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분당중앙교회 최종천 목사
자연도 인생도 하나님이 주신 큰 선물, 복원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무너질 것 같고, 세상 끝 날처럼 휘둘리고 시달려 지쳐 떨어질 것 같아도, 하나님이 빚으신 천하 만물은 하나님의 힘, 복원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 주변의 나무들이 매섭게 몰아치는 태풍에 모두 뿌리 뽑힐 것 같이 휘둘렸지만, 일부 뽑혀나간 나무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나무는 의연히 햇빛 받고 오늘도 하늘을 향해 뻗어있습니다.

차마 그 모습 보기조차 가슴 아픈 시달림이었지만, 삶의 일상은 또 다시 햇빛 아래 찬연하고, 비록 늘어져 휜 가지 몇을 흔적으로 품고 있지만, 오늘도 비 맞고 또 햇볕 받고 선명히 서있습니다.

요즘은 저도 나이가 드는지, 우리 성도들을 보면 그렇게 가슴의 아픔이 통증으로 느껴집니다. 삶의 기대와 기쁨이 스쳐가고, 예기치 않았던 고통이 순식간에 그 삶에 자리를 잡을 때, 웃던 성도가 한 순간에 아픔을 참는 결기 지닌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의연함에 대견을 느끼기기도 하지만, 요즘은 부모로서 오랜 벗으로서 자식과 식구를 대하는 안타까움이 가슴을 채웁니다.

그러나 우리는 또한 믿습니다. 태풍은 강하고 모든 것을 삼킬 듯하지만, 이제까지 살아온 바, 우리를 압제하는 그 어떤 것도, 결코 강한 힘은 오래 가지를 못합니다. 그 강한 힘을 견디어 내는 한계를 넘는 견딤과 버팀 그리고 인내 앞에, 제한된 시간만을 몰아칠 수밖에 없는 삶의 시련과 고통 아픔은 스스로의 수명한계를 고하며 스쳐갑니다.

삶의 복원력. 대지는 그 추운 겨울에도 결코 얼어 죽지 아니하며, 그 더운 여름에도 다 질식해 죽지 아니하고, 인생은 그 겨운 슬픔에도 그 생을 마감하지 않고 체험하지 못했던 그 다음 걸음을 옮깁니다.

"하나님이 더 큰 은혜, 기쁨을 주실거야"라는 말이 논리적으로 맞지 않아 기대할 수 없어도, 우리는 하나님이 내 삶에 어떤 복원력을 행사하셔서, 내 지식과 논리 상상을 넘으실까를 기대합니다. 막연한 것이 내 실존이고, 그 막연함 외에 다른 방법이 없어, 망연히 하나님을 바라봄이 믿음입니다.

사랑하는 성도님들, 가여운 것이 인생입니다. 애써야하고, 얻었으면 지켜야하고, 지키려면 초조하고, 보장을 위해 안달하고 몸부림치는 삶의 허상. 어느 날 한 줌 흙으로 돌아갈 것 다 알고 있으면서도, 꿈 때문에, 도리 때문에, 관계 때문에 애쓰는 삶. 그러나 그 어떠해도 괜찮습니다.

우리는 결국 이래도 저래도 그 어떠해도, 주님께서 회복시켜주시고 복원시켜주시는 그분의 자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