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련 류필립
▲엄마와 아들 철동 역할을 맡은 조혜련, 류필립 배우. ⓒ김신의 기자
“사랑해 엄마… 그라믄 누구 아들인데…”

연극 ‘사랑해 엄마’가 주요 사이트에서 평점 9.2~9.7점을 달성 중이다. 연극 ‘사랑해 엄마’ 는 윤진하 배우(39)가 자신의 이야기를 각색해 쓴 것으로 1980년대를 배경으로 남편 없이 혼자 생선 장사를 하며 강하게 아들을 키우는 엄마의 애환을 그린 작품이다. 특별히 4년간 노게런티로 트리플 공연을 했고, 공연을 그만두려던 때 이 연극을 접하게 된 조혜련이 큰 감동을 받아 직접 연기자들을 모아 공연을 이어가게 됐다.

주연 ‘엄마’와 ‘철동’ 역할을 맡은 배우는 기계처럼 ‘완벽한 모자(母子)’가 아닌 버라이어티한 ‘현실 모자’의 모습을 그려낸다. 동시에 연극 ‘사랑해 엄마’는 점차 ‘사랑’에 있어 병들어가는 이 시대에 서툴고 투박하지만 아들을 위해 병원도 마다하고 일하며, 체면도 버리던 어머니의 모습이 ‘사랑이었다’고 선포한다. 능청스럽고 찰진 사투리는 연극 맛을 더욱 구수하게 만들뿐더러, 사랑을 더 원색적으로 표현한다. 주고 받는 것에 익숙하고 자기 자신을 희생하기 싫어하는 지식적이고 계산적인 시대에 무조건적으로 헌신적이고 맹목적인 사랑이 툭 던져졌다.

삶의 애환이 있는 배우들이 직접 연기에 나서서 그런 것일까? 어찌 보면 배우들은 서로의 삶을 간증하는 것처럼도 보인다. 각각의 배우들에게는 각자의 삶의 애환, 그리고 ‘약함’이 있었다고. 특히 조혜련은 ‘남아선호사상’이 자리잡았던 시대에 7녀 1남, 8남매 가정에 태어나 출생부터 인정받지 못했다. 집안은 가난했고, 그녀는 혼자 ‘독기’를 품고 살았다. 그러나 이후 조혜련은 가족들에 대한 사랑과 감사를 깨닫게 됐다.

조혜련은 나이 45세에 기독교 신앙을 갖게 됐다. ‘엄마’와 ‘아들’의 주된 대화 장소인 방 한 켠에는 ‘십자가’가 자리하고 있다. 공연을 주도하고 있는 배우 조혜련은 자신이 출연하지 않을 때에도 무대 뒤에서 기도를 한다고. 배우 중에도 기독교인이 다수다. 연극에 직접적인 기독교적인 색체는 없지만, 이들이 이 연극을 시작하게 된 원동력을 생각해보게 된다. 조혜련, 정애연, 박슬기, 류필립, 김경란, 홍이주, 손진영 등 여차저차 모인 배우들은 각각의 사정과 약함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정하고 서로 고쳐 나가며 더욱 완성도 있고 진정성 있는 연극을 만들어냈다.

그간 연극 ‘사랑해 엄마’는 몰입도 넘치는 스토리와 빛을 발하는 배우들의 연기. 적절하게 삽입된 개그 코드와 눈물샘을 자극하는 가족애 등으로 호평 받아왔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 연극이 관객의 심금을 울리는 이유는 단순 ‘픽션’이 아니라 연출가와 배우들를 넘어 세상에 있는 여러 가족의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한편 지난 4월 대학로 공간아울에서 공연을 시작해 6월까지 장기 공연을 마치고, 곧 이어 7월부터 오는 9월 15일까지 대학로 유니플렉스 2관에서 앙코르 공연까지 이어가고 있는 연극 ‘사랑해 엄마’가 이 시대 굳어버린 마음을 녹이고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기를 기대한다.