나님을 소홀히 여기고 가볍게 여기는 것이 너무 속상해서 외치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믿고 성경만 읽으면 자동적으로 성경적 세계관이 형성되나요.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가르쳐 지켜 행하게 하라’고요. 행함이 있어야, 행하는 데까지 가야 합니다. 열매가 보여야 합니다. 모든 행동 가운데 드러나는 열매로 볼 수 있습니다.”

-고전 교육을 하고 계신데, 말씀하신 부분과 연관이 있는 것인가요. 고전과 기독교 세계관의 관계는 어떠합니까.

그렇습니다. 성경도 읽지만, 사도 바울이 ‘배설물’로 여긴 것들을 왜 하느냐고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도 이것들을 배설물이라고 생각하지만, 고전 교육 학교를 사도 바울, 즉 ‘세인트폴 고전인문학교’라고 이름지은 이유는 사도 바울이 롤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공부 하나도 안 하던 사람이 ‘이건 다 배설물이야’ 하면 무슨 설득력이 있겠습니까(웃음)? 사람들은 다 압니다. 하지만 ‘여러 부분들을 다 섭렵해 봤지만, 해 보니 말씀이 진리더라’ 이렇게 말해야, 설득력이 있지 않겠습니까. 공부를 열심히 한 다음, ‘당신들이 진리라 믿고 있는 부분들이 어떤 면에서는 진리의 그림자에 불과합니다’라고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이성을 주셨습니다. 성경 엇비슷한 지혜들로 만들어낸 문명들이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여럿 남아 있습니다. ‘하나님 형상’을 닮은 인간이 놀라운 능력으로 이뤄놓은 것들입니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것들을 진리의 말씀에 비춰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게 아니라면 고쳐줘야 합니다. 저는 그것이 이웃 사랑의 한 방법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독교 세계관에도 도움이 됩니다. 고전을 공부하면, ‘역시 하나님 말씀이 진리구나’ 하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러면 신앙도 좋아집니다.

요즘 인문학 하는 많은 강좌들이 많지만, 인본주의적 인문학 강좌를 들으면 신앙이 없어집니다. 저는 그게 싫습니다. 인문학 자체도 하나님의 영역 안에 들어있는 한 부분인데, 열심히 공부하면 하나님을 더 사랑하고 잘 알아야지, 하나님을 떠나게 한다면 잘못된 것 아닐까요?”

-세인트폴 인문고전학교의 고전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4학기제로 학기마다 여러 고전들을 읽습니다. 고전 안에는 문사철, 문학과 역사와 철학이 다 들어 있습니다. 학기당 ‘엑기스’만 모아서 10권 정도 읽게 됩니다. 현대인이라면 이 정도는 읽어야, 오늘날 세상이 왜 이렇게 됐는지 맥을 잡을 수 있는 책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저희 학교는 교수들이 가르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미리 읽고 와서 계속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대부분 듣고 나면 한쪽 귀로 흐르기 쉬운데, 그렇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자신이 이야기해 보고, 다른 사람 이야기 들어보는 것이 효과가 있습니다.

첫 학기에 소크라테스부터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등 그리스 고전을 읽습니다. 2학기 때는 중세와 근세입니다. 어거스틴부터 토마스 아퀴나스, 칼빈과 존 번연, 단테와 니체까지 한 권씩 읽습니다. 3-4학기 때는 근대 정치와 경제 사상을 읽습니다. 철학적인 내용은 대부분 2학기인 중세와 근세 부분에 나옵니다.

정치나 경제사상 고전들을 읽으면, 오늘날 누리고 있는 자본주의와 시장경제, 공산주의 등이 어떻게 발전돼 왔는지를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같이 토론할 수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청소년들에게도 이 교수법을 사용해 보려 합니다. 큰 아이가 고등학교 때 이렇게 해봤는데, 요즘 청소년에게 좋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세인트폴 인문고전학교
▲세인트폴 인문고전학교에서 읽는 고전들. ⓒ이대웅 기자

-비전이 있으시다면.

“통일한국이 되면, 북한 청소년들과 청년들에게 성경적 세계관을 가르치고, 그들이 그런 삶을 살아낼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세인트폴 인문고전학교는 통일 후 남북 통합 교과서를 만들기 힘들 때를 대비한 측면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교과서로 해야 할지, 북한 교과서로 해야 할지 논의가 무성할 때, 고전으로 가르치자고 제안할 것입니다. 고전은 인류 지혜의 보고 아니겠습니까? 통일을 대비하는 학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